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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社說] 목회자 재신임투표, 선언도 중요하지만 설득이 필요하다

[사설 社說] 목회자 재신임투표, 선언도 중요하지만 설득이 필요하다

제45차 정기총회에 ‘담임목사 정기·주기적 재신임투표 제도 폐지 권고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 제도가 대형 교회를 넘어 소규모 교회에까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많은 우려가 있었고 총회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재신임투표로 어려움을 겪은 뒤 이를 폐지하고 싶어도 교회와 대화할 근거조차 없어 난감해하는 목회자들에게 총회의 권고안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상정 자체를 지지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그러나 권고안을 준비하고 총회에 올리는 과정에서 반드시 신중하게 짚어야 할 지점이 있다. 상정안 최종 문구에서 다듬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바로 ‘성경적이지 않다’는 논거다. 침례교가 성경에 있으면 행하고 없으면 행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오랜 시간 이 교단이 지켜온 귀한 유산이며 그 정신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하나의 제도를 두고 성경적이냐 아니냐의 프레임을 확정짓는 것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이미 재신임투표를 교회 규약(정관)에 담아 시행하고 있는 교회들에게 그 선언은 사실상 ‘당신들의 교회 운영은 비성경적’이라는 메시지가 되어 공격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 더욱이 재신임투표를 지지하는 측에서도 얼마든지 성경적 근거를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프레임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논쟁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권고안의 핵심은 문제가 없을 때도 정기적·주기적으로 목회자의 신임을 묻는 구조가 교회 공동체에 어떤 위험요소가 있는지를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데 있어야 한다. 교회의 기존 헌법과 규약 안에는 이미 도덕적·윤리적 문제 발생 시 해임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흠결이 발생했을 때 정상적인 절차를 활용하면 된다는 것, 그것이 목회자와 성도 모두에게 훨씬 건강하고 성숙한 교회 공동체의 길이라는 것을 행정적·실제적 논거로 풀어내야 한다. 나아가 목회 협력위원회를 두어 정기적인 소통과 피드백의 구조를 만드는 등 건강한 대안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권고안의 설득력을 높이는 길이다.

상정안이 총회에서 통과되더라도, 그것이 곧 개교회의 문화를 바꾸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담임목사가 바뀌는 순간 이 제도를 정관에 새로 삽입하거나, 부임 이후에야 재신임투표가 있다고 통보하는 방식으로 확산되는 현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총회 결의를 강제할 수 없는 침례교의 특성상, 선언만으로 이 흐름을 단번에 막기는 쉽지 않다.

상정안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총회는 상정안 통과에 머물지 말고, 그 이후를 더 치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신학 심포지엄과 학술 토론, 지방회 단위의 교육, 목회자와 평신도가 함께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통해 저변에서부터 인식을 바꿔가는 장기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총회의 권고안은 그 대화를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성도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따를 수 있는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선언 이후가 더 크고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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