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牧會斷想] 미운 오리새끼와 백조

미운 오리새끼와 백조
환갑이 훨씬 넘은 초딩 동창 녀석들 다섯이 목회를 은퇴한 셰퍼드에게 여행을 왔다. 공항에서 바둑이들처럼 서로 안고 치고 박으며 놀이 싸움으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 사회에서 딴 타이틀을 다 떼고 어릴 적 부르던 별명을 부르기로 만장일치로 의견 일치를 보았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생존경쟁의 치열한 세상에서 천국을 향하는 순례자들의 모임 같았다. 13시간의 비행 후 온종일 볼거리를 찾아 쏘다니다 호텔에 돌아온 녀석들의 몸은 지쳤지만, 입은 쉴 새가 없다.
‘걔는 빨갱이이고, 그놈은 꼴통이고, 나라가 이래서 이 모양이고, 사회는 저래서 저 모양이고’,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등 온갖 주제로 종잡을 수 없이 화제가 이리저리 튀어 다녔다. 느닷없이 언성이 높아지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다가, 눈을 치떴다 내려 깔았다 하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희희낙락 거리며.
호텔 직원이 문을 두들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셰퍼드의 긴장이 풀렸다. 팩트도 분명치 않고, 논리도 없고, 책임질 필요까지 없어 끝이 없을 듯한 수다의 밑천이 동난 모양이었다. 어색한 고요가 흘렀다. 침묵을 견디지 못한 말대가리가 입에 윤활유라도 부으려는 듯 와인 한잔씩을 따라 돌렸다. 훌쩍 고개를 제치고 잔을 들이켠 촉새가 “크”하고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 맛있는 먹거리를 발견한 살쾡이처럼 혀로 입술을 핥으며 셰퍼드를 바라보았다. 셰퍼드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안주거리로 삼으려는 살기를 몸이 먼저 알아차렸다. 아니나 다를까 촉새의 비틀어진 입이 열렸다.
“부흥시켜 달라고 성도들이 울며불며 불철주야 기도를 하는데 교회는 왜 쪼그라드냐?”
순간 셰퍼드가 눈동자의 초점을 잃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진돗개가 한숨을 푹 쉬고는 촉새를 향해 눈을 흘기며 말했다.
“정욕에 쓰려고 기도하니 그렇지. 성경을 한 번이라도 읽어 보고 시비를 걸어라.”
링 위의 권투 선수가 훅 펀치를 얻어맞은 듯 촉새의 숨이 멎었다. 이때 꼰대가 자신의 가슴을 두 손으로 둥둥 치다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끼어들었다.
“기도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순전하게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겠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진돗개도 턱 가격을 당한 듯 입을 다물어 버렸다. 말대가리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심판자로 나섰다.
“도대체 정욕으로 하는 것과 아닌 것의 경계가 뭐냐?”
호텔 방안이 다시 고요해졌다. 최고의 자리에 등극한 듯 어깨를 으스대며 말대가리가 조곤조곤 고요를 깨고 말했다.
“정욕으로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이 우리 삶 아니야? 남녀가 사랑하는 것도 정욕으로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섞여 있는 것이고, 나라를 사랑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친구를 사랑하는 것과 교회를 사랑하는 것도 그렇고, 공부도 욕심과 인류를 위한 선한 마음이 함께 있는 것인데, 성경에 적혀 있다고 한번 따져보지도 않고 무작정 인용하면 어떻게 해” 하고선 쯧쯧쯧 혀를 찼다.
모두의 시선이 검은 뿔테 안경 쓴 셰퍼드에게로 향했다. 이때 겨우 숨을 돌린 촉새가 셰퍼드의 말을 가로챘다.
“도대체 왜 기도하라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어. 무엇을 구하여야 할지도 모르는 생각과 지식이 짧은 인간들에게. 그냥 필요한 것을 주면 되는 거 아니야? 사랑의 하나님이라며….”
얻어맞은 듯한 턱을 흔들며 정신을 차린 진돗개가 촉새를 흘겨보며 점잖은 목소리로 말했다.
“기도하며 평안을 얻고, 안정을 되찾고, 용기를 얻고, 치료받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데 그딴 소리를 하냐? 모르고 연약하니 기도를 하지, 다 알고 능력이 있으면 왜 기도를 해.”
“그런데 왜 교회가 쪼그라드냔 말이야.” 촉새가 톤 높은 날카로운 소리로 되치기 했다.
고개를 숙이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꺽다리가 드디어 뚱딴지 같은 말을 내뱉았다.
“넌 아버지와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만 말하냐?”
모두가 어리둥절 해 허공을 둘러보곤 꺽다리를 향해 미운 오리새끼 쳐다보듯 눈초리를 쏘았다.
“왜, 여기에 아버지가 나오냐?”
말대가리가 고개를 끄떡거리며 어처구니없다는 듯 핀잔을 주었다.
꺽다리가 한숨을 푹 쉬고는 껑충껑충 뛰듯 말했다.
“기도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대화와 같은 것이야. 아버지에게 필요한 것, 억울한 것, 아픈 것, 고민되는 것 다 털어놓으면 저절로 치료되고 바르게 해결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지, 몰라서 그래? 아버지와 살가운 대화를 하다 보면 부자지간의 사랑은 깊어지고, 위에서 아래로 지혜와 물질과 능력이 내리 흐르는 것 몰라서 그래? 이처럼 아픈 속, 약오른 속, 억울한 속 모든 속을 하나님 앞에 토해 내기만 해도, 위로 받고 치료되고 용기를 얻는 것인데. 그것이 일차적인 하나님의 능력이고, 이차적인 능력으로 자신의 내면을 보면 깨달어지고, 바로잡아야 할 것이 보이고 들리지. 이렇게 진리에서 나오는 지혜의 소리를 듣고 따르면 그때 삶에서 삼차 능력이 나타나는 것이야. 아름다운 인격이 되어 존경받는 인물이 되고,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능력으로 상담도, 유능한 행정가도, 지도자도 될 수 있는…. 그런데 달라고 떼만 쓰면 아버지에게도 외면당하듯 죽어라 기도를 해도 미운 오리새끼 신세를 면할 수 없는 것 아니야? 기도를 바로 알고 해서 미운오리새끼 신세에서 아름다운 백조로 돌아가야지, 원망하고 불평만 하고 있으면 어떻게 해.”
모두가 입을 벌리고 신기한 눈초리로 꺽다리를 바라보았다. 촉새가 벌떡 일어나 날카롭게 소리 질렀다.
“사기 치지 마.”
“사기라니!”
“아버지와의 대화는 실체가 있고 음성이 있고, 물질이 있지만 하나님과의 대화는 보이 지를 않는데, 어떻게 같아.”
꺽다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너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면 어떤 음성이 있는지 알 거야. 네 말의 근원이 무엇인지도 알게 될 것이고. 그렇게 깨달은 사실과 진리에 의한 응답을 통해서 체크한 팩트를 알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의 지혜가 보이고. 그렇게 종합된 정보로 순간순간의 상황을 처리하며 살면 아버지보다 비교할 수 없이 큰,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가진 목자의 사랑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야.”
촉새가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꼰대가 꼰데 다운 가르치려는 말투로 말했다.
“기도하는 시간이 지루하고 힘겨워지는 이유를 이제 알겠어? 눈으로 보이고 귀로 들리는 실체가 없으니 구하는 것을 정말 들어주실까? 그러면 세상에 병들고 죽을 사람이 하나도 없을 텐데, 일할 필요도 없고, 하는 잡념 때문에 기도가 힘겨운 게 아직도 이해가 안 돼?”
촉새가 눈을 치떴다 깔았다 하며 되받아 쳤다.
“너는 이해가 되었는데도 그 모양으로 살았어?”
말대가리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한 사람이 떠오른다. 자기에게 특별한 기도의 능력이 있는 것처럼 굵고 무게 있는 쉰 목소리로 남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 주는….”
꺽다리가 반주 넣듯 말했다.
“‘내 기도하는 그 시간 그때가 가장 즐겁다’라고 눈을 감고 감격스레 노래하는 이의 모습도 떠오르네. 사납고 간사한 여우처럼 살면서….”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촉새가 실눈을 뜨고 셰퍼드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목사인 넌 왜 우리들이 다툴 때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바라만 보고 있었냐?”
셰퍼드가 빙그레 미소 지으며 답했다.
“내가 말하면 듣기나 했겠어?”
꺽다리가 거들었다.
“수다를 통해서 하늘에서 내려오는 지혜를 얻도록 인도한 거야. 하나님께 잘 보이고 싶어서 은혜를 입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상황을 정직하게 말하고 진리에서 나온 지혜의 음성을 듣고 삶에 적용하며 나타나는 열매를 기대한 거지. 기도의 패러다임도 전환되어야 할 시대야. 그래야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인 것을 알고 아름다운 무리와 함께 높고 푸른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이지. 그때 비로소 쪼그라들었던 교회에 꿈을 품은 젊은이들이 모이고 상상의 나래를 펴며 창의력과 주어진 탤런트를 발휘하게 될 거야. 그러며 평화의 사도로 예수를 증거하게 될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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