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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牧會斷想] AI 시대에 생명력 있는 신앙을            

[목회단상 牧會斷想] AI 시대에 생명력 있는 신앙을            

지준호 목사(헌츠빌 은퇴, 자유기고가)

AI 시대에 생명력 있는 신앙을

“구글 패드 앞에서 문제가 생긴 건강 이야기를 했어. 그러다 컴퓨터를 켰더니 건강 문제에 관한 광고가 뜨는 거 있지. 내 모든 정보를 구글이 다 알고 있는 것 같아!” 으스스한 표정으로 친구가 이야기했다. 이를 들은 친구가 “youtube에서 보수를 지지하는 뉴스를 크릭하면 그에 걸맞은 영상이, 진보 진영이 운영하는 Youtube를 클릭하면 그들이 만든 영상이 뜬다니까. 그래서 진보는 극진보로, 보수는 극보수로 되어 사회는 점점 증오가 커지는 세상이 되는 것 아니야?!” 얼굴을 찡그리며 맞장구쳤다.

인간의 편리함과 행복을 위해 도전하고 연구한 과학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AI의 시대로 발전시켰다. 그래서 AI를 통해 삶의 편리함을 누리지만 한편으로 ‘미래는 어떻게 될까?’ 하는 호기심과 다양한 직업을 빼앗길 염려로 스트레스를 품고 사는 세상이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기적이고 거짓된 미디어가 AI를 남용하여 사회를 양극으로 분열된 세상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고도로 발전한 다양한 과학이 지식과 빈부의 격차를 벌리며 갈등이 커지게 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하찮게 여겨지고 윤리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결국 신뢰하고 협력하고 사랑하는 관계에서 정을 나누는 행복은 우리를 점점 떠나고 있다. 그래서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아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차라리 혼자 자유분방하게 즐기며 사는 것을 선택하는 젊은이들이 대세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이러한 시대에 교회는 젊은이들이 떠나고 노인들만 출석하는 쓸쓸한 모습이 되고 있다. 그래서 더러는 신앙을 비웃고, 더러는 종말이 다가왔다며 두려움을 품고 부담을 가지고 종교 행위를 하면서 산다. 과학이 하나님을 능가한 탓일까? 과학을 남용한 탓일까? 유발 하라리는 이런 시대를 보며 <호모데우스>에서 “인간이 신이 될 것인가? 인간이 만든 기술에 의해 인간이 멸망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질문이 인다. 세상을 선하게 리드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권위를 잃는 이유가 무엇일까? 감정을 뜨겁게 하거나, 봉사하고 섬기고 예식에 충실하여 믿어지지 않는 것을 믿는 기복신앙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을 모으려는 얄팍한 계산의 프로그램들로 교회를 운영한 결과가 아닐까? 생명력 있는 신앙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의심을 숨기고, 위선자가 된 채로 인격과 지혜가 성숙지 않은 신앙생활을 한 탓이 아닐까?

생명력 있는 신앙으로 새롭게 하여야 할 때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인격과 지혜로 AI의 시대를 다스리며 고도로 발전한 과학을 통하여 아름답고 가치있는 행복한 삶을 살며 이웃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는 사명을 교회가 감당해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 해야 할 한 가지 일이 있다. 나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시어 내 안에 다양한 모습(빛, 상담자, 치료자, 지혜자, 목자, 진리와 길, 성령)으로 계신 예수를 아는 일이다. 그리고 그 다양한 이름의 예수와의 다양한 관계를 깊게 하여 생명력 있는 신앙인이 되게 하는 일이다. 그리고 밝은 빛 안에서 내가 얼마나 상대에게 과한 기대를 하고 있는지, 내가 아는 어설픈 지식을 과하게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순간순간 나를 지배하는 주인이 무엇인지를 보고, 질문하며 진리를 논리 정연하게 깨닫고, 말씀과 양심과 자연과 역사를 통해 들려주시는 다양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예수를 목자로, 상담자로, 치료자로 경험하며 살게 하는 일이다.

이러한 삶을 살면 저절로 성령의 열매가 맺어지고, AI의 시대를 다스릴 수 있는 실력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실력 위에 하나님이 주신 창의력과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AI시대를 선하게 다스려 나갈 때, 사랑과 희락과 화평 그리고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의 열매가 저절로 맺게 된다. 그리고 교리와 다양한 성서 해석의 갈등들을 뛰어넘는 하나님과의 개인적이고 구체적이고 인격적이고, 신비적인 관계가 깊어지며 생명력 있는 신앙의 가치와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성령의 열매를 맺으라고 강요하는 것보다 생명력 있는 신앙인이 되는 길을 알려 주고 훈련하는 일을 교회에서 해야 할 때이다. 이렇게 생명력 있는 신앙인으로 태어나게 하고 훈련시켜 과학의 발전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혼돈을 단순 명료하게 정리하며 지혜롭게 살아가는 삶을 보일 때 교회의 권위가 회복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신앙인들이 모인 교회가 인간이 무엇이며, 행복은 또 무엇이고 어디서 오는 것인지, 세상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의 질문들을 삶으로 보여주며 AI 시대를 리드하는 삶을 살 때 복음이 확장되는 것이다.

AI뿐만 아니라 뇌과학의 기술을 다스려 우리들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생명력 있는 신앙인들을 낳고 훈련하는 교회의 꿈을 품고 하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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