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사모의 [진리와 하나된 교육] – 32. 학교는 잃어버린 공간이 아니라 다시 열리는 있는 선교지이다.

데이튼 라이프 침례교회 (OH)
FIU 교육학과 객원교수 및 LIFEWISE ACADEMY Bible Teacher
“학교는 잃어버린 공간이 아니라 다시 열리고 있는 선교지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마 5:14)
새 학기가 시작된다. 아이들은 새 가방을 메고 새로운 교실로 향하고, 부모들은 학용품을 준비하며 한 해의 학교생활을 시작할 준비를 한다. 교회 역시 여름 사역을 마무리하고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과 기도를 새롭게 시작한다. 그러나 새 학기의 시작은 단순한 학교 일정의 출발이 아니다. 교회와 기독 학부모에게는 하나님께서 맡기신 교육적 사명을 다시 돌아보아야 하는 시간이다. 오늘날 학교는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아이들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삶의 방향이 형성되는 중요한 교육의 장이 되었다. 미국 초등학생들은 일주일 평균 30시간 이상을 학교에서 보내는 반면,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1~2시간에 불과하다. 이는 다음세대의 세계관이 교회 뿐 아니라 학교라는 교육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기독교교육학은 오래전부터 교육의 비중립성*을 강조해 왔다. 교육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이 아니라, 인간은 누구이며 무엇이 선한 삶이고 무엇을 진리로 받아들이며 살아갈 것인지를 배우는 세계관 형성의 과정이다. 다시 말해, 모든 교육은 어떤 가치와 신념을 전제하며 사람을 형성한다. 이러한 관점은 공교육을 비판하거나 대립하려는 것이 아니다. 공교육 역시 일정한 교육철학과 가치 위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 교육의 사명은 공교육과 경쟁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성경적 세계관을 다음세대에게 제시하며, 학교 교육을 보완하고 함께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데 있다.
최근 미국 공교육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성경적 가치관의 사회적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는 반면, 성별과 정체성 교육은 확대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와 종교에 대한 이해 교육도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교육정책의 수정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가치관 변화가 학교 교육에 반영된 결과이다. 따라서 오늘날 교회가 고민해야 할 질문은 학교를 어떻게 비판할 것인가가 아니라, 변화하는 학교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과 진리를 드러낼 것인가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셨다. 빛은 밝은 곳에서 존재 이유를 드러내지 않는다. 어둠을 비출 때 비로소 빛의 사명이 나타난다. 이 말씀은 교회의 존재 방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교회는 교회 안에서만 머무는 공동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세상 속으로 보내심을 받은 공동체이다. 오늘날 다음세대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학교는 바로 그러한 사명의 현장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날 기독교 교육은 교회 중심의 교육을 넘어 학교와 지역사회까지 확장되는 교육선교(Educational Mission)의 패러다임으로 나아가야 한다. 교육선교란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공간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학생과 교사, 가정,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명이다.
미국의 Released Time Religious Instruction 제도는 이러한 교육선교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LifeWise Academy 프로그램은 부모의 동의를 받은 학생들이 학교 시간 중 학교 밖에서 성경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된다. 이는 공교육 안에서 종교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수정헌법과 연방대법원 판례에 근거하여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합법적인 교육 모델이다. 무엇보다 이 사례는 교회와 학교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면서도 다음세대를 위해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교육선교의 핵심은 특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있지 않다. 진정한 변화는 교회와 기독 학부모가 학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때 시작된다. 학교를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선교지로 바라볼 때, 교육선교는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일상이 된다.
그렇다면 교회와 기독 학부모는 학교를 향한 교육선교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첫째, 학교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자녀의 성적과 진학만이 아니라 교사와 학교 행정가, 학생과 가정, 학교 공동체 전체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학교를 위한 기도는 하나님께서 오늘도 그곳에서 일하고 계심을 믿는 신앙의 고백이다.
둘째, 기독 학부모는 학교 안에서 신뢰받는 동역자가 되어야 한다. 학교 행사와 자원봉사, 학부모 활동에 성실히 참여하고 교사를 존중하며 협력할 때 복음은 말보다 삶을 통해 드러난다.
셋째, 교회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육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방과 후 돌봄, 학습 지원, 부모교육, 멘토링,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 지역사회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영역을 섬길 때 교회는 학교와 가정을 연결하는 신뢰의 공동체가 될 수 있다.
넷째, 가정은 성경적 세계관을 형성하는 첫 번째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말씀을 읽고 기도하며 학교에서 경험한 일들을 성경적 관점으로 대화할 때 신앙은 교회 프로그램을 넘어 삶 속에서 형성된다. 부모는 자녀의 첫 번째 교사이며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교육자이다.
이러한 실천은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이어진다. 학교를 변화시키려 하기 전에 먼저 학교를 사랑하는 것이다. 교육선교는 학교를 교회로 만들려는 운동이 아니라, 학교를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공간으로 바라보며 그 안에서 사랑과 섬김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는 삶의 방식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세상의 빛이라고 부르셨다. 그 말씀은 오늘날 학교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새 학기의 시작은 단지 새로운 학년의 출발이 아니다. 교회가 다음세대를 향한 교육적 사명을 다시 붙들고, 기독 학부모가 학교로 보냄 받은 교육의 동역자라는 정체성을 회복하며, 학교를 향한 사랑과 섬김으로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새로운 출발이다.
학교는 더 이상 교회가 잃어버린 공간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다음세대를 위해 다시 열어 주신 선교지이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계신다. 이제 교회는 학교를 염려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그곳을 위해 기도하고 사랑하며 함께 걸어가야 한다. 그럴 때 교실은 단순한 배움의 공간을 넘어, 하나님의 은혜가 다음세대의 삶 가운데 흘러가는 소망의 현장이 될 것이다.
*교육의 비중립성은 교육은 결코 가치중립적(value-neutral)일 수 없으며, 모든 교육은 어떤 세계관(worldview), 인간관, 가치관을 전제하고 전달한다는 교육철학의 핵심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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