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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창세로부터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특집] “창세로부터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북가주협의회 창조과학 심포지움, 캐년에서 읽은 하나님의 서명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그러므로 그들이 핑계하지 못할지니라” (롬 1:20)

심포지움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요셉 목사는 이 구절이 떠오른다는 얘기를 먼저 꺼냈다. 이 말씀이 단순한 활자가 아니라 눈앞에 펼쳐진 붉은 암벽과 깎아지른 협곡 위에 새겨진 하나님의 서명처럼 느껴진 나흘이었다. 지난 4월 5일부터 8일까지, 북가주침례교협의회(회장 이진수 목사, 이하 협의회) 소속 목회자와 사모들이 미국 서부 캐년 일대를 누볐다. 단순한 관광이 아니었다. 협의회가 기획한 테마는 ‘창조과학 심포지움’-대자연이 교실이 되고, 암벽이 교과서가 되는 현장 학습이었다.


■ 가족수양회를 당겨 열다 — “올해는 좀 특별하게”

여정의 시작은 라스베가스동산교회(황인목 목사, NV)에서 섬긴 저녁식사부터였다. 황인목 목사 가족은 성도가 운영하는 고급 스시롤 식당에서 부활절 사역을 마치고 속속 도착하는 일행을 맞았고, 참석자들에게 정성껏 준비한 간식 패키지까지 전달해 감동을 주었다. 북가주협의회는 오래전부터 목회자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여행형 세미나로 정평이 나 있다. 침례교 역사 탐방, 인문학 강의를 겸한 지역 기행, 내년에 있을 종교개혁 순례 등 이들의 여정 목록은 단순한 친목 여행을 훌쩍 넘어선다. 통상 여름에 열리던 가족수양회를 이번에는 봄으로 당겨, 창조과학의 현장으로 가장 유명한 서부 캐년 지대를 택했다.

이번 심포지움의 전체 코스를 기획하고 강의를 맡은 고상환 목사는 출발 전 사흘간 새벽 4시부터 일어나 공부했다고 털어놓았다. “과학이나 이과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문과 출신으로 인문학을 가르쳐왔던 사람이 안 가르친 분야를 가르치려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자신을 낮추는 그 말 뒤에는, 수년 전 이재만 선교사와 함께한 창조과학 서부 탐방의 기억이 있었다. 그때 배운 내용이 마음에 남아 있었고, 그 루트를 중심으로 이번 코스를 설계했다. 방문지는 그랜드 캐년, 앤텔로프 캐년, 레이크 파월, 브라이스 캐년, 자이언 캐년 순으로 이어졌다.

고상환 목사는 여행형 세미나의 코스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전문가로 점점 더 조명받고 있다. 평소 인문학에 조예가 깊은 고 목사는 교인들과 목회자 그룹을 이끌고 많은 탐방 수업을 진행했다. 이런 많은 경험을 토대로 맛집까지도 섭렵해서 목회자들의 주머니 사정에 맞게 즐겁고 은혜로운 시간을 맞춤형으로 진행한다. 그가 기획하고 개발한 코스를 여행사에서 사용해도 될지 허락을 받는 상황이다.


■ 워키토키까지 준비하는 지방회(협의회)를 보았나?

심포지움 취재를 따라나선 기자로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고상환 목사와 임원들의 ‘준비’와 헌신이었다. 네 대의 밴 차량으로 각 차량마다 2명의 운전사가 교대하며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캐년 지역은 휴대전화 신호가 끊기는 구간이 많다. 임원들은 차량 간 소통을 위해 워키토키를 준비해 왔다. 또한, 멀미하는 참가자를 미리 파악해 차량 앞자리에 배치했고, 내셔널파크 3곳과 레이크 파월 입장 시 연간 패스(Annual Pass)를 활용하면 상당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안내해 각자 지참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임원들의 꼼꼼한 준비와 헌신에 감탄했다.

또한, 한 참석자는 “유연성과 계획성이 철저하신 분”이라고 고상환 목사를 평했다. “여행하다 보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많다.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 식당이 없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화내거나 짜증내지 않으시고 유연하게 주변을 살피시면서 마치 계획한 것처럼 제시하시고 인도하시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고상환 목사뿐 아니라 협의회 전체에 여유가 있어 보였다. 단체 여행의 돌발 상황이 오히려 웃음의 소재가 되는 장면이 반복됐다. 서로를 향한 양보와 배려, 시종 유머를 잃지 않는 팀워크-그것이 서로 오래 알아온 이들에게도 새삼 감동으로 다가왔다. 부활절 사역 직후 피곤한 상황에서 운전자로 섬긴 이들의 희생도 빛을 발했다.


■ 그랜드 캐년 – “이건 저주받은 땅의 흔적입니다”

그랜드 캐년 마더 포인트. 1,200미터 아래로 내려가는 협곡 앞에 선 참가자들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터졌다. 고상환 목사는 그 탄성을 잠시 멈추게 하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건 오리지널 땅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보기 좋았더라’ 하셨던 그 땅이 아닙니다. 이건 노아 홍수로 저주받은 땅의 흔적입니다.”

강의의 핵심은 지질학계가 1870년대에 만들어 지금까지 사용하는 지질 시대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였다. 이재만 선교사는 지질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였지만, 신앙을 갖기 전까지 수많은 지질학적 의문을 풀지 못했다. 성경을 접한 뒤, 그 답이 노아 홍수 기사에 있었음을 발견했다. 그랜드 캐년의 지층이 진화론이 주장하는 수억 년의 퇴적이 아니라, 노아 홍수라는 전 지구적 격변의 증거라는 것이다.

“화석은 자기가 어느 연대에 살았는지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어디서 죽었는지를 알려주는 것뿐입니다.” 시속 100킬로미터에 달하는 저탁류(turbidity current)가 짧은 순간에 생물들을 진흙 속에 가두면서 화석이 형성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노아 홍수 이전의 울창했던 수목이 지금의 석탄 매장량으로 가늠된다는 대목에서는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졌다.

마더 포인트에서 확인되는 ‘첫째 날 층’, ‘셋째 날 층’, 그리고 그 위의 ‘홍수층’-화석이 발견되지 않는 층과 화석이 가득한 층의 경계가 성경의 서사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강의는, 눈앞의 암벽이 단순한 돌층이 아니라 성경의 페이지임을 깨닫게 했다.


■ 앤텔로프 캐년 – 물이 새긴 좁고 깊은 통로

붉은 사암이 물결처럼 굽이치는 앤텔로프 캐년은 그 아름다움만으로도 넋을 잃게 한다. 강의는 이 좁고 깊은 통로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따라갔다. 노아 홍수 후기, 물이 물러가면서 모래 사이를 빠져나가는 급류가 이 독특한 형태를 조각했다. 빙하기를 지나며 굳어진 사암 사이를 일방적으로 흐른 물의 힘-자연이 수천만 년을 들여 만든 것이 아니라, 노아 홍수 후기의 물러가는 물이 만들어낸 흔적이라는 설명이었다.


■ 레이크 파월 — 보트 위에서 읽는 퇴적의 기록

콜로라도강 2,300킬로미터. 그 물줄기 위에 건설된 글렌 캐년 댐(1963년 완공, 높이 215미터, 미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댐)으로 형성된 레이크 파월은 창조과학 강의와는 조금 결을 달리하는 코스였다. 그러나 보트 위에서 바라본 겹겹의 퇴적층은 침묵 속에서도 홍수의 서사를 웅변했다. 레인보우 아치와 붉은 암벽 사이를 가르며 나아가는 투어는 강의실 밖 자연이 얼마나 풍성한 교재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 브라이스 캐년 — 후두스가 증언하는 창세기 8장

오렌지빛 첨탑들이 수백 개 모여 서 있는 브라이스 캐년. 이 기괴하고도 아름다운 지형은 ‘후두스(hoodoos)’라 불리는 바위 기둥들로 유명하다. 진화론은 이 지형이 퇴적-융기-침식이라는 세 단계를 거쳐 5,000만 년에 걸쳐 형성됐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한마디로 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물을 물러가게 하시니라’-이 한마디면 됩니다.”

창세기 7장과 8장이 강의의 뼈대가 됐다. 땅의 샘들이 터지고(창 7:11), 150일간 물이 땅을 덮고(창 7:24), 바람이 불어 물이 줄어들고(창 8:1), 아라랏 산이 드러나는 과정이 지금 눈앞의 지형과 겹쳐졌다. 물이 물러가면서 수평판들이 부딪혀 융기하고, 연약한 부분이 물에 씻겨 나가면서 단단한 꼭대기만 남은 것이 후두스다. 비슷한 지형이 카파도키아,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라파스의 ‘달의 계곡’에도 존재한다는 설명은 이것이 단지 이 지역만의 현상이 아님을 보여줬다.

히말라야 정상에서 바다 생물 화석이 발견되는 이유, 수평으로 지층이 휘어있는 산맥들의 존재-이 모든 것이 노아 홍수의 물이 물러가는 과정에서 수평판의 이동으로 설명된다는 강의에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브라이스 캐년, 자이언 캐년이라는 이름이 19세기 이 지역에 정착한 몰몬교도들에 의해 붙여진 성경적 지명이라는 역사 이야기도 곁들여졌다.


■ 자이언 캐년 – 사층리가 품은 홍수의 기억

자이언 캐년에서의 강의는 사층리(cross-bedding)에 초점을 맞췄다. 지층과 경사를 이루며 퇴적된 모래 무늬, 즉 사층리는 당시 물의 흐름 방향과 깊이를 역산할 수 있는 기록이다. 그랜드 캐년과 자이언 캐년에서 발견되는 16~18미터 두께의 사층리는 최소 100미터 깊이의 물이 덮였음을 의미한다.

더 주목할 것은 습곡(syncline)이었다. 오늘날과 같이 단단하게 굳은 암석은 횡압력을 받으면 휘지 않고 부서진다. 그런데 히말라야, 안데스 산맥의 지층은 수평으로 나란히 평행하게 휘어 있다. “이것은 모든 지층이 굳기 전, 즉 거의 동시에 퇴적된 상태에서 압력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진화론이 주장하는 수백만 년의 간격이 아니라, 노아 홍수라는 단일한 사건의 직후를 가리킨다.

사층리의 방향이 다양하다는 사실도 주목됐다. 오늘날처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만 흐르는 물이라면 사층리 방향이 일정해야 한다. 방향이 격렬하게 다양하다는 것은, 전 지구를 덮은 물이 사방에서 동시에 출렁이던 대격변의 흔적이다. 창세기 7장 18절-“물이 더욱 많아져 땅에 넘침에 방주가 물 위에 떠다니며”-가 새로운 눈으로 읽혔다.

마지막 강의가 끝난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통성기도로 마무리했다. “진화의 모든 허구가 무너지고 하나님의 진리가 회복되도록.”


■ “숨은 그림 찾기처럼 – 대자연에서 창조의 흔적을 읽다”

협의회 회장 이진수 목사는 “가족수양회는 늘 기대이상이다. 이번엔 창조과학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되뇌고 또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무엇보다도 함께한 동역자들과 많이 웃을 수 있어서 정말 유익하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늘 수고해주시는 고상환 목사님과 총무, 회계로 섬긴 안경렬 목사님과 서병관 목사님의 수고가 컸다. 필요한 재정을 위해 여러 교회가 특별히 섬겨줘서 넉넉한 시간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나눴고, 다른 참석자는 “전엔 라스베거스나 그랜드 캐년 오면 그냥 사람들 많이 보는 거 보았는데, 이번에 그 속에서 숨은 그림 찾기처럼 창조의 흔적을 볼 수 있게 돼 감사하다. 차량 이동 중의 즐거운 대화도 참 좋았다”고 감동을 전했다.

사모들도 “대자연 속에서 오묘한 창조의 하나님 솜씨를 보며 감탄했다” “항상 만나면 기쁘지만, 자연 가운데서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기쁨을 함께 나눠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이번 여정의 소감을 표했다.

앞서 언급한 박요셉 목사는 로마서 1장 20절로 정리하며 “우리가 일반 계시를 잘 못 읽어서 하나님의 신성과 능력을 보지 못했구나, 그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교회 가서 성도들이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자연 가운데 휴가 갈 때, 창조의 관점으로 하나님의 아름다우심을 보게할 도구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고상환 목사는 인솔자로서의 소감을 담담하게 나눴다. “진화론의 거짓된 이론에 세상이 혼동되는데, 목회자들이 먼저 창조과학을-성경만이 진리인 것이 세상 가운데 증거와 흔적으로 남겨져 있음을-보시면서 큰 은혜가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사진과 영상으로 함께한 본보에도 고마움을 표했다.


■ 협의회를 더 단단하게 묶은 나흘

버스와 밴 안에서 긴 이동 시간 동안 목회자들은 평소 꺼내기 쉽지 않던 이야기들을 나눴다. 사역의 고민, 목회의 무게, 서로를 향한 격려. 워키토키 하나까지 챙겨온 임원들의 세심함이, 단순히 이동 편의를 넘어 함께하는 이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언어였음을 참가자들은 느꼈다. 북가주협의회의 이번 창조과학 심포지움은 내년 유럽 종교개혁지 및 자유교회, 침례교회 태동 역사 탐방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캐년의 붉은 암벽 위에서 읽어낸 창세기의 서사가 협의회 목회자들의 강단에서 새로운 언어로 다시 피어나길 기대한다.

/네바다·애리조나·유타=취재팀 bpnews@bpnew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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