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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유종 목사의 방북구호선교이야기]

힘듭니다! (갈 6:9)

[윤유종 목사의 방북구호선교이야기] </br></br> 힘듭니다!  (갈 6:9)

현시점에서는 미북 간의 관계가 표면적으로는 대화의 분위기로 보이고 느낄 수도 있지만, 물밑으로는 첨예한 살벌함을 느낍니다. 1995년부터 올 4월까지 저는 방북에 아무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올 4월에도 미국 국무부에서 방북허가서(validation)를 받아서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방북허가서가 거절되었습니다. 알아보니 저뿐 아니라 저보다 크게 구호 선교를 하시는 분도 거절되었습니다.

올 4월 방북 시에는 함께 가려고 했던 백인 미국인이 방북허가서를 받고도 북에서 비자가 나오지 않아 저 혼자 갔었습니다. 4월 방북 중에 백인 미국인이 방북하려면 무엇이 필요하냐고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식량이 필요합니다, 식량 일천 톤을 지원해 주십시오!”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계산해 보니 한 칠십만 불 됩니다. 이 사람들이 미국 사람을 들어오라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들어올 수 없다는 말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습니다. 여하튼 저는 미국에 돌아와 텍사스 남선교회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런데 Texas Midland에 있는 First Baptist Church에서 북한 고아들 먹이라고 십만 불을 보내왔습니다. 칠십만 불이 필요한데 십만 불이 온 것입니다. 우리는 십이만 불 상당의 식량을 사기로 했습니다. 이 사실을 북에 알렸습니다. 저는 방북을 못 해도 미국 분 한 분이라도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 비자의 확답이 없습니다.

저도 중재자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뉴욕 북 유엔 대표부의 동포 담당자도 미국과 북한의 일들에 중재 역할을 합니다. 오늘 그에게 전화를 걸어 “비자가 나올 수 있냐고 물어보니” “예, 잘 알았습니다. 더 알아보겠습니다. 야, 이거 힘듭니다!”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힘들고 나도 힘들고 요즘 힘들어 지칠 지경입니다. 우리 예수님도 하늘과 땅을 화해시키시는 중재자 이 십니다. 그분이 겪으신 고충은 십자가의 죽으심이었습니다. 특히 선한 일을 중재하는 것은 언제나 힘듭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 6:9)”

믿음의 조상들은 모두가 중재자였습니다. 모세도 선지자와 제사장들도 모두가 중재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저들은 하나님과 사람을 중재하느라 수치, 수모, 훼방, 모욕, 매를 맞고 더 나아가 죽임을 당했습니다. 바울은 살후 3:13에 “형제들아, 너희는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라”라고 선을 행하는 우리에게 응원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집사람이 저에게 “여보, 이제 당신도 일흔셋이신데 쉬세요!”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남편 보기가 안쓰럽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모금을 해야지, 방북준비를 해야지, 미국 분과 함께 가려고 하지, 국무성으로부터 방북허가서를 받아야지, 송금하기도 힘들지, 북에 가서도 휘둘리지, 여기저기서 조사를 받지 설상가상으로 비방과 조소로 뭇매를 맞습니다. 이거 할 짓입니까?

그런데 이상한 것은 북한 구호 선교를 하면 할수록 저의 영혼에 햇빛이 비취고 소망과 새 힘이 솟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고 하셨는데 바로 이 사역이 주님이 원하시고 인도하시는 일인 것을 만끽하게 됩니다. 주님의 일, 선한 일은 본래 힘든 것입니다. 그 일은 십자가를 지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두 배는 힘든 일입니다. 쉬운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당신이나 나를 그토록 사랑하시고 믿으시기에 남들이 싫어하고 못 하는 힘든 일을 맡기신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맡기신 힘들고 무거운 일과 짐을 넉넉히 감당할 수 있도록 피할 길과 새 힘을 주십니다.

북의 일꾼이 “힘듭니다!”라고 할 때, “참사님, 우리 선한 일, 힘들지만 참고 해봅시다. 좋은 일이 있겠지요!”라고 오히려 응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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