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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社說] 우리 총회의 ‘비전 2027’ 다음은 무엇인가?

[사설 社說]  우리 총회의 ‘비전 2027’ 다음은 무엇인가?

우리 총회에 관심을 가지면 단어 하나가 자주 등장한다. ‘비전 2027’이다. 총회의 사역 보고에는 선교사 파송과 교회 개척, 교회 재활성화, 목회자 안식, 다음 세대 사역이 여전히 비전 2027을 중심축으로 삼아 각 부서와 협력해 추진되고 있음을 밝힌다. 그런데 정작 그 비전 2027이 내년이면 만료된다는 사실, 그리고 그 다음에 무엇이 와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각 부서의 사역 보고와 예산, 행사 일정은 많이 알려지고 있지만, 정작 총회 전체의 방향을 다시 세우는 문제는 의제로 올라오지 않는 것이다.

비전 2027은 2021년 6월 총회장으로 선출된 김경도 목사가 제안하며 시작됐다. 당시 그는 우리 총회에 5개년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비전 2026’이라는 이름으로 그 구상을 처음 내놓았다. 이 구상은 다음 해인 2022년 LA 정기총회에서 ‘비전 2027’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통과됐다. 선교사 70명 파송, 교회 개척 30곳, 교회 재활성화, 목회자 안식, 청소년 사역이라는 구체적 목표가 각 부서와의 논의를 거쳐 세워졌고, 이후 여러 해에 걸쳐 해당 부서들이 이를 붙들고 사역을 기획하고 진행해 왔다. 총회 역사에서 이만큼 분명한 숫자와 기한을 갖춘 중장기 계획이 세워졌던 예는 흔치 않다. 그런 점에서 비전 2027은 우리 총회가 스스로 방향을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려 했던 의미 있는 시도였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어떤 조직이든 중장기 계획 없이는 오래 건강하게 서 있을 수 없다. 눈앞의 행사와 예산, 당장의 부서별 사역만 좇다 보면 조직은 방향을 잃고 관성으로 움직이게 된다. 우리 총회 역시 마찬가지다. 비전 2027이 세워졌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면, 그 비전이 끝나가는 지금이야말로 다음 비전을 준비해야 할 때다. 그런데 지금 우리 총회 안에는 비전 2027을 이어받을 다음 계획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만료가 다가오는데 후속 논의가 없다면, 자칫 우리 총회는 5년, 10년 단위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방향을 다시 세우는 습관 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다. 마침 2027년 6월 북가주에서 열릴 제46차 정기총회가 “주의 영광 온 땅에”라는 주제를 정한 것처럼, 비전 2027의 마무리와 다음 비전의 시작을 겹쳐 놓을 절호의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여기서 짚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관리하는 일을 더 이상 총회장 개인의 의지와 임기에 맡겨 둘 수 없다는 점이다. 비전 2026에서 비전 2027로 이어진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면, 이 구상은 한 총회장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정기총회의 의결로 완성됐다. 그러나 총회장은 임기마다 바뀌고, 개인의 관심사와 우선순위도 다를 수밖에 없다. 중장기 계획이 총회장이 누구냐에 따라 세워졌다 흐지부지되기를 반복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총회 전체의 비전이라 부르기 어렵다. 이제는 이 중장기 계획을 상시적으로 관장하고 평가하며 다음 계획으로 이어가는 부서 혹은 기구가 필요하다. 총회장이 누구로 바뀌든 중장기 계획의 수립과 점검, 계승이 끊이지 않도록 붙드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다음 중장기 계획은 부서별 숫자 목표를 정하는 방식을 넘어서야 한다. 선교사 몇 명 파송, 교회 몇 곳 개척이라는 목표는 분명하고 점검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우리 총회 앞에 놓인 진짜 질문은 앞으로 5년, 10년 사이 이민교회를 둘러싼 환경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그 변화 속에서 우리 총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이다. 다음 세대의 신앙 형태, 이민교회의 세대교체, 미국 사회와 교단 안팎의 흐름을 미리 내다보고 그에 맞춰 총회의 자리를 다시 규정하는 작업이 숫자 목표보다 먼저 와야 한다. 각 부서가 시대의 흐름을 짚어내고 그 흐름 위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시 묻는 것, 그것이 다음 비전이 갖추어야 할 뼈대다.

비전 2027은 우리 총회가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중장기의 질문을 던졌던 시도였다. 그 시도가 헛되지 않으려면 지금, 만료를 앞에 둔 이 시점에 냉정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 무엇을 이루었고 무엇을 이루지 못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총회 차원에서 정리하는 작업이 먼저다. 그리고 그 평가를 딛고 다음 5년 혹은 10년을 준비하는 논의가 지금부터 시작돼야 한다. 비전 2027 다음에 무엇이 오는가라는 질문에 우리 총회가 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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