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획] 기독교 IT 업계를 이끌 침례교 목사들 (1부)
목회 현장의 결핍에서 태어난 두 개의 솔루션
김대성 목사의 ‘요셉의 창고’ · 곽정민 목사의 ‘트루라이트’


프롤로그 | 왜 지금, 이 두 사람인가
교회가 기술을 말할 때 흔히 두 목소리가 부딪친다. “목회자는 기도와 말씀에 전념해야 한다”는 우려와 “시대가 바뀌었는데 교회만 그대로 있다”는 조급함이다. 그런데 이 논쟁의 한복판을 조용히 가로질러, 이미 무언가를 만들어 교회 앞에 내놓은 목회자들이 있다.
본지는 미주 한인교회 현장에서 기술로 교회를 섬기는 두 침례교 목회자를 각각 만났다. 노스캐롤라이나 그린스보로에서 위드지저스교회를 개척해 섬기며 교회 재정 프로그램 ‘요셉의 창고’를 개발한 김대성 목사, 그리고 애틀랜타에서 웹 개발업체 ‘다솜웹’을 이끌며 교회 전용 홈페이지·행정 통합 플랫폼 ‘트루라이트’를 출시한 곽정민 목사다.
두 사람의 배경은 사뭇 다르다. 한 사람은 컴퓨터 전공자가 아닌 목회자이고, 다른 한 사람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26년 차 개발자다. 한 사람은 성도 몇 가정의 개척교회를 섬기고, 다른 한 사람은 직원을 둔 회사의 대표다. 한 사람은 자신의 솔루션을 무료로 풀었고, 다른 한 사람은 사업으로 운영한다.
그럼에도 두 인터뷰를 나란히 놓으니 닮은 지점이 드러났다. 둘 다 자기가 겪은 목회 현장의 결핍에서 출발했다는 것, 둘 다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를 첫 수혜자로 지목했다는 것, 그리고 둘 다 “이건 사업이 아니라 사역”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애초 두 인터뷰는 따로 게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취재를 마치고 보니 이 둘은 각각의 이야기이면서 하나의 흐름이었다. ‘기독교 IT 업계를 이끌 기대주들’이라는 테마로 나란히 싣는 이유다. 아래 1부와 2부는 서로 독립된 인터뷰이며, 각각 따로 읽어도 무방하다.
[1부] 김대성 목사 – 위드지저스교회(NC) · ‘요셉의 창고’
“그 집사님은 교회를 떠났고, 교회는 문을 닫았다”

‘요셉의 창고’를 왜 만들었느냐고 묻자 김대성 목사는 개발 이야기가 아니라 중학생 시절 이야기부터 꺼냈다.
친구의 전도로 처음 나간 교회에 재정을 맡은 집사가 있었다. 몸에 장애가 있어 택시를 몰았고 형편이 넉넉지 않았지만, 믿음이 깊고 교회를 성실히 섬겨 담임목사가 재정을 맡긴 분이었다.
목사 사례비도 넉넉히 드리지 못하는 교회 형편이 안타까웠던 그 집사는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혼자 교회 예산을 다단계에 투자했다. 결과는 원금 전액 손실과 부채였다.
“어느 날 갑자기 교회에 갔는데 집사님이 나와서 사과를 하시는 거예요. 빚은 그대로 남았죠. 본인이 수습하고 싶어도 가난하니 여력이 없고, 죄송하니 교회에 계속 다닐 염치도 없었던 겁니다.”
교회는 그 사건을 넘기지 못했다. 재정이 무너지고 성도들이 충격에 빠졌으며, 결국 문을 닫았다.
김 목사는 이후 한 한인교회에서 비슷한 구조를 다시 목격했다. 주먹구구식으로 교회 예산이 사용될 뿐만 아니라 재정을 한 사람이 쥐고 있어 어떻게 교회 예산이 사용되지는 알 수 없었고, 재정 감사 요청도 거부됐다. 그 문제를 짚었다는 이유로 그는 사임해야 됐다.
“이런 교회가 한두 군데가 아니었어요. 교회 재정이 어떻게 사용되고 운영되는지 투명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꽤 오랫동안 그 고민을 해왔습니다.”
고민이 실행으로 바뀐 계기는 기존 프로그램의 한계였다. 사용해본 여러 프로그램 중에 한 프로그램은 운영자가 더이상 관리를 안해 에러가 반복됐고, 한국 대형교회 기반으로 만들어진 다른 프로그램들은 작은 교회에 불필요한 기능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서버가 한국에 있다보니 많이 느렸고, 결정적으로 한인교회에서 사용해야 하는 미국 기준 세금보고 서식들이 지원되지 않았다.
“누군가는 해결해야 되는데, 나라도 한번 해보자 싶었죠.” ‘요셉의 창고’라는 프로그램이 세상에 나오게 된 계기였다.

“한 번 확정된 헌금은 아무도 못 고친다”
– 작은 교회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됩니까.
“가장 초점을 둔 건 헌금 입력을 최대한 빨리 끝낼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중간 과정을 다 제거했어요. 그리고 보통은 인쇄하면 엑셀로 내려받아 셀 간격 조정하고 한 화면에 나오게 2차 작업을 해야 하거든요. 요셉의 창고는 인쇄 한 번 누르면 그대로 깔끔하게 나옵니다. 컴퓨터를 잘 모르시는 분이어도 쉽게 하시도록 하는 데 집중했어요.”
그러나 그가 가장 힘주어 말한 대목은 속도가 아니라 ‘수정 불가’ 원칙이었다.
“한 번 확정 입력하면 다른 사람은 수정을 못 합니다. 최고 관리자만 할 수 있는데, 수정하더라도 반드시 사유를 남겨야 하고 그게 로그[편집자주- 로그(log): 누가, 언제, 무엇을 고쳤는지 컴퓨터가 자동으로 남기는 기록]에 기록됩니다. 다른 프로그램들은 입력한 걸 고쳐도 아무도 몰라요. 로그 기능이 있어도 담당자조차 어디서 봐야 하는지 모를 만큼 복잡하고요. 작은 교회에서는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합니다.”
– 재정 담당자가 계정을 혼자 쥐고 공개하지 않으면 같은 일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래서 관리자 권한 등급을 다 나눴습니다. 담임목사님이 최고 관리자로 계정을 여시고, 재정 담당자에게 동일한 권한을 드리거나 재정 영역만 항목별로 설정해 드릴 수 있어요. 두 사람이 최고 관리자로 있으면 서로 견제하고 감시하는 구조가 됩니다. 재정부가 입력한 걸 목회자가 함부로 바꿀 수도 없고, 바꾸면 기록이 다 남으니까요.”
미국 목회 현장에 특화된 기능도 들어갔다. 한인 교회들이 비싼 전용 프로그램 대신 수기로 쓰다 사고가 나곤 하는 수표를 교회 양식에 맞춰 인쇄할 수 있게 했고, 연말마다 일일이 처리하던 기부금 영수증은 IRS 서식에 맞춰 클릭 한 번으로 전 교인분을 발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목사들의 요청을 받아 교인 관리 영역과 출석관리 기능도 추가했다.
최근 성과는 미국 대형은행 계좌 연동이다. 신원부터 사이트의 목적, 운영 방식, 보안점검까지 하나하나 검사받아야 하는 까다로운 과정이었다.
“연결됐다는 것 자체가 금융회사 수준의 보안 요건을 통과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만에 하나를 대비해 교회에서는 입출금 내역과 잔액만 확인할 수 있게 제한해 놨어요.”
데이터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교회마다 독립된 데이터베이스 권한을 갖는다. 특히 데이터베이스 자체는 별도의 전문 업체 서버에서 암호화돼 관리된다.
“설령 극단적인 상황에서 요셉의 창고가 뚫린다 해도, 데이터베이스는 독립된 서버로 운영되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침범할 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외에도 테블릿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도 같이 사용할 수 있고 다른 회계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어도 손쉽게 데이터 연동을 지원하기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 없이 쓰는 로컬 설치형도 개발은 끝났지만, 매년 수백 달러에 달하는 개발자 등록비 부담으로 보류 중이다. 현재 요셉의 창고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위드지저스교회가 미국 한인교회를 섬기는 사역으로 시작해 모든 개발비용과 서버, 운영비용을 감당하고 있다.
“총회, 지방회, 교회협의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회관리플랫폼 런칭”
김 목사는 “요셉의 창고는 개교회를 위한 교인/재정관리 프로그램인데 많은 분들의 요청이 있어서 총회나 지방회, 각종 교회협의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회관리플랫폼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교회관리플랫폼(https://churchassociations.org/)은 요셉의 창고 시스템을 기반으로해서 제작되었고 조직과기관에서 교회 관리와 예산 관리를 같이 할 수 있게 개발되었다.
기관에 소속된 교회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들어가고, 회비 관리를 비롯해 다양한 재정보고서 양식을 지원한다. 수표발행과 인쇄, 모임 출석 관리 뿐만 아니라 단체 이메일, 각종 게시판을 지원한다.
교회관리플랫폼 역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목회자를 위한 AI 설교 워크스페이스, 설교관리매니저 큰 사랑 받아”
김 목사는 미국 한인교회를 위한 교인/재정관리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목회하고 있는 한인 목회자를 위한 설교관리매니저(https://sermonmanage.com/)를 출시하였다.
매주 강단에 서는 목회자에게 설교 준비는 단순히 한 편의 원고를 작성하는 일이 아니다. 성경 본문을 연구하고 주석과 참고 자료를 검토하며, 회중의 상황에 맞는 메시지와 적용을 고민해야 한다.
완성된 설교를 주보 요약, 소그룹 나눔 자료, 가정예배, 영상 자막 등으로 다시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목회자가 이러한 자료를 여러 문서와 폴더, 메모 프로그램에 나누어 보관하면서 정작 과거의 설교를 다시 찾거나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교관리매니저’는 이처럼 흩어져 있던 설교 사역의 전 과정을 하나의 공간에 모은 목회자 전용 AI 설교 워크스 페이스다. 단순히 AI로 설교문을 생성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본문 연구와 원고 작성, 설교 보관과 검색, 사역자료 제작, 강단 활용까지 연결하도록 설계된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이다.
설교가 쌓일수록 목회자의 자산이 되도록
목회자가 오랜 시간 작성한 설교에는 말씀 묵상과 목회 경험, 교회의 역사와 회중을 향한 고민이 담겨 있다. 그러나 원고가 날짜별 폴더나 여러 컴퓨터에 흩어져 있으면 필요한 순간에 다시 찾기 어렵다.
설교관리매니저에서는 설교 시리즈, 본문 연구, 원고와 사역 자료를 바인더 구조로 정리할 수 있다. 제목이나 성경 본문뿐 아니라 키워드와 원고 내용으로도 지난 설교를 검색할 수 있으며, 의미가 유사한 설교들을 연결하여 살펴보는 기능도 제공한다.
“과거에 용서에 관해 어떻게 설교했는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 기존 설교들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성경 66권 가운데 어느 본문을 많이 설교했고 아직 다루지 않은 본문은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어, 다음 강해설교나 연간 설교 시리즈를 계획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설교 원고가 단순히 보관되는 문서가 아니라 다음사역을 위한 살아 있는 목회 자산이 되는 것이다.
AI는 설교자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와 사고를 돕는 도구
설교관리매니저는 한 본문을 강해설교, 원어 해석, 복음주의, 전도설교, 내러티브, 목회적 돌봄, 주제설교, 조직신학, 개혁신학, 웨슬리안, 성령론적 관점 등 15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먼저 본문의 역사·문화적 배경과 구조, 핵심 원어, 신학적 주제와 교차 본문을 분석한 연구 노트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선택한 관점의 설교 초안을 생성하는데 Logos 프로그램이 연동되어 확실한 1차 자료를 기반으로해서 설교 초안을 만들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설교 시간도 5분부터 40분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새벽예배와 주일예배, 성경공부 등 용도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이민교회 여부, 교회 규모, 회중의 연령과 목회 상황도 반영할 수 있고 각종 예식과 심방을 위한 설교기능도 제공하며 한국어와 영어 출력도 지원한다.
목회자가 직접 작성한 기존 설교를 등록하면 문장의 호흡과 표현 방식, 강조점을 분석하여 새로운 원고에 반영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AI 문체가 아니라 설교자가 강단에서 사용해 온 언어와 목회적 어조에 가까운 초안을 만드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 편의 설교를 한 주간의 사역 자료로
완성된 설교는 강단에서 선포된 뒤에도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다. 설교관리매니저는 한 편의 설교를 바탕으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묵상 자료, 가정예배 순서지, 소그룹 나눔지, 설교 요약지, 리더용 설교 가이드와 말씀 퀴즈 등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설교의 핵심 내용을 카드뉴스와 유튜브 썸네일로 제작하거나 발표 슬라이드로 변환할 수도 있다. 한국어 설교원고를 한영 병렬로 번역하고 영어 자막을 추출해 ProPresenter 또는 PowerPoint 슬라이드로 만드는 기능은 한인 이민교회와 다문화 예배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여러 설교를 묶어 설교집, 강의안, 성경공부 교재 또는 묵상집으로 구성한 뒤 PDF, Word, EPUB 형식의 전자책으로 내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한 번 준비한 설교가 주일 강단에서 끝나지 않고 교육과 양육, 미디어 사역과 출판 자료로 확장되는 구조다.
실제 이용은 어떻게 시작할 수 있나
설교관리매니저는 macOS와 Windows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스크톱 프로그램이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컴퓨터에 맞는 버전을 내려받아 설치한 후, 기존 설교를 등록하거나 새로운 설교 프로젝트를 만들면 된다. 설교 강단에서는 테블릿으로 설교를 할 수 있도록 테블릿 뷰어 기능을 제공한다.
AI 시대의 중요한 질문은 “AI가 설교를 대신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목회자가 AI를 어떻게 책임 있게 사용하여 말씀 연구와 목회적 돌봄에 더 깊이 집중할 것인가”에 있다.
설교관리매니저는 설교자의 신학과 영성, 목회적 판단을 중심에 두면서 반복적인 정리와 제작 업무를 줄여 주는 도구를 지향한다.
설교 준비부터 강단 원고, 교육 자료와 미디어 콘텐츠, 설교 아카이브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관리하고 싶은 목회자라면 설교관리매니저를 통해 새로운 설교 사역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프로그램 소개와 다운로드는 공식 홈페이지 sermonmanag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요셉의 창고 | josephfinances.com | 현재 전 기능 무료 헌금·재정 관리, 작정헌금, 보고서, 수표 발행, 예산계획, 은행 내역 연동, 교인 관리, 권한별 관리자 설정 및 수정 로그
에필로그 | 도구를 만든 사람들
두 인터뷰를 정리하며 남는 문장이 있다. 김대성 목사는 “이 요셉의창고가 교회에서 귀하게 쓰임받고 있으면, 그것만큼 좋은 섬김의 방법이 없지 않을까”라고 했다. 곽정민 목사는 “교회 안에만 자꾸 머무는 게 제일 싫다. 교회 바깥으로 나가야 하는 툴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사람은 교회 안의 재정이 투명해지는 구조를 만들었고, 다른 한 사람은 교회가 바깥으로 발견되는 통로를 만들었다. 방향은 다르지만, 서 있는 자리는 같다. 두 사람 다 교회가 무너지는 것을 가까이에서 봤고, 둘 다 그 자리에서 자기가 만들 수 있는 것을 만들었다.
두 사람 모두 지속가능성이라는 같은 숙제를 안고 있다는 점도 기록해 둘 만하다. 무료로 풀든 최소한의 운영비로 돌리든, 서버는 돌아가야 하고 개발은 계속돼야 한다. 좋은 도구가 오래 가려면 도구를 쓰는 교회들이 도구를 만든 사람을 함께 세워야 한다.
미주 한인교회 안에서 기술을 말할 수 있는 목회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그때 이 두 사람이 남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우리는 이 도구로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이들의 발자취는 중요한 역사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 대담 및 정리=취재팀 채공명 목사 bpnews@bpnew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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