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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회 목사의 삶, 안목, 리더십] Come to Korea Once

[정태회 목사의 삶, 안목, 리더십]  Come to Korea Once

정태회 목사 – D.C.M.i 대표(미주)

Come to Korea Once

한국에서 고모부가 오셔서 3주간을 함께 보냈다. 지난봄 코로나로 고모가 천국에 가시고 고모부는 고모와의 추억을 찾아 시애틀 조카 집을 방문하셨다. 고모부는 30년 군 복무 이후 제대한 80대 중반의 노인으로 이번이 고모부와의 마지막 만남이 아닌가 싶어 고모부의 방문은 그 어느 때 보다 소중했다.

여기저기 고모부를 모시고 다니면서 틈틈이 고모부에게 월남전 이야기를 물어보았다. 고모부는 1965년 대한민국 정부가 월남에 전투부대를 처음으로 파견했을 때 맹호부대 중대장으로 미 해군이 제공한 수송선에 올라 월남에 파병되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월남에서 전투를 수행하였다.

고모부는 한국이 월남전에 전투부대를 파병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였다. 당시 대한민국에는 미 육군 두 개 사단이 주둔하고 있었다. 하나는 그때의 한국군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계화 사단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보병 사단이었다. 월남전이 계속되자 미국 정부는 한국에 있는 기계화 사단을 월남에 보내었고 한국에는 보병 사단 하나만 남겨 놓았다. 미국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에 정식으로 월남 파병을 요청했으나 북한이 호시탐탐 남침을 시도하고 있었던 때라 월남에 군대를 파병한다는 것은 한국 정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아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으로서는 수많은 한국 젊은이가 희생될 것이 뻔한 전쟁터에 한국군을 파병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너무나 큰 리스크였다.

그러나 미국의 요청은 혹독했다. 만일 혈맹인 대한민국이 월남에 파병해 주지 않는다면 미국은 대한민국에 주둔하고 있는 보병사단을 철수시켜 월남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파병하지 않아도 미군이 철수하면 국토방위에는 엄청난 공백이 생기고, 파병하여도 국토방위에는 동일한 공백이 생긴다. 나아가 어느 쪽 결정을 내려도 대통령은 반대파의 도전을 피할 수 없고 그의 리더십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때 박정희 대통령은 힘들고 고독한 결정을 내렸다. 대한민국의 전투부대를 월남에 파병하는 것이었다.

수 24장에서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의 리더들에게 결정을 내리라고 촉구한다. 결정의 내용은 어떤 신을 섬길 것인가에 대한 결단이었다(15절). 모세도, 느헤미야도, 바울도, 요셉도, 엘리야도 주님의 부르심 앞에 모두 결정을 내려야 했고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자신이 결정한 대로 행동해야 했다. 성경 전체는 우리에게 결정을 요구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영생을 얻을 것인지 자신의 뜻대로 하나님 없이 살다가 지옥에 갈 것인지 모든 인간은 개인적으로 결정하여 선택해야 한다.

개인의 결정은 본인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리더의 결정은 조직의 사활을 결정짓기도 한다. 그래서 결정 내리는 것이 쉽지 않다. 중요한 결정일수록 더욱 그렇다. 리더십을 공부할 때 결정에 대한 준거틀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는 꼭 배워야 할 중요 사안이다. 아쉽게도 많은 리더들이 심각한 결정장애를 앓고 있다. 완벽한 그림이 보이기 전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당신은 리더가 아니다. 과감한 결단력은 부인할 수 없는 리더십의 흔적이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이 이끄는 단체는 발전할 수 없다. “토끼가 이끄는 사자 군단보다 사자가 이끄는 토끼 군단이 더 강력하다”라는 말은 “리더의 능력이 단체의 능력을 대변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리더가 가져야 할 능력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다.

참모와 브레인스토밍을 마친 이후 결국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은 리더이다. 결정은 브레인스토밍의 내용과 동일할 수도 있고 정반대일 수도 있다. 결정의 순간 리더는 혼자이다. 그래서 리더는 고독하다. 결정 이후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은 리더가 져야 한다. 마음이 약한 사람은 절대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계속 결정을 미룰 수도 없다. 올바른 결정은 항상 타이밍과 연결되어있다.

리더는 결정의 순간 터프해야 한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반대자는 있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리더십은 손상된다. 그러나 자신이 이끄는 조직을 완전히 망치고 모든 사람을 자신의 반대자로 만드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 아닌 결정장애이다. 리더가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자신의 반대파뿐 아니라 자신의 지지자도 잃어버릴 것이다. 리더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미결상태가 지속되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리더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상황이나 타인이 결정을 내려준다. 결국 리더십은 심각하게 손상된다.

박정희 대통령이 승인한 월남 파병이 옳은 결정이었는가 옳지 않은 결정이었는가는 훗날 역사학자들이 평가할 것이다(47년 전의 이 결정이 옳았는지 옳지 않았는지는 오늘 대한민국의 국력이 이미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렇게 혹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리더의 정신력이다. 이것을 개발하지 못하면 결코 탁월한 리더가 될 수 없다.

3 주간의 방문을 마치고 고모부는 한국으로 돌아가셨다. 떠나는 날 아침 한국말을 할 줄 모르는 조카 며느리가 고모부를 포옹하면서 몇 마디 할 수 있는 유창한 한국어로 말했다. “고모부, 사랑합니다.” 미군과 함께 전투하면서 영어에 자신감을 갖게 된 고모부는 유창한 Broken English로 조카 며느리에게 말했다. “Come to Korea once”(한국에 한번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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