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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제45차 미주한인침례교회 전국총회 예배분과를 섬기며”

[특별기고]  “제45차 미주한인침례교회 전국총회 예배분과를 섬기며”

은혜는 규모를 묻지 않습니다

민두식 목사 (펜사콜라 한미제일침례교회)


2026년 제45차 미주한인침례교회 전국총회에서 예배분과위원장으로 섬길 수 있었던 것은 제게 큰 영광이었습니다. 총회를 마치고 돌아보니, 제 마음에 가장 크게 남은 것은 ‘잘 준비했다’는 만족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로 채워 주셨다’는 감사였습니다. 

플로리다에는 현재 총 23개의 한인침례교회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섬기는 펜사콜라 한미제일침례교회는 규모가 크거나 잘 알려진 교회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번 전국총회에서 전체 예배를 섬기게 된 것은, 그야말로 영광이고 은혜였습니다. 

저희 교회 예배팀 이름은 ‘카리스 워십(Charis Worship)’​입니다. 사도행전 2장 47절은 초대 예루살렘 교회가 순전한 마음으로 날마다 모여 말씀을 배우고 떡을 떼며, 하나님을 찬미하는 모습 가운데 백성에게 칭송을 받았다고 기록합니다. 이 ‘칭송’으로 번역된 헬라어 단어, ‘카리스’(χάρις)는 ‘은혜’의 의미가 강하게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자들이 그 은혜에 합당하게 예배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하며 ‘’카리스 워십’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총회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카리스 워십이 “플로리다 연합 찬양팀인가요?”라고 물으셨습니다. 그 질문을 들을 때마다 감사하면서도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카리스 워십은 여러 교회가 모여 조직한 팀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지난 몇 년 동안 저희 교회에서 한 사람씩 세워 오신 예배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목회하는 펜사콜라에는 해군 비행장이 있는 군사 도시이며, 교회 인근에는 약 70명의 한국인 유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 때문에 지난 3년 반 동안 우리 교회를 거쳐 훈련받고 떠난 청년들만 100명이 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을 보내시고, 또 한 사람을 세상으로 파송하시며 우리 교회를 끊임없이 사람을 세우는 공동체로 빚어 가고 계셨습니다. 

사실 이번 총회 역시 원래는 지난해부터 준비시켜 온 한 청년이 예배를 인도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군 입대로 계획이 바뀌면서 결국 담임목사인 제가 직접 인도를 맡게 되었습니다. 더 큰 고민은 예배팀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이처럼 큰 무대에 서는 것이 처음이었고, 충분히 함께 연습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악기 연주 역시 전문 연주자들이 아니었기에 예배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부담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배의 중심을 안정감 있게 세워줄 베이스 연주만큼은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과거 프로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던 제 친형인 민선식 목사님(애쉬빌한인침례교회, NC)을 팀원으로 초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거리 때문에 팀 전체가 함께 맞춰 본 연습은 전국총회 전날 단 한 번이 전부였습니다. 

사람의 계산으로는 부족한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역시 우리의 준비보다 언제나 크셨습니다. 준비는 부족했지만, 기도는 부족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완벽한 연주를 하기보다 찬양의 가사에 집중하며, 먼저 무릎 꿇는 예배자가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총 5번의 예배를 위한 30곡 가까운 찬양곡을 기도하고 선곡할 때, 분명한 은혜를 주셨고, 역시 하나님은 모든 예배에 성령님의 기름 부으심을 경험케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총회를 통해 제 마음에 깊이 남은 것은 예배만이 아니었습니다. 함께 한 지체 중에 교회를 처음 다니기 시작한 형제가 있는데, 예배 진행을 돕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교회의 일원으로 녹아들기 시작했습니다. 또 한 청년은 총회 마지막 날에 이런 고백을 합니다. “목사님, 이번 총회를 통해 침례교회가 더 좋아졌어요. 예배도 은혜로웠지만, 말씀을 기준으로 회의가 진행되는 모습에서도 참 성경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원래 장로교 배경에서 자라온 청년의 이 고백은 제게 큰 감동이 되었습니다. 특히 침례교회의 신앙과 공동체성을 함께 경험한 열매였기에 더욱 감사했습니다.

총회에 오기 전, MZ세대에 있는 저희 예배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총회에 오시는 분들은 모두 예.잘.알.(예배 잘 할 줄 아는 사람들)이야. 굳이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는 없어. 하나님 앞에 우리만 바로 준비된다면, 분명한 은혜가 부어질 꺼야”

하나님은 이 작은 종의 소망을 들어서 총회 기간 내내 현실이 되게 하셨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목사님들과 사모님들, 선교사님들, 그리고 모든 예배자들이 한마음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했고, 말씀 앞에서 다시 사명을 붙잡겠다는 모습을 바라보며 ‘예배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하나 되게 하는 하나님의 역사’임을 다시 배우게 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인도자인 저의 목이 쉬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쉰 목소리로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음에 감사했고, 회중들 역시 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높여드렸습니다. 

총회를 마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그때의 감격은 여전히 제 마음을 뜨겁게 합니다. 이번 총회를 통해 다시 확인한 것은 하나님께서 공동체의 규모보다 하나님을 향한 중심을 보신다는 사실입니다. 부족한 저를 예배분과위원장으로 세워 주신 플로리다협의회와 함께 예배를 세워 주신 모든 동역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것은 화려한 예배팀이 아니라, 은혜를 사모하는 예배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신실하게 예배하는 공동체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세워 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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