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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세대와 인종의 예배 드리는 꿈” 민두식 목사 통해 이뤄져

“다양한 세대와 인종의 예배 드리는 꿈” 민두식 목사 통해 이뤄져

펜사콜라한미제일침례교회, 1대 김경찬 목사 초청…창립 40주년 기념 감사부흥회 개최

지난 6월 21일 주일, 플로리다주 펜사콜라한미제일침례교회(1KABC, 민두식 목사)가 창립 40주년 감사부흥회로 드렸다. 1986년 6월 15일, 낯선 땅에 도착한 몇몇 이민 여성의 눈물 어린 기도에서 시작된 교회가 40년을 지나 다음 세대를 향해 걸음을 옮기는 자리였다. 이날 예배는 1부(오전 11시)와 2부(오후 2시)로 나눠 진행됐다. 강단에는 이 교회 1대 담임목사였던 김경찬 목사가 섰고, 1부에는 브라이언 널(Brian Null·플로리다침례교총회 서부지역 총괄) 목사가, 2부에는 테드 트레일러(Ted Traylor·올리브침례) 목사가 축사를 전했다. 예배를 마친 뒤에는 성도들이 정성껏 준비한 애찬을 나누며 식탁에 둘러앉아 교회의 지난 역사와 오늘의 사역을 나누는 자리도 이어졌다.

판잣집에서 시작된 기도

1부 예배에서 창립 멤버인 문인숙 권사가 5분 남짓한 시간 동안 교회의 역사를 간증했다. 그는 1984년, 어린 딸과 아들 둘을 데리고 큰 꿈을 안고 미국에 이민 왔지만 현실은 상상과 달랐다. 낯선 시골 땅에 뚝뚝 떨어져 사는 삶, 막막한 생활고 앞에서 그는 매일 밤 아이들을 재워 놓고 나가 울며 기도했다. 그렇게 하나님을 붙잡고 매달리던 중 사람을 만나고 길이 열려 펜사콜라까지 오게 됐다고 그는 전했다.

교회는 1986년, 올리브침례교회가 내어준 방에서 여러 사정으로 기도하던 사람 몇이 모여 뜨겁게 예배드리며 시작됐다. 담임목사가 없던 초창기 1년여 동안 여러 목회자가 다녀갔지만 정착하지 못했고, 성도들은 목회자를 보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 기도의 응답으로 뉴올리언스침례신학교에 재학 중이던 33살 신학생 김경찬 전도사가 이 교회를 섬기게 됐다. 그는 매주 190마일(약 5~6시간)을 운전해 왕복하며 2년 10개월 동안 거의 무보수로 강단을 지켰다. 이후 왕남안(2대·3년), 서정용(3대·7년), 김현태(4대·22년) 목사를 거쳐 지난 2022년 11월 민두식 목사가 5대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문 권사는 “교회가 갈라졌을 때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 많이 울었다”고 지난 40년의 아픔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모저모로 교회를 지켜주시고 부흥시켜주셔서 오늘날까지 우뚝 설 수 있게 인도해 주셨다”며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했다.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이루신다”

1부와 2부 강단에는 이 교회 1대 목사였던 김경찬 목사가 섰다. 37년 만에 다시 이 강단에 선 그는 빌립보서 1장 6~11절 “착한 일을 시작하신 분”과 2장 13, 14, 18절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를 본문으로 삼아 같은 메시지를 두 번 전했다.

김 목사는 1985년 목회를 시작한 이후 미국 7개 주를 옮겨 다니며 이민 목회를 감당했고, 65세에 은퇴했다가 다시 선교지로 부름을 받아 지난 3년간 난민 선교를 했다. 아랍어 사전조차 없는 현지에서 AI의 도움으로 아랍어·한국어·영어 등 4개국어 대조 기독교 역사 자료를 직접 만들어 나눴다는 일화를 전하며 “70이 된 목회자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시대”라고 웃었다. 지난 2월 말 임기를 마칠 즈음 전쟁이 발발해 호텔을 세 번 옮기고 육로로 국경을 넘어 터키로 대피했던 경험도 담담히 나눴다. 그는 다음 주부터 새롭게 OO 지역 선교를 총괄하는 새로운 사역을 시작한다.

민두식 목사는 원래 준비된 순서에는 없었지만, 다음 주에 다시 사역지로 떠나는 김경찬 목사 부부를 위해 다같이 파송의 노래를 부르며 기도하고 축복하는 시간을 마련해 큰 감동을 주었다.

김 목사가 전한 말씀의 핵심은 “이 모든 일의 시작은 하나님”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는 그냥 순종하고 쓰임 받았을 뿐, 처음부터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며, 과거에 머물지 말고 앞으로의 40년을 향해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또한 “시대가 바뀌었으니 목회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며 AI 등 새로운 도구를 활용한 사역의 변화, 다음 세대에 맞는 미니스트리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또한 갈등과 오해가 있을 때는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는 태도, 원망과 시비 대신 서로를 향한 긍휼의 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 번째 이야기, 최근 3년 반의 부흥

2부 간증은 재직회 대표이자 재정부장인 이순애 권사가 맡았다. 그는 신비주의자가 아니지만, 민두식 목사가 부임하기 3~4개월 전, 예배당에서 다양한 세대와 인종의 성도들이 함께 손뼉 치며 찬양하는 꿈을 꿨다고 전했다. 2022년 4월 첫 방문, 그해 11월 목회 시작 이후 실제로 그 꿈이 이뤄지는 것을 봤다는 것이다. 그 사이 주일예배는 1부와 2부로 나뉘었고, 오랫동안 기도해 온 두 전도사가 세워졌으며, 오랫동안 멈춰 있던 어린이 주일학교가 다시 시작됐다. 이 권사는 “우리가 말씀에 순종할 때 하나님은 계속 일하신다”고 은혜를 나눴다.

총회와 모교회가 전한 축하

국내외 다양한 사역지의 선배 동역자들의 영상 축하 메시지와 함께 1부 축사는 브라이언 널 목사가 맡아, 스티븐 러미지 플로리다침례교총회 총재의 메시지를 대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40이라는 숫자는 성경에서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빚어가시는 시간을 뜻한다”며 광야의 이스라엘, 모세의 준비 기간, 예수님의 40일 시험을 언급한 뒤 “이 교회가 첫날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것은 복음을 위한 40년의 동역”이라고 축하했다. 2부에는 이 교회의 모교회인 올리브침례교회 담임 테드 트레일러 목사가 다른 일정을 앞두고 특별히 방문해 축사했다. 그는 옛 예배당이 철거될 때도 성도들이 함께 나눴던 친교의 냄새가 떠올랐다며 “이 교회가 여전히 생명력 있게 복음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축복했다. 두 축사 모두 오동관 전도사가 통역을 맡았다.

“보내는 선교”의 첫걸음

이날 1부 예배 후에는 카렌족 단기선교 펀드레이징이 교육관 식당에서 열렸다.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단기선교는 미얀마 전쟁 난민인 카렌족 어린이들과 함께 예배하고 성경학교(VBS)를 여는, 교회 창립 이래 첫 해외 단기선교다. 성도들은 커피와 쿠키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보내는 선교”에 동참했다. 단기선교로 인해 그 주 새벽기도회는 가정예배로, 목요성령집회는 한 주간 쉬기로 했다.

민두식 목사는 부교역자 시절부터 담임 목회에 대한 열망이 컸고, 목회지에서 펼칠 3년 로드맵을 준비했다. 기도 중에 주셨던 로드맵이 이곳 1KABC에서 시작됐고 이제 3년의 로드맵을 마친 후에는 선교가 시작돼 이번 카렌족 단기선교가 그 출발인 것이다.

1KBC 이야기, 하나님의 이야기

예배를 마친 뒤, 민두식 목사와 김경찬 목사는 성도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교회의 오늘과 내일에 관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민 목사는 부임 초기 “여기저기 흩어진 옛 성도들을 다시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전했다. 장로교, 감리교로 옮긴 이들 다수가 원래 이 교회 출신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 그 교회들도 하나님이 세우신 곳이라 여기며, 다른 교회 출석자가 아닌 교회를 다니지 않다가 다시 돌아온 이들, 유학생, 젊은 세대들과 함께 지금의 공동체를 세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KABC는 학생들뿐이고 장년이 없다”는 지역 안의 소문을 바로잡고 싶다며, 2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까지의 장년층이 두텁고, 이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교육부(어린이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교회라고 전했다.

가장 힘줘 말한 대목은 제자훈련이었다. 그는 부임 이후 3년 내내 “말씀만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확신으로 성인과 청년 구분 없이 제자훈련을 진행해 왔고, 지난 3년간 100명이 넘는 청년을 훈련해 세상으로 파송했다고 전했다. 지난 학기에만 15명, 이번 학기에도 9명이 훈련을 마치고 떠났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플로리다 전국 총회에서 찬양을 인도한 팀도 이 교회 청년들이었다. 당시에 대형교회도 아닌데 한 교회의 찬양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훈련이 잘 된 팀이었다는 호응이 있었다. 찬양팀 이름 ’카리스워십’도 민 목사가 직접 지었다. 사도행전 2장 47절, “하나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이 청년들 상당수는 근처 펜사콜라크리스천칼리지(PCC) 유학생들이다. 독립침례 성향의 근본주의 학교로, 주일 성경공부·오전예배·저녁예배 참석이 의무이며 벌점이 쌓이면 퇴학까지 이어지는 규정이 있다. 일부 학생이 1KABC 수요예배에 왔다가 캠퍼스 채플에 불참한 사실을 숨겨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민 목사는 마음이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널 목사와 트레일러 목사에게 자문을 구한 뒤 학교 측에 예배 시간 조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학교는 일정을 바꿔주지 않았지만 정중한 답신을 보내왔고, 학생들은 지금도 캠퍼스 채플과 이 교회 예배를 병행하며 훈련받는 큰 헌신의 삶을 살고 있다.

장년 성도를 향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지난 3년간 얻은 결론이 “어른들은 테이블 위에서 보다는 현장으로 모시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내년에는 어른 성도들을 튀르키예 선교지로 모시고 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주 카렌족 어린이 단기선교는 그 첫걸음이자 교회의 첫 국내외 파송 선교다.

재정 이야기에서는 뜻밖의 간증이 이어졌다. 민 목사가 부임 당시 교회의 일반회계 잔고는 5,200달러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교회는 두 전도사를 지원하고 신학생 섬김 사역도 계속했다. 그런데 한번은 화장실 배관 설계 결함으로 오수가 역류해 공사비 견적이 4만 몇천 달러까지 나왔지만, 통장에는 그럴 여윳돈이 없었다. 재정이 걱정되던 그 주, 발신인을 알 수 없는 우편물 하나가 도착했다. 봉투 안에는 누가복음 16장 11절 말씀과 함께 1만 달러 수표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태풍 피해로 물이 새던 지붕과 마약 한 사람 사람이 부순 기둥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해결됐다. 한때 해군에서 시설공사를 담당했다는 더글라스라는 백인 형제가 우연히 예배에 참석했다가 견적의 십분의 일도 안 되는 비용으로 손수 고쳐 주고 떠났다는 것이다. 민 목사는 “이 모든 일은 다 기적”이라며 “우리의 사역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면 하나님이 다 이뤄가신다는 것을 확실히 믿는다”고 말했다.

김경찬 목사는 자신의 목회 철학도 함께 나눴다. 그는 한 지역, 한 공동체를 섬기고 나면 미련 없이 떠나고 이후에는 연락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왔다고 했다. “하나님이 어느 때 어느 사람들을 만나게 하신 다음에는, 사명이 끝나면 떠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학교 시절 밤을 새워 강의 내용을 통째로 암기해 시험을 치렀던 일, 1,500달러를 주고 산 매킨토시로 교회 최초의 주보를 만들었던 일 등 초창기 사역의 뒷이야기도 이어졌다.

다음 40년을 향해

민두식 목사는 이번 40주년을 “과거의 향수에 머무는 자리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향한 비전을 다시 받는 시간”으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40년 전 몇 명의 눈물 어린 기도로 시작된 이 교회는 다섯 명의 목회자를 거치며 갈등과 이별, 회복의 시간을 지나왔다. 그리고 지금은 두 번의 주일예배와 활발한 제자훈련, 재개된 어린이 주일학교, 그리고 창립 이래 첫 해외 단기선교까지 품은 공동체로 서 있다. 예배를 마친 자리에서 김경찬 목사는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한다”는 본문 말씀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펜사콜라한미제일침례교회의 다음 40년을 축복했다.

이순애 권사가 꾼 ‘다양한 세대와 인종의 성도들이 함께 손뼉 치며 찬양하는 꿈’은 오늘날 민 목사를 통해 지역사회 안에서 눈에 띄는 다민족 공동체로 자라났고, 40년간 펜사콜라한미제일침례교회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꿈은 지금도 이 교회를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

/펜사콜라(FL)=취재팀 bpnews@bpnew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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