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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형석 목사의 예배 리모델링] 정서적 연결: 가슴으로 느끼는 복음

[채형석 목사의 예배 리모델링] 정서적 연결: 가슴으로 느끼는 복음
채형석 목사 (러벅비전교회, TX)

예배 리모델링 2-6

정서적 연결: 가슴으로 느끼는 복음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이제 풍성한 가을을 기대하며 목회와 사역에 힘쓰시는 동역자님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새 학기를 맞이한 우리 아이들은 저마다 옷깃을 여미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멋진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각자의 자리와 환경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번 주에도 하나님의 깊은 임재를 사모하며 기도로 예배를 준비하고 계실 줄 믿습니다. 우리의 예배와 찬양은 언제나 새로워져야 하고, 날마다 더 깊어진 성숙한 고백으로 나아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이번 호의 주제는 “정서적 연결: 가슴으로 느끼는 복음”으로 정해 보았습니다. 그럼, 마음을 열고 이 질문부터 함께 시작해 보길 원합니다.

성도들의 머리는 진리에 동의하고 있지만, 그들의 가슴은 차갑게 식어 있지는 않습니까?

목회자로서 우리가 가장 경계하는 단어 중 하나가 ‘감정주의(Emotionalism)’일 것입니다. 예배가 선정적인 음악이나 인위적인 분위기에 휩싸여 일시적인 흥분에 머무는 것을 경계하는 마음은 정당합니다. 그러나 감정주의를 피하려다 예배에서 모든 ‘정서’를 거세해버린다면, 그것은 더 큰 영적 비극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지정의를 가진 전인격적 존재로 창조하셨고, 인간의 감정은 하나님의 영광에 반응하도록 설계된 거룩한 안테나이기 때문입니다. 밥 로글린은 예배가 진정한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진리가 성도의 마음(Heart)에 닿아 정서적 울림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 감정주의인가, 정서적 반응인가?

우리는 먼저 ‘감정주의’와 ‘정서적 예배’를 구별해야 합니다. 감정주의는 감정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습니다. 화려한 조명, 눈물을 유도하는 배경음악, 선동적인 멘트로 인간의 감각을 자극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아닌 ‘나의 만족’이 중심이 되는 인본주의적 행위입니다.

반면, 건강한 ‘정서적 예배’는 하나님의 속성과 복음의 진리에 대한 마땅한 ‘반응’입니다. 십자가의 고통과 희생을 묵상할 때 가슴 저미는 애통함이 밀려오고, 부활의 승리를 노래할 때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터져 나오는 것은 지극히 성경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복음은 정보가 아니라 사건입니다. 사건을 겪은 자는 반드시 정서적 변화를 겪게 마련입니다. 예배 설계자로서 목회자는 감정을 ‘조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성령께서 성도의 마음을 터치하실 수 있도록 ‘통로’를 여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2. 시편: 모든 감정의 수용소

우리가 예배에서 회복해야 할 정서적 모델은 시편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시편은 단순히 ‘할렐루야’만 외치는 책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환희와 감사뿐만 아니라 분노, 의심, 절망, 고독,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원망 섞인 탄식까지 들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예배가 지나치게 ‘밝고 긍정적인’ 정서만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삶의 현장에서 깨지고 부서진 마음으로 예배당을 찾은 성도들에게 무조건 “기뻐하라”고만 외치는 것은 영적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예배는 성도들이 자신의 정직한 감정을 하나님 앞에 쏟아놓을 수 있는 ‘정서적 안전지대(Safe Space)’가 되어야 합니다. 애통하는 자가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애가(Lament)’의 자리를 마련해주고, 그 슬픔이 하나님의 위로 속에서 소망으로 승화되도록 돕는 것이 정서적 예배 설계의 핵심입니다.

3. 정서적 몰입을 돕는 ‘예배의 온도’

정서적 연결은 예배의 미세한 디테일에서 결정됩니다. 찬양의 가사 하나가 성도의 삶의 맥락과 연결될 때, 설교자의 진정성 어린 목소리 톤이 회중의 귀에 닿을 때, 그리고 공동체 전체가 공유하는 침묵의 무게가 느껴질 때 정서적 몰입이 일어납니다.

특히 밥 로글린은 ‘취약함(Vulnerability)의 리더십’을 강조합니다. 인도자가 먼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연약함을 정직하게 드러내고 진실하게 예배할 때, 회중은 비로소 마음의 빗장을 풉니다. 또한, 조명의 밝기, 악기 구성의 강약, 예배당의 온도와 향기까지도 성도들이 하나님의 임재에 집중하게 하거나 혹은 방해하게 만드는 정서적 요소가 됩니다. 모든 감각적 장치들이 그날의 주제와 정서적으로 일치(Alignment)를 이룰 때, 성도들은 비로소 마음 깊은 곳에서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응답하게 됩니다.

4. 진리와 정서의 거룩한 결혼

결국, 예배의 성공은 ‘머리’와 ‘가슴’이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서 없는 진리는 냉랭한 교조주의로 흐르고, 진리 없는 정서는 허무한 열광으로 끝납니다. 찰스 스펄전은 “설교는 불붙은 논리(Logic on fire)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예배도 마찬가지입니다. 견고한 성경적 진리(Logic) 위에 성령의 뜨거운 감동(Fire)이 더해져야 합니다.

성도들이 예배를 마치고 나갈 때, 그들의 머릿속에 세 가지 대지가 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가슴에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뜨거운 확신’ 혹은 ‘사명에 대한 거룩한 부담감’이 남는 것입니다. 이 정서적 낙인은 성도가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세상 속의 치열한 삶을 견뎌내게 하는 실제적인 동력이 됩니다.

결론: 가슴으로 믿어 의에 이르게 하십시오

존경하는 동역자 여러분,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롬 10:10)고 하셨습니다. 믿음의 출발지는 ‘마음’입니다. 예배는 그 마음의 밭에 하나님의 진리가 뿌리 내리게 하는 거룩한 경작의 시간입니다.

이번 주 예배를 준비하며, 차갑게 식은 성도들의 가슴에 어떻게 하면 복음의 온기를 전할 수 있을지 묵상해 보십시오. 우리의 예배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실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 파도처럼 밀려와 영혼을 적시는 바닷가가 되게 하십시오. 성도들이 예배당 문을 나설 때, “오늘 내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라고 고백했던 엠마오의 두 제자처럼, 가슴 벅찬 감동으로 세상을 향해 달려가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묵상과 토론을 위한 질문 (Reflection & Discussion)

  1. 정서적 균형 점검: 우리 교회 예배는 ‘기쁨과 축제’의 정서와 ‘애통과 회개’의 정서 사이에서 건강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까? 소외된 정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2. 진정성의 힘: 인도자로서 제가 강단에서 보이는 모습이 성도들에게 ‘종교적 연기’로 보일까요, 아니면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갈망’으로 느껴질까요? 나의 정직한 감정을 예배 중에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3. 슬퍼할 권리: 고난 가운데 있는 성도들이 예배 중에 자신의 아픔을 숨기지 않고 하나님께 토로할 수 있는 ‘애통의 순서(Lament)’를 우리 예배에 어떻게 도입할 수 있을까요?
  4. 정서적 일치: 이번 주 설교의 핵심 주제가 주는 정서(예: 엄위함, 따뜻함, 긴박함 등)와 찬양의 선곡, 조명, 영상 등의 분위기가 얼마나 일치하고 있습니까? 불협화음을 내는 요소는 없는지 점검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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