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경총회장 고 이강호 목사 천국환송예배… 오랜 간호 끝에 떠나보낸 이을진 사모, 끝내 눈물
90년 생애 복음과 개척에 바친 삶… “잠든 것뿐, 주님 부르시는 날 다시 일어날 것”
“우리 아버지 되게 멋지게 사셨구나.” 회고 속에 부활절 앞두고 부활의 소망 든든히 붙잡다


우리 총회 증경총회장 고 이강호 목사(향년 90세)의 천국환송기념예배가 2026년 3월 27일 오전 11시, 조지아주 노크로스 리 장의사(Lee’s Funeral Home & Crematory)에서 드려졌다. 이강호 목사는 지난 3월 21일 새벽 2~3시경, 노환으로 가정에서 요양하던 중 취침 중 평온하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유가족으로는 부인 이을진 사모, 장남 이진성 목사, 장녀 이진강, 차녀 이선옥(Susanna), 차남 이선영(Daniel) 등이 있다.
환송 천국 입성 축하 예배 순서
이날 환송 천국 입성 축하 예배는 고인이 이상헌 목사가 집례를 맡고, 박윤아 사모가 반주를 담당했다. 예배는 집례자의 기원으로 시작해 찬양 289장(610장) ‘고생과 수고가 다 지난 후’를 다 함께 부른 뒤, 김성환 목사의 기도로 이어졌다. 성경봉독은 감용관 사관이 요한복음 11장 38~44절을 낭독했으며, 이어 서석구 목사가 ‘나사로의 부활’을 제목으로 설교했다. 설교 후에는 Kelsis 합창단의 특송이 봉헌됐고, 심윤수 목사의 약력소개, 염규옥 목사의 조사가 차례로 진행됐다. 찬송을 다 함께 부른 뒤, 유가족 대표 이진성 목사가 광고를 맡았으며, 임경철 목사의 축도로 환송예배가 마무리됐다.
특히 이날 설교를 맡은 서석구 목사와 축도를 맡은 임경철 목사는 고인과 60년이 넘는 오랜 우정을 나눈 친구들로, 생의 마지막 예배에서 설교와 축도를 각각 맡아 눈길을 끌었다. 조사를 맡은 염규옥 목사는 이 세 사람의 우정을 “바른 생활 교과서에 나올 만한 아름다운 우정”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이강호·서석구·임경철 세 목사의 수십 년에 걸친 우정은 미주 침례교계에서도 널리 알려진 것이었다.
“잠든 것뿐”… 서석구 목사의 짧고 묵직한 설교
설교를 맡은 서석구 목사는 요한복음 11장 11절의 나사로 이야기를 본문으로, “나사로가 잠들었다. 죽은 게 아니여. 잠들었다”는 단 몇 마디로 설교를 압축했다. “주님이 ‘이강호야, 일어나라’ 하실 때 일어날 거야. 우리도 같이 살 거야. 영원히 낙원에서 같이 살 거야. 우리가 할 일은 이제 이불 잘 덮어주고 가면 된다.”
서 목사는 고인과 임경철 목사, 그리고 자신이 수십 년을 함께한 우정을 언급하며,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언어로 청중의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냈다. 장례식 설교에서 박수가 나온 것은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한국에서 미국까지, 복음과 개척으로 점철된 90년
약력소개를 맡은 심윤수 목사에 따르면, 이강호 목사는 1935년 11월 24일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1953년 이성봉 목사의 부흥회에서 복음을 듣고 중생의 체험을 한 것이 신앙 여정의 시작이었다. 이후 1956년부터 충북 옥포침례교회를 개척하며 목회자의 길에 들어섰다.
학문에 대한 열정도 남달랐다. 숭전대학교 영문과와 대전 침례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동아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를 받은 후, 1975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루터라이스 신학교(Luther Rice Seminary)에서 석사와 목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에서의 목회도 개척의 연속이었다. 잭슨빌 한인침례교회, 루이지애나 리스빌 한인침례교회, 미네소타 한인침례교회, 올랜도 중앙침례교회, 아틀란타 마리에타 침례교회, 한인선교침례교회 등 미국 땅 곳곳에 교회를 세우며 복음의 불씨를 놓았다. 1994년에는 조지아주 침례교협의회 회장, 1995년 아틀란타 목사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2000년에는 미주 한인침례교회 제19대 총회장으로 선출돼 총회를 이끌었다.
조사(弔辭)로 나타난 이강호 목사와 가족
조사를 맡은 염규옥 목사는 고인의 삶을 “3만 2990일 동안 사랑받고 사랑하는 일에, 복음 전하는 일에 열정을 가졌던 사람”으로 정의했다. 특히 미망인 이을진 사모를 향한 고인의 마음을 대변하는 대목에서 예배당은 숙연해졌다. 염 목사는 “34세라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사명감에 불타던 목사와 70년을 함께했다”며, “당신을 죽을 때까지 사랑할 수 있어서 내 인생은 성공이었습니다”라고 고인이 사모에게 전했을 말을 대독했다. 이어 예배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함께 “사모님 사랑합니다”를 외치는 장면은 인상깊은 시간 중 하나였다.
또한 고인의 마지막을 곁에서 지킨 차남 이선영(Daniel)의 헌신도 소개됐다. 이선영은 약 3년 전 자신의 집을 비워두고 부모님 댁으로 들어와 거동이 불편해진 아버지를 직접 돌봤다. 염 목사는 “아버지 배꼽에 바람을 불어 넣으며 웃음을 드렸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고인과 손자 태영(Gabriel)이 나누었던 마지막 나날의 따뜻함을 전했다.
장남 이진성 목사, “장례 준비하며 아버지를 다시 발견했다”
유가족 대표로 광고를 전한 장남 이진성 목사는 준비 과정에서 아버지를 새롭게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장례를 준비하며 아버지의 기록을 볼 때 너무 감동을 받았어요. 와, 진짜 우리 아버지이지만 되게 멋지게 복 받게 사셨구나.”
이 목사는 아버지의 삶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배움에 대한 열정, 둘째는 개척의 삶, 셋째는 복음 전도다. 가난 때문에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영어를 배우려 교회에 갔다가 복음을 듣고 18살에 예수를 영접했으며, 그 자리에서 헌신까지 결단했다는 고인의 회심 이야기도 전했다. 이 목사는 아버지의 삶과 사역을 이어가기 위해 웹사이트(www.kangholee.org)를 개설했으며, 설교 자료와 사진 등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관 예배 및 미망인 이을진 사모의 오열
오후 1시에는 조지아주 더우디 노스 애틀란타 기념공원(North Atlanta Memorial Park)에서 하관예배가 진행됐다. 김성철 목사가 집례를 맡은 가운데, 집례자의 묵도로 예배가 시작됐다. 찬송을 다 함께 부른 뒤 박정규 목사의 기도, 최기철 목사의 설교가 있었고, 찬송을 다같이 부른 후 황영호 목사의 축도로 예배가 마무리됐다.
최기철 목사는 설교에서 “이제 good-bye가 아니라 ‘See you in Heaven'”이라며, 부활 소망으로 유가족을 위로했다. 그러나 관 위에 흙을 뿌리는 하토식(下土式)이 진행되는 마지막 순간, 57년을 함께한 반려자를 눈으로 보내야 했던 미망인 이을진 사모는 끝내 오열을 터뜨렸다. 수십 년의 세월이 담긴 그 울음 소리에 주변에 선 유가족과 조문객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고, 그 자리는 한동안 깊은 침묵과 슬픔으로 가득 찼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강호 목사를 수년 동안 지극 정성으로 간호해 주변인들로부터 많은 칭찬과 존경을 받았던 이을진 사모에게, 이날 하토식은 간호가 아닌 이별을 고해야 하는 가장 긴 하루였다.
이날 예배에는 올랜도, 탬파, 시카고, 캘리포니아, 미시간 등 미국 각지에서 고인을 아끼는 목사와 성도들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채웠고 근래에 보기드문 성대한 장례 예배로 고인의 삶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었는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고 이강호 목사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전쟁의 폐허 속에서 복음을 만나고, 한국과 미국을 무대로 평생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다 90세를 일기로 하나님 품에 안겼다. 서석구 목사의 말처럼, 그는 지금 “잠들어” 있다. 주님이 부르시는 날 다시 일어나 만나게 될 날을 고대해본다.
/애틀랜타(GA)=취재팀 bpnews@bpnew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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