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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교회 살리는 데 미친 사람에게 주신 W.O.R.L.D. 시스템

[특집] 교회 살리는 데 미친 사람에게 주신 W.O.R.L.D. 시스템

한국에선 삼수해서라도 참여한다는 ‘W.O.R.L.D. 사역 목회자세미나’… 미주 제2회 성료

리스크 없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목회 토탈시스템, “안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한국은 부산·대전 등에서 자체 지역 모임이 생겨나며 무브먼트로


한국에서는 신청이 마감돼 두 번, 세 번 떨어져도 다시 도전한다는 세미나가 있다. 등록 자격을 ’55세 미만 담임목사’로 제한하고, 한 기수에 50개 교회만 받는데도 매번 신청 교회 수가 줄지 않는다. 1기에 참여했던 목회자가 자기 돈을 들여 다른 목회자를 등록시키고, 4기를 진행하는 동안 196개 교회가 회원교회로 가입했다. 4교회도 싫어서가 아니라 교회가 바뀌는 등 사정이 있어서였다. 화제의 ‘W.O.R.L.D. 사역 목회자 세미나’ 이야기다.

그 세미나가 미국에서 두 번째로 열렸다. 지난 5월 4일(월)부터 7일(목)까지 3박 4일간, 세미한교회(이은상 목사) 노스캠퍼스를 중심으로 진행된 미주 2기 세미나 현장을 찾았다. 강사는 세미한교회를 설립하고 현재 강남중앙침례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최병락 목사(월드사역연구소 소장)와, 그 뒤를 이어 세미한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이은상 목사(미주 월드사역연구소 소장)였다. 이번 미주 2차 세미나는 작년 11월 1기에 이어 불과 반년 만에 다시 열린 자리였다. 짧은 간격의 이유는 11월에 세미나를 듣고 이듬해부터 곧바로 월드 사역을 시작하기에는 준비 기간이 촉박하여, 상반기에 한 번 더 열어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당장 시작하려는 교회들을 위한 배려였던 셈이다. 그만큼 모집 기간은 짧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적지 않은 목회자들이 참여했고, 누구 하나 뒤로 물러서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적극적으로 강의에 몰입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장에서 만난 거의 모든 목회자가 회원교회 신청서를 냈다. 리스크가 없고, 교회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어떻게 하면 즐겁게 목회할 수 있을까” – 첫날 밤, 노하우보다 마음을 묻다

세미나는 즐거운 OT, 참가자 소개, 맛있는 저녁식사로 시작됐다. 식사 후 유명한 찬양사역자인 김윤진 전도사가 이끄는 세미한워십은 은혜의 문을 열었다. 세미나는 노하우 전수로 시작하지 않았다. 첫날(5월 4일) 저녁 집회에서 최병락 목사가 던진 화두는 목회자의 마음가짐이었다. “성도를 변화시키려고 온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변화되려고 온 것이다”라며 강의의 결을 잡았다. 콘텐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목회하느냐가 먼저라는 것이다.

그는 목회하며 받은 상처와 응어리부터 내려놓자고 했다. “마음이 힘들면 하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그의 말에 강의실 곳곳에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면서 그는 월드 사역의 본질을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월드는 컨텐츠가 아니다. 네트워킹이다.” 비슷한 규모, 비슷한 고민을 가진 교회들이 함께 극복하는 것 – 그것이 월드라는 설명이었다.

이날 그는 교회론을 또렷이 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엡 1:23)이며, 압도적으로 지역교회를 가리키는데 ‘지역교회는 예수님의 몸’이라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랑하면 방법을 찾고, 사랑하지 않으면 핑계를 찾는다”는 말은 이후 3박 4일 내내 반복되며 세미나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이 됐다.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를 미치도록 사랑하면, 천 명 부럽지 않은 열 명의 성도를 세우자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강남중앙침례교회를 가리켜 “교회를 세우는 교회”라고 했고, 동시에 “개척도 중요하지만, 이미 세워진 교회를 살려내는 것도 참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O.R.L.D.는 어떻게 태동했나 – 한 종이 위에 세로로 적힌 다섯 단어

이튿날(5월 5일) 오전, 본격적인 비전 캐스팅이 시작됐다. 최 목사는 2002년 무너진 교회를 이어받아 목사 안수를 받은 직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새벽의 이야기를 꺼냈다. 며칠을 침대에 엎드려 기도하던 어느 밤, 종이를 가져와 쓰라는 마음이 들었고, 손이 가는 대로 세로로 다섯 단어를 적었다고 했다.

  • W – Worshiping Church(예배하는 교회)
  • O – Oikos Church[소그룹(목장) 교회]
  • R – Reaching Out Church(구제/봉사로 돕는 교회)
  • L – Life Giving Church(선교/전도로 살리는 교회)
  • D – Discipling Church(제자삼는 교회)

다섯 글자를 적고 나니 가슴이 뛰었다고 한다. 그는 이 다섯 가지를 동시에 하지 말고 “일 년에 하나씩, 생명 걸고 정착시키라”는 마음을 받았다. 5년이면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더 높은 퀄리티로 반복한다. 은퇴할 때까지 이어가면 교회가 건강해진다는 구상이었다.

핵심은 여기에 있었다. 이 다섯 가지는 새로 만드는 것도, 기존 교회를 갈아엎는 것도 아니다. 어느 교회든 이미 예배하고, 소그룹을 운영하고, 구제하고, 선교하고, 양육하고 있다. 다만 흩어져 있고 집중력이 없을 뿐이다. 최 목사의 표현을 빌리면 “교통정리만 할 뿐”이다. 그가 “한 번도 저항받은 교회가 없다”고 자신한 이유다.

이 시스템의 효용은 목회 스트레스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데 있다. 강해설교에 다음 주 본문이 정해져 있는 것이 축복이듯, 교회에 분명한 방향(direction)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내년의 강조점이 정해져있으니 연말마다 표어를 정해야 하는 압박이 사라지고, 모든 부서가 미리 다음 해를 준비할 수 있다. 적어도 10년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교회론을 가진 성도든 이 비전 안에 담긴다는 점도 강조됐다. “어떤 가치관을 가진 분도 이 비전에 담긴다”는 것이다.

이어 최 목사는 다섯 글자의 성경적 근거를 예루살렘교회에서 찾아 풀어냈다. 기도의 엔진이었던 마가의 다락방, 오늘날 주일예배에 해당하는 솔로몬 행각, 그리고 가정에서 말씀을 곱씹고 기도하던 오이코스 – 이 세 축이 맞물리며 R(구제)과 L(생명), D(제자)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목회는 능동태가 아니라 수동태”라며,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 W·O가 건강하게 돌아갈 때 나머지가 ‘되어진다’고 했다.

예배에 미친 목사, 그리고 형제가 된 두 교회

5월 5일 오후 강의의 키워드는 단연 ‘예배’였다. “강중침과 세미한교회는 교회 살리는 데 미쳤다. 목사가 입 다물고 있으면 성도들은 안 미친다”고 강조했다. 다섯 사역 중에서도 끝까지 남는 것은 예배이며, 특히 개척하는 목사는 예배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설픈 기타 실력에도 정성껏 준비한 예배는 은혜가 되고, “예배에 미치니까 예배에 미친 사람들이 붙더라”는 경험이 소개됐다.

이날 오후 세미한교회의 W국(예배) 사역 발표(강찬호 목사)와 회원교회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올림픽장로교회 이수호 목사(미주 1기)는 알고 보니 부임 첫해에 이미 월드의 ‘W’를 하고 있었다고 고백했고, 한국 1기 산성침례교회 방영규 목사는 “목회 혼자 고민하고 혼자 고생하지 맙시다. 우리 같이 합시다”라는 권유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Q&A 시간이었다. 세미한교회를 키워낸 전임 최병락 목사와 그 뒤를 이어 현재 세미한교회를 담임하는 이은상 목사가 나란히 앉아 다정하게 질문에 답했다. 특히 이은상 목사는 이렇게 답했다. “내 목회철학이 월드 철학이 됐다. 후임 목사로서 하고 있다.” 새로운 것을 들고 와 이전을 부정하기보다, 갱신이나 개혁이라는 말없이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며 함께 가는 두 목회자의 호흡이 그대로 묻어났다.

여기에는 더 큰 그림이 있다. 한국 침례교단의 상징적 교회인 강남중앙침례교회와 미국 침례교단의 상징적 교회인 세미한교회가 형제 교회로 손을 맞잡고 교회 살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이다. 강남중앙침례교회가 한국 본부, 세미한교회가 미주 본부를 맡아 월드사역연구소를 함께 이끈다. 두 교회는 회원교회 예배인도자 700여 명을 모아 공동 세미나를 준비하는 등, 교단을 넘어선 연대를 실제 사역으로 풀어내고 있었다.

“기도하는 목장” – 오이코스의 DNA를 다시 찾다

5월 6일 오전은 ‘O’, 오이코스 강의였다. 세미한교회의 소그룹은 처음에 가정교회 모델로 출발했지만, 밥상 공동체를 유지하는 부담과 목자들의 탈진이라는 한계에 부딪혔다. 최 목사는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 마태복음 18장 20절을 붙들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그가 던진 질문은 단순하지만 날카로웠다. “두세 사람은 왜 모였을까?” 앞 구절(18:19)을 보니 답은 ‘기도’였다. 편재하신 주님이 임재하시는 것은 기도할 때라는 것. 그렇게 세미한교회의 오이코스는 “기도하는 목장”으로 다시 세워졌다. “우리는 기도하기 위해 모인다. 기도로 전도한다”가 새 매뉴얼의 핵심이 됐다.

목장 모임은 7시부터 9시까지, 환대-찬양-설교 나눔-기도 나눔의 흐름으로 정형화됐다. 특별히 차린 식사 대신에 정갈한 간식으로 부담을 덜고, 목원의 기도제목을 그 자리에서 함께 들고 기도해주는 구조다. 그 결과 목자들이 탈진하지 않게 됐고, “기도하는 교회 성도들이 교회와 목회자를 더 사랑하더라”는 관찰이 더해졌다. 세미한교회의 목장은 5개로 시작해 현재 230개로 늘어났다.

이날 샬롯제일장로교회 설대억 목사의 사례 발표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특히 와닿았다. 그는 월드세미나의 강점을 이렇게 요약했다. “고민할 필요가 없다. 설명할 필요가 없다. 빅데이터가 있다. 지원군이 있다.” 처음엔 ‘월드’라는 단어가 유치하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기억하기 쉬웠다는 것이다. 예산을 들이지 않고 뱃지와 손목 밴드, 마그네틱으로 W.O.R.L.D. 캠페인을 진행하며 “작은 교회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앞으로 뭘 할지 시간 투자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좋다. AS를 잘 해준다”는 위트있는 표현이 그의 결론이었다.

R·L·D, 그리고 ‘장자 교회’의 사명

5월 6일 오후는 R(구제·섬김)과 L(선교·전도)을 다뤘다. 세미한교회는 리칭 인(성도 돌봄)을 먼저 하고, 리칭 아웃(요양원·돌봄 사역), 리칭 오버(난민·외국인 노동자 사역)로 카테고리를 나눠 진행한다. “땅끝으로 가야 하지만, 땅끝이 우리 곁에 와 있다”는 관점이다. 강남중앙침례교회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축구 월드컵을 열고, 미국 내에서는 인디언 선교(타오스·나바호 등)로 지경을 넓혀왔다.

이날 가장 깊은 울림을 준 대목은 ‘장자 교회’ 메시지였다. 강남중앙침례교회가 교단에서 ‘장자 교회’로 불리는 것을 두고 최 목사는 고민 끝에, 연도에 입각한 물리적 장자가 아니라 채색옷을 입은 요셉처럼 영적 장자권을 받은 것이라는 마음을 얻었다고 했다. 요셉의 사명이 가난에서 형제들을 구해내는 것이었듯, 침례교회를 살려내는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요셉의 창고 헌금’을 한 달간 받아 약 15억 원이 모였고, 전국 마을교회 살리기가 시작됐다. 교회당 500만 원씩, 사례비나 보수공사가 아닌 오직 ‘칭찬받는 리칭 아웃’에만 사용하는 조건이었다. 그 보고서에서 빨래방, 사랑의 도시락, 마을 도서관 같은 사례들이 쏟아졌고, 국민일보 전면에 보도되기도 했다.

L국 사역 발표(윤대완 목사)에서는 2007년부터 이어온 인디언 단기선교, 카페 타오스, 그리고 브라질·페루·멕시코·유럽으로 확장된 해외선교(2025년 여름 총 261명 파송)가 소개됐다. 최 목사는 “선교는 담임목사가 뛰어야 한다. 담임목사가 미쳐버려야 하나님께서 주신다”며 다시 한번 ‘사랑하면 미치게 된다’는 메시지로 마무리했다.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최병락 목사의 “교회를 사랑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첫날부터 무너져 내렸는데, 셋째 날 저녁 ‘고백과 결단의 밤’에서는 구체적이고 진솔한 간증이 이어졌다. “내가 3년 전에 받은 초청에 응했더라면, 내 목회와 인생이 달라졌을텐데, 당시에는 너무 교만했었다.” “많은 세미나에 참석해서 배우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배우는 단계가 아니라 내 인생을 한 번 걸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세미나에서 머리와 마음이 함께 따듯해지는 부흥회 같은 세미나는 처음이다.” “내가 목회지로 가던 6년 전에 이 세미나를 만났더라면, 내 사역이 다른 위치에 있었을텐데. 이 세미나를 통해서 다시 기준을 잡게 된 것 같다. 이민교회에 사역의 네트워크는 없었다. 함께 이 연합에 동참하면 하나님 나라가 놀랍게 확장될뿐 아니라 이전에 없었던 은혜의 사역이 세워지리라 믿는다.” “경험적으로 이거면 목회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2기가 시작된다고 해서 진심을 담아서 소개시켜줬다.” 등의 간증이 공간을 채웠다.

“안 할 이유가 전혀 없다” – 마지막 날, 목회 5단계와 함께 가는 길

마지막 날(5월 7일) 오전, 최 목사는 D(제자 훈련)를 다루며 핵심을 짚었다. 바이블 스터디와 제자훈련은 다르다는 것. 제자훈련은 불신자가 들어와 목자가 될 때까지의 분명한 목표를 가진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5가지를 삶에서 살아내는 한 사람을 ‘월드 크리스천’이라 부르며, 이들이 모인 곳이 건강한 월드 교회라고 정의했다.

이날 백미는 ‘목회 리더십 5단계’였다. 1단계는 직책(포지션)에서 나오는 권위로 작은 성취들을 쌓는 단계, 2단계는 프로젝트의 내용을 보고 성도가 따라오는 단계, 3단계는 ‘누가 말했는가’를 보고 성도가 신뢰로 따라오는 단계다. 그는 “목회 중에 당장 목숨 걸어야 할 일은 하나도 없다”며 조급함을 내려놓으라고 했다. “다꽝 니 먹어라”는 특유의 표현으로, 자존심을 걸고 싸우는 대신 손해 보고 양보하며 크레딧(신뢰)을 차근차근 쌓아가라는 조언이었다.

다 그렇지는 않으나 기자는 날카롭고 싶어하는 곤조가 있다. 필자는 세미나 내내 단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보았다. 그러나 마지막 날 아침 교회로 향하며 ‘생각해봤는데, 이건 안 할 이유가 없는데요?’라며 운을 뗐는데, 세미나를 마무리하며 최 목사가 똑같은 말을 해서 소름이 돋았다. “굳이 기를 쓰고 (월드를) 안 할 이유가 있을까?” 혼자 머리를 짜내 예배와 영상을 준비하는 일이 얼마나 외롭고 지치는 일이며, 지쳤을 때 손 내밀 곳이 있느냐는 물음이었다. “The Best는 아닐지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은 반만 맞다. 빨리 가려고 해도 같이 가야 한다”는 그의 말에는, 월드의 본질이 ‘함께 가는 네트워크’라는 첫날의 선언이 다시 메아리쳤다.

5년간 ‘AS’가 보장되는 세미나 – 회원교회라는 어깨동무

이 세미나를 다른 세미나와 결정적으로 구분 짓는 지점은 ‘팔로우업’이다. 한국의 여러 전통 있는 세미나가 수천 교회를 수료시켰지만 애프터서비스가 없어, 뜨거웠던 마음이 한 달이면 식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월드는 회원교회로 허입되면 5년간 본부가 책임지고 돕는다. 예배 콘티, 설교 레퍼런스, 매뉴얼, PPT, 영상, 포스터까지 – 이미 수백 개 교회가 만들어 놓은 목회 리소스를 자유롭게 가져다 쓸 수 있다.

여기에 숫자의 미학이 더해진다. 1기 50개 교회가 각자 예배 설교 4편씩만 준비해도 200편의 레퍼런스가 쌓이고, 기수가 거듭될수록 그 풀(pool)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이렇게 되면 목회가 외롭겠는가?”라는 최 목사의 반문처럼, 50개 교회가 같은 고민을 나누며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혼자서는 결코 닿을 수 없는 영역이다. 한국에서는 부산·대전 등에서 자체 지역 모임이 생겨나며 이미 하나의 무브먼트가 됐다.

월드사역연구소는 양수리수양관을 매각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양수리월드센터’로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동시 수용 5천 명 규모의 이 센터는 200~500개 회원교회의 평신도 세미나와 청년 수련회를 품을 훈련 거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한국은 200여 교회, 미국까지 합하면 300여 교회가 이 네트워크 안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미주에서는 현재 29개 교회가 회원교회로 활동 중이고, 이번 2차 세미나에서도 신청서가 쏟아졌다.

섬김으로 완성된 3박 4일

빡빡한 일정이었다. 한국에서 건너와 시차 적응도 되지 않은 몸으로, 건강의 어려움까지 이겨내며 매 순간 최고의 강의를 쏟아낸 최병락 목사. 그리고 역시 몸이 성치 않았지만 끝내 내색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이은상 목사. 두 사람은 사도행전 베스도의 표현을 빌린다면 정말로 교회를 살리는 일에 미친 사람들이었다.

세미나를 떠받친 또 다른 ‘광인들’은 세미나를 담당한 김영환 목사를 위시한 교역자들과 감동적인 섬김을 보여준 세미한교회 성도들이었다. 특히 미주월드사역위원회 권기호 위원장과 위원들은 이 사역을 위한 특별헌금은 물론 헌신적인 봉사로 큰 박수를 받았다. 미주월드사역위원들을 비롯한 세미한교회 성도들은 목회자들이 월드 사역을 배워 각자의 교회에 부흥을 일으킬 것을 생각하며, 최고의 식사와 간식, 숙소로 강의실 밖을 빈틈없이 채웠다. 성도 중에는 프로필 사진을 찍어주는 이가 있었고, 의사가 상주하며 진료와 상담을 제공하는 세심함도 있었다. 몸에 좋은 과일과 채소를 직접 갈아 포장한 음료, 최고의 텍사스 스테이크까지 모든 면에서 정성을 다했다.

선물도 다채로웠다. 그중에서도 집에 두고 온 사모를 격려하기 위해 세미한교회의 한 성도가 고급 미용용품 세트를 준비한 일은 참석자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됐다. 목회자 한 사람을 세우는 일이 곧 한 가정을, 한 교회를 세우는 일임을 아는 섬김이었다. 마지막 날인 목요일 저녁에는 금요성령집회를 하루 앞당겨 열었다. 이은상 목사의 인도로 온 교우가 함께한 이 자리에서, 참석한 목회자들과 그들 뒤에 선 각 교회를 위해 축복의 찬양을 부르며 뜨겁게 기도하는 시간은 이번 세미나의 클라이맥스였다.


필자가 W.O.R.L.D. 목회시스템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2013년이었다. 13년이 지나서 다시 들은 W.O.R.L.D. 사역은 골격이 같지만, 훨씬 더 단단해지고 깊어져서 돌아왔다. 이제 시작인데 “목사님, W.O.R.L.D. 세미나 가보셨어요?”가 목회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될 정도이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3박 4일을 함께한 현장에서 가장 또렷하게 남은 것은 시스템의 정교함과 그것을 떠받치는 마음이었다. 교회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한 목회자가 받은 다섯 글자, 그리고 그 다섯 글자를 혼자 움켜쥐지 않고 “같이 갑시다”라며 손을 내미는 연대 – 그것이 W.O.R.L.D.였다. 리스크 없이 당장 시작할 수 있고, 외롭지 않게 함께 갈 수 있으며, 이미 다 하고 있던 것을 더 효율적으로 정리해주는 이 시스템 앞에서, 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결론에 이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안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달라스(TX)=취재팀 bpnews@bpnew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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