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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社說] 대의원은 교회의 목소리다 – 메신저의 발언권 필요하다

[사설 社說]  대의원은 교회의 목소리다 – 메신저의 발언권 필요하다

해마다 6월이면 남침례회(SBC)는 수만 명의 메신저(messenger)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연차총회(Annual Meeting)를 연다. 올해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2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거대한 모임이 해마다 질서 있게 운영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백 년에 걸쳐 다듬어진 의사진행 절차가 그 바탕에 있고, 그 핵심에는 ‘결의안(resolution)’과 ‘동의안(motion)’이라는 두 가지 분명히 구분된 통로가 자리 잡고 있다.

SBC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결의안은 “특정 주제에 대한 메신저들의 의견이나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고, 동의안은 “구체적인 행동을 요청하는 것”이다.(sbc.net) 결의안은 결의안위원회(Committee on Resolutions)를 통해 총회 10일 전에 사전 제출 마감이 있고, 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총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반면 동의안은 사전 제출 의무가 없다. 등록된 메신저라면 누구든 총회 회무 시간에 마이크 앞에 서서 동의안을 제출할 수 있다.(sbcannualmeeting.net)

이것이 단순한 절차적 차이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철학은 묵직하다. 동의안 제도는 총회가 특정 위원회나 지도부의 전유물이 아니라 교회를 대표해 모인 메신저 전체의 것임을 선언하는 장치다. The Baptist Paper의 보도에 따르면, SBC Annual Meeting에서 동의안은 단순히 상정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당 안건이 집행위원회(EC)로 회부되더라도, 메신저들이 충분한 지지를 모으면 위원회 회부를 번복하고 당해 총회에서 즉각 논의하도록 다시 가져올 수 있다. 이른바 ‘회부 번복 동의(motion to override the referral)’다. 전체 메신저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그 안건은 즉시 본회의 토론 및 표결에 부쳐진다.(The Baptist Paper, 2025년 6월)

이뿐만 아니다. SBC 연차총회 공식 안내(sbcannualmeeting.net)에 따르면 동의안 제출 절차는 이렇다. 메신저는 동의안을 직접 작성해 지정된 마이크 앞에 선다. 회의 진행자에게 발언권을 얻은 뒤 자신의 이름, 소속 교회 이름과 위치를 밝히고 동의안의 내용과 이유를 설명한다. 발언 시간은 3분이 원칙이다. 이 모든 과정이 총회의 공식 기록에 남는다.

우리 총회는 언제부터인가 신안건 토의 시간이 사라졌다. 총회 회무는 실행위원회와 상임위원회가 미리 준비한 상정안을 다루는 것으로 끝나고 있다. 대의원이 자신의 동의안을 실행위나 상임위에 직접 제출할 수도 있겠지만,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의견 개진의 공식 통로가 실질적으로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구조의 문제다. 대의원은 자신의 교회를 대표해서 총회에 나온 메신저다. 교회의 목소리를 총회에 전달하고, 총회의 결정을 다시 교회에 가져가는 쌍방향 소통의 고리다. 그렇기 때문에 목회자 또는 대의원은 정기총회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며, 교회는 이를 위한 모든 경비를 지원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그 대의원이 총회에서 발언조차 할 수 없는 구조라면, 우리는 대의원 제도의 본래 의미가 퇴색된 것이다.

우리 한인침례총회는 SBC의 헌법과 체계를 따르고, SBC의 협동 사역에 참여하며, SBC의 신학적 전통 위에 서 있다. 그렇다면 총회 운영의 민주적 기반이 되는 의사진행 절차도 동일한 원칙 위에 세워져야 한다. SBC가 메신저 개인에게 동의안 제출권을 보장하고 있다면, 우리 총회도 마땅히 대의원이 안건을 직접 제출하고 발언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열어야 한다.

물론 SBC와 한인침례총회는 규모가 다르다. 모든 시스템을 동일하게 구현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의원이 총회에 참여하는 방식은 단순한 운영 효율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교단인가, 무엇을 믿는 공동체인가를 드러내는 정체성의 문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만큼은 동일시가 필요하다.

결의안(상정안)과 동의안을 분리해 운영해야 한다. 결의안은 기존처럼 위원회를 통해 사전 검토하되, 동의안은 총회 당일 등록된 대의원이라면 누구든 제출할 수 있도록 시간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총회 회무 안에 신안건 토의 시간 복원을 검토해야 한다. 이 시간은 낭비가 아니다. 총회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아울러 대의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신안건토의가 사라졌던 것은 갑자기 생각나는 것을 아무렇게나 이야기하는 민원 수리시간 또는 다툼의 시간이 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동의안을 어떻게 작성하고 제출하며, 발언 시 어떤 절차를 따르는지 대의원들이 숙지할 수 있도록 총회 차원의 안내가 이루어져야 하고, 동의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SBC의 회무 진행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총회가 지도부만의 총회가 아니기 위해서는 각 교회가 파송한 대의원들의 마이크 앞에 설 수 있는 권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통로, 교회의 목소리가 총회에 닿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우리가 가져야하는 총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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