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Select Page

Advertisement

[목회단상 牧會斷想] 소중했던 마지막 한 시간

[목회단상 牧會斷想] 소중했던 마지막 한 시간
지준호 목사(헌츠빌 은퇴, 자유기고가)

소중했던 마지막 한 시간

녀석들 다섯이 일주일의 여행을 마치고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마쳤다.

“아직 1시간이나 남았네.”

촉새가 아쉬워하다 눈동자에 반짝 빛을 내며 말했다.

어느새 로비 빈 의자를 찾아 녀석들이 둘러앉았다. 타향에 홀로 남을 셰퍼드에게로 애처로운 눈길들이 모였다. 꺽다리가 숨을 몰아쉬고는 울렁거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고향에 돌아가면 교회 나갈게.”

“꺽다리 너, 립서비스는 상처의 씨앗이란 것 알고 말하는 거지?”

동그래진 눈으로 푸들이 입을 열었다.

“타향에 홀로 남을 친구의 로망인데 선물을 주고 가야지. 그런데 험난한 산을 넘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

“그냥 나가면 되지 마음이 왜 또 무거워! 약속 뒤집을 핑곗거리를 준비하는 건 아니지?”

“신앙인이라는 놈이 진실을 얘기하려는데 싹부터 잘라 버리려 그러네!”

“그래, 얘기나 한번 들어 보자. 험난한 산이 도대체 뭐야?”

“도그 휘슬에 따르는 교회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야.”

“도그 휘슬에 따르다니….. “

푸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쏘아붙였다. 

“생각 없이 휘슬에 따라 날뛰는 도그, 그것을 모른단 말이야? 말대가리를 보니 소문 하나가 또 떠오른다. 평신도 리더십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학력 좋고 돈 많고 명성 있는 성도가 들어오면  쫓아내려 과거까지 들추어내기도 한다는데….” 

“핑곗거리 찾지 말고 큰 교회엘 나가.”

수석 장로인 말대가리가 눈을 힐긋거리며 위엄 있게 말했다. 

“나보고 카멜레온처럼 신앙생활을 하라고? 적당히 사람들 틈에 숨어 몸 색깔을 바꾸며?”

꺽다리가 눈을 흘기며 받아쳤다. 

사랑 있는 교회를 찾게 해야지. 장로까지 돼 가지고 한다는 소리라고는….” 

촉새가 말대가리를 향해 눈을 흘기며 끼어들었다.  

“처음 교회에 들어서면 잘잘잘 기름 흐르듯 사랑으로 반기다, 별 볼 일 없는 존재인 줄 알면 싸늘하게 변하고, 큰 사랑과 넓은 은혜 뒤에 숨어 도둑질하고 사기 치는 놈들이 교회 안에 있다는 것도 세상이 다 아는 이야기인데….” 꺽다리가 촉새의 말에 덧붙였다.  

셰퍼드가 목마른 눈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녀석들을 향해 안타까운 눈빛으로 물었다.

“왜 그런 교회가 되는지 알아?”

공항의 안내 방송이 요란하게 흘러나왔다. 녀석들은 입을 다물고 공항 천장을 바라보며 이유를 상상하고 있었다.  방송이 끝나자 꺽다리가 답했다.

“사실, 교회 다니며 거룩하고 지헤롭고 아름다운 사랑을 품고 예수의 능력 있는 은혜 안에서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런데 진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휘슬 부는 대로 따라 움직이니 그 기대가 별 볼 일 없어지게 되는 거 아니야? 그러니 자연스레 제2의 목적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고.”

“제2의 목적이라니?”

“몰라서 물어?  거룩한 신분상승과 그에 따라오는 교회 안에서 소소하게 맛보는 권력의 쾌감, 소셜 뭐 그런 걸 일일이 열거해야 되겠어?” 

녀석들이 지렁이 보는 눈초리로 꺽다리를 바라보고는 셰퍼드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  예수를 알아가는 일이야. 알면 알 수록 그를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이고, 그 사랑이 커질수록 자신의 생명은 아깝지 않게 여기게 되는 것이지. 그러니 자연스레 담대해지는 것이고.”

녀석들이 고개를 끄떡이며 눈알에 비치는 생기를 보며 셰퍼드가 말을 이었다. 

“그 사랑 안에 있는 사람들은 세대가 달라도,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라도 자연스레 하나가 되지. 예수와 인격적인 관계가 깊어지기 때문인 것이야. 다양한 뇌 세포의 수가 확장되는 것처럼 시야가 넓어지고 지혜로워저 유능한 존재가 되는 것이지.  그 모든 일이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면서 되는 것이야.”

“그런데 왜? 기도하고 말씀을 읽고 암송하고 묵상하고 필사까지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내 영혼을 맡기고 싶은 교회를 찾는 것이 이리도 힘드냐 말이야.” 촉새가 따졌다. 

“아직도 감을 못 잡았어!”

“질문하고 답을 얻으며 진리에 눈뜨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보며 성찰하고 진실을 고백하라는 얘기야?” 촉새가 물었다.  

“그러면 먼저 두 부부 사이에서 열매가 맺히지.”

“어떤 열매?”

“깨 볶는 냄새.  아니, 빵 굽는 고소한 향과 잘 익은 은은한 포도주 향이 어울려 스르르 눈감아지게 하는 분위기…..” 

촉새가 무릎을 탁 치고 말했다. 

“그래서 은총입은 이들의 얼굴이 밝아지고, 가슴이 넓어지고 지혜로워지는 것이야?” 

“그것만이 아니고 자존감이 태산보다 더 무거워지기도 하지. 어디 그뿐이겠어! 세상을 보는 눈에 총기가 흐르고  듣는 귀는 당나귀 귀처럼  커지게 되지.”

“그러며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어려운 일들은 아름다운 서사를 만들고, 창의력과 은사를 마음껏 발휘하며 독수리가 하늘을 나는 것처럼 은총 가운데 살게 되는 것이로구나.” 촉새와 셰퍼드가 티키타카하는 것을 침을 꿀꺽 삼키며 바라보다 꺽다리가 말했다.   

“그런데 일자리까지 강탈당할 것 같아 불안해하고, 영혼과 사업의 문제까지 AI에게 상담하며 인도를 받다 생명과 재산까지 날려버리는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이 되었어. 둘러보면 십자가 없는 곳이 없는데….” 촉새가 동그래진 눈으로 말했다. 

“진실을 나눌 수 있는 작은 교회를 찾아야겠어.” 고개를 끄떡이며 꺽다리가 말했다.

“반드시 작은 교회만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야. 소그룹에서도 나눌 수 있으니….. 그래도 교회 전체 분위기가 그래야 맑고 투명한 진리로 인도되겠지? 그러면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의 시를 외우는데 그치지 않고 삶으로 고백하는 신앙인이 될 거야.” 셰퍼드가 두 손을 모으고 꺽다리에게 말했다. 

“진실한 것이 죽기보다 힘겨운 일인데…” 꺽다리가 걱정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다.

“십자가에서 죽는 일이지. 하지만 겨자씨만 한 신앙이 있으면 저절로 되는 일이야.  그 씨앗 속에 있는 생명력 때문인 거지. 손해 나고 부끄러워도 진실해지고 또 진실하다 보면 주님이 너를 도와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고 먹음직한 열매를 맺게 할 거야.  어려움과 고통은 아름다운 서사를 만들고…..” 셰퍼드가 꺽다리를 안고 말했다. 

“그래서 성경에 질문거리를 그리도 많이 둔 것이구나. 예수를 더 많이 깊이 알게 하려고….” 

촉새가 동그래진 눈으로 말했다.

녀석들이 고소한 빵 향기와 잘 익은 포도주 향기에 취한 듯 눈동자들에 반짝반짝 생기가 돌았다.

“마지막 한 시간이 1주일 여행의 가장 귀한 시간이 되었네.” 꺽다리가 환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제 여행동안 부르던 별명을 모두 떼어버리자. 그리고 사회가 준 계급장을 다시 달고 세상으로 나가는 거야.  진실을 고백하며 예수를 아는데 힘쓰고 그분의 사랑과 지혜 안에서 남은 인생을 AI의 시대를 아름다운 노을로 만들 꿈을 품고서…..” 촉새가 말했다. 

다섯 녀석은 바이를 외치고 손을 흔들며 출국장으로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셰퍼드는 홀로 남아 눈물을 글썽이며 바라보다 돌아서 공항 파킹랏으로 터벅터벅 걸었다. 예수가 심장에 가득한 녀석들이 되어 다시 만날 날을 상상하면서.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미주침례신문 앱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