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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牧會斷想]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들으며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목회단상 牧會斷想]</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가브리엘의 오보에를 들으며</span>

지준호 목사(헌츠빌 은퇴, 자유기고가)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들으며

작가 입문이 힘겨워 스트레스받는 모습을 보곤 훈수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도하면 될 것을 왜 스스로 하려 하냐! 돈 드리지 않고 공으로 먹으려 한다는 꾸짖음, 돈도 되지 않는 일에 왜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느냐는 눈총,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네가?’ 비웃는 듯한 눈길, 취미생활로 하며 스트레스받지 말라는 사랑 담긴 조언, 기대된다며 용기 주는 말, 힘내라는 격려 등 ….

다양한 말과 눈초리가 쌓인 무거운 마음으로 설친 잠자리에서 일어나 동틀 녘 산책을 한다. 오렌지 색으로 세상을 먼저 밝히곤 붉게 떠오르는 태양이 좋은 징조 같아 힘이 솟는다. 그러나 곧 매일 일어나는 자연의 한 현상을 예언으로 인식하는 연약해진 내 영혼이 초라해진다. 그리고 온전히 나를 알지 못하고 하는 말과 눈길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본다.

이런 난 마음을 다잡고 등단한 사람들의 글과 사연들을 읽으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뜻을 이루겠다 작정을 한다. 그리고 글들을 읽기 시작한 난 12번 거절당한 후 작가의 문을 열었다는 이야기에서 용기를 얻는다. 그러나 입상 작품의 세련된 문장과 가슴에 쏙쏙 새겨지도록 리얼하게 표현하는 신세대의 단어들을 읽으며 주눅이 든다. 이러고 신선한 글들을 흉내 내려다 연분홍 립스틱을 바른 내 입술이 오버랩되며 우울해진다.

변덕이 죽 끓는 듯한 난, 밤을 지새우고 일어나 서서히 동터 오는 길 산책을 한다. 이때 ‘나는 나야,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나’ 하는 생각이 떠오르며 평안이 찾아온다. 그리고 ‘나는 나를 잘 알아, 내 글을 완전히 이해하여 훌륭하다 여기는데 나를 모르는 사람이 읽을 때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라 서둘러 출판사에 보낸 원고를 읽는다. 이때 거절당한 이유가 보인다. 글 쓴 사람의 눈과 읽는 사람의 다른 눈이 이해가 되며 ….

이러며 하나님이 나의 삶에 질서 정연한 방법으로 구체적으로 개입하심에 눈이 떠진다. 먼지처럼 작아지게 만들고 다시 평안을 주시곤 문제와 해결하는 방법까지 보게 하시는 … 그리고 사명감을 주시며 일어서게 하시는 … 이 일을 이루시려 동틀 녘의 산책을 습관 되게 하셨나 보다.

인간은 누구나 사노라면 자신의 무지와 온전히 알지 못하는 가운데 하는 말들과 거짓 그리고 불의를 만나며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찌질한 변덕쟁이가 되어 방황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가운데 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응석받이 신앙인이 되기 일쑤다. 이렇게 몸은 어른인데 영은 어린이인 영혼들을 먼저 건강하게 만들고 진리를 깨달아 성숙되어 당당하고 가치 있게 살아가게 하고 싶은 것이 하나님의 마음 아닐까? 이를 위해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말씀하시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울라, 부르짖으라, 구하라 하시는데 난 내 알량한 꾀로 무언가 이루려 했다.

이런 날 동트는 새벽길을 산책하게 하시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시곤 영혼의 자유와 평안 가운데 내 실체를 보게 하시는 은혜가 새롭다. 그리고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게 진리를 묘사하게 하시는 인도가 보이는 듯하다. 이러며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는 강한 바람 안에도, 지진 가운데와 불 가운데도 계시지 않던 하나님이 세미한 음성으로 엘리야에게 하시며 사명을 주심이 누구에게나 이루어지는 일임을 알고 환한 웃음을 웃는다.

우리의 삶에 구체적으로 개입하시는 하나님 사랑이 냉정한 경쟁 사회에서 실력을 겨루며 이루게 하시려는 의도임을 느끼며 심장이 뛴다. 숨쉬기처럼 쉬운 신앙을 중력의 근원을 풀듯 어렵게 여기며 어리석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세상, 그리고 진리 안에서 누리는 행복을 소개할 사명을 마음에 품고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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