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웨스턴 한국부, ‘존 바클레이 교수’ 초청 온라인 컨퍼런스 성황리 개최
세계적 석학의 빛난 통찰, 주의 만찬의 진정한 의미 밝혔다.
주의만찬, “동정이 아닌 존중, 자선이 아닌 연대, 그리스도와의 연합”
미드웨스턴(MBTS) 한국부는 지난 4월 25일(목)에 2024년 가을학기부터 시작하는 신약학 박사과정 개설을 기념하여 존 바클레이(John M.G. Barclay) 교수를 초청, 열여덟 번째 온라인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컨퍼런스는 전 세계에서 줌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19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90분의 강의와 30분의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주의 만찬과 사자의 몫 The Lord’s Supper and the Lion’s Share”라는 제목의 이날 강연은 세계적인 석학다운 성경적 해석과 놀라운 통찰력으로 “고전11:17-34” 본문을 면밀하게 다루어 주의 만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했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또한, 앞으로 진행될 미드웨스턴 한국부 신약학 박사과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미드웨스턴 아시아부 학장, 박성진 교수는 이른 아침부터 모인 참석자들에게 환영의 인사와 함께 강사로 초청된 존 바클레이 교수를 직접 소개하며 컨퍼런스의 문을 열었다. 박 학장은 “라이트풋 신약학 석좌교수직은 여러 기라성 같은 신학자들이 이름을 올렸고, 그 계보를 이어 존 바클레이 교수는 영국 더럼대학교(Durham University)에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재직 중이며, 올 8월에 은퇴를 앞두고 있어 현직에 있을 때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강연이다”라고 설명해 초청의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또한 바울연구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학자로 이미 알려져 있고, 대표적인 저서, 『바울과 선물: 사도 바울의 은혜 개념 연구』를 언급하며 바울신학의 옛 관점과 새 관점의 대치관계를 은혜신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했다는 높은 평가를 덧붙였다.
박 교수는 미드웨스턴 한국부의 신약학 박사과정은 신약 본문 및 신약 관련 고대 문헌 연구의 주제들을 최고의 교수진으로부터 석의와 연구방법론을 배우는 체계적이고 학문적인 과정으로 디자인되어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바클레이 교수에게 사사받은 박형태 교수(주님의보배교회 담임, 미드웨스턴신약학 교수)가 이날 통역을 맡아 바통을 이어받았다.
바클레이 교수는 고린도교회 회중의 공동식사 방식에 대해 ①공동식사 현장에 어떤 문제가 있었고 바울은 왜 분노했는지 ②바울은 만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것이 상징하는 사회적 관계에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지 ③최후의 만찬 전통이 바울의 주장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 사건이 복음서가 전하는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 사건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밝힘으로써, 본문이 오늘날 교회 공동체에게 주는 의미를 새롭게 고민해 볼 것을 도전했다.
지난 몇십 년 동안 고린도교회에서 벌어졌던 일을 재구성하기 위한 상당한 학문적인 노력이 있었다. 바클레이 교수는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 자체에 집중하기 위해, 조나단 패리와 모리스 블로흐와 같은 인류학자들이 제시하는 세 가지 교환영역, ①시장 교환(가장 아래 레벨의 교환단계, 개인이나 가정의 단기적인 상품 거래) ②사회적 교환(개인을 넘어선 지속적인 대인관계와 집단관계 속에서의 교환) ③신성한 교환(가장 높은 레벨의 교환단계, 신과 인간 사이의 교환)에 대한 모델을 본문 해석의 틀로 사용했다.
세 가지 계층적 거래 모델에서는 하위 단계에서 상위 단계로 전환되는 경우(예: 개인적 시장 교환이 긍정적인 사회적 목표에 기여한 경우)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어지지만, 상위 단계에서 하위 단계로 전환되는 경우(예: 농부가 신을 위해 작물을 드리는 것을 무시하고, 이익을 남기는 것에만 집중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평가가 주어진다. 이 관점에서 볼 때, 고린도교회의 공동식사(주의 만찬)는 함께 주의 이름을 부르는 ‘신성한 교환’의 모습이 아닌, 다른 지체를 희생시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하위 단계의 거래 질서로 격하되었고, 이 때문에 바울이 책망하고 있다는 것이 바클레이 교수의 해석이다(고전 11:21-22). 즉, 고린도교회 회중의 모임이 오히려 나뉨과 분쟁의 자리가 됐고, 마땅히 주님의 만찬이 되어야 하는데, 각자가 자신의 만찬을 도용하는 자리(음식이 공평하게 주어진 것이 아닌, 자기의 식사를 먼저 갖다 놓게 되어 과잉의 정도를 제기, 고전 11:21)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하나님의 교회를 업신여기고 가지기 못한 자들을 부끄럽게 했다(고전11:22)고 직설적으로 선언했다. 바울은 개인적인 식사와는 달리 함께하는 식사를 강조했고, 이는 온 회중을 품는 사회적인 실체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는 공평하지 않은 음식 분배를 설명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의 우화, ‘나귀와 사자의 몫’을 적용했는데, 함께 사냥한 노획물을 나누는 과정에서 사자는 모든 몫을 차지하기 위해 파트너였던 나귀를 쫓아버리고 결국 삼등분한 것을 다 취했다. 자신의 몫이 아닌 것까지 탐하는 사자의 모습과 고린도교회 공동식사의 자리를 오버랩한 것이다.
바클레이 교수는 또한 본문 23-25절에 등장하는 최후의 만찬 이야기에는 오직 “예수님”과 “너희”라는 청자만이 등장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를 위하는 내 몸(24)이라 말씀하셨고, “너희”를 위한 예수님의 죽으심을 기념하라(25) 하셨다. 이것이 바울이 고린도교회 교인들의 만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후의 만찬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이다. 왜냐하면 최후의 만찬이 “너희”를 위한 그리스도의 죽음을 선포하기 때문에 그들이 그리스도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안다면, 모든 참여자에게 존엄성을 부여하고 사자의 몫 나누기 같은 모습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주의 만찬은 서로를 돌보고 존중하는 공동체의 모델이 된다. 상호 깊은 관심과 지지를 통해 각 구성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고통 시에 함께 고통을 받으며(고전 12:26), 또 모두가 배려하고 인정하는 습관으로 서로의 명예를 지켜가는 것이다. 바클레이 교수의 핵심적인 주장은 공동체적 삶에 대한 바울의 모델이 상호 간의 존중에 기초한 연대라는 것이다.
본문 26절에서 바울은 예수님이 사용하신 “너희”의 대상을 당시 바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너희(고린도교회 성도)”로 자연스럽게 연결함으로써,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 전통이 오늘날에도 예수님과 성도 사이에 여전히 동일한 ‘신성한 교환’이 되어야 함을 밝힌 것이다. 결론적으로, 공동식사 즉 ‘주의 만찬’은 고린도교회 교인들에 국한되어 물질적 충족이나 공평을 지향하는 자리가 아니라, 만찬의 의미가 ‘주님께 속한 신성한 교환’의 정의로부터 그리스도와의 연합(고전10:16-17)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바클레이 교수는 강조했다.
바울이 원하는 것은 “동정이 아닌 존중, 자선이 아닌 연대, 자선활동이 아닌 그리스도께서 위하여 죽으신 사람들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정의”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번 강연은 주의 만찬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교회 공동체의 역할을 되돌아보며, 각 구성원을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을 공동체적 삶에서 살아내야 함을 도전했다. 이후 5가지 질의응답을 끝으로 이날의 컨퍼런스는 깊은 의미와 여운을 남기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미드웨스턴은 남침례회(SBC) 산하 신학대학원으로, 현재 한국부는 720여 명으로 한국어로 제공하는 학위 과정 가운데 북미 최대 규모이며, 실제적이면서도 전문성이 검증된 교과과정 및 교수진으로 명성이 높다. 미드웨스턴 학위과정 입학은 학교 웹사이트(www.mbts.edu/ks)를 참고할 수 있고, 김동규 팀장(이메일: ks@mbts.edu; Tel.: 816-414-3754)에게 문의하면 된다.
/ 강희자 기자 bpnews@bpnews.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