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균 목사의 성령 안에서 이미지로 설교하라] (26)

성경에 담긴 이미지-창세기 5

우리는 주변에서 여러 종류의 냄새를 맡는다. 그 냄새가 우리의 코를 자극하면 뇌는 맛있는 냄새, 향기로운 냄새, 고약한 냄새 등으로 분별한다. 향기로운 냄새를 퍼뜨려 몸의 악취를 감추어주는 향수의 역사를 잠시 살펴보자. 향수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인도 북부 파미르 고원 지역에 살던 흰두교도들의 종교의식에서 사용했던 훈향(fumigation)이라고 한다. 그들은 의식을 행할 때 신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목욕 후 향나무를 태워 그 연기를 쐬고 제단으로 향했다고 전해진다. 이들의 관습이 코카서스와 터키 지방을 거쳐 유럽에 전해지면서 향수의 어원이 라틴어 “퍼 퓨마레”(Per fumare) 즉, “연기를 내다” “연기를 통하다”에서 유래되었다. 향수의 사용은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 이집트의 투탕카맨 왕 피라미드의 미이라 방부처리에서 향이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향료를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린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녀는 자신이 직접 아이리스, 몰약, 유계 등을 건조시킨 뒤 포도주에 넣은 후 추출하여 송진과 벌꿀을 첨가해 “커피”(Kyphi)라는 향료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한다. 그녀가 탄 유람선 돛대에는 수많은 장미를 수놓아 먼 바다에서도 그 향을 맡을 수 있었고, 그녀의 집에는 구석 구석 방향을 달아놓아 어디를 가도 향기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클레오파트라는 향료를 나일강 일대에 수출하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향료는 그리스와 로마까지 전달이 된다. 그리스인들은 연회장을 장미로 장식하고 음식물에 향료를 사용하게 된다. 로마의 귀족들은 향을 몸에 바르게 되었고, 전쟁에 출전하는 병사들은 자신이 죽은 후 시체를 보존하기 위해 향료를 뿌리고 전쟁에 임했다고 한다. 이러한 향료는 1202년에 일어난 제 4차 십자군 원정 때 일반인들에게 보급되기 시작한다. 십자군이 이탈리아 베니스 상인들과 동양으로 향하는 지중해권을 장악함으로 베니스는 동방무역을 통해 향료를 수입하고 수출하는 부와 권력의 중심지가 된다. 그 후 중세 연금술사들이 “알콜”을 개발하면서 원료로만 머물던 향료가 오늘날의 향수로 거듭나게 된다.

창세기에 보면 냄새에 관한 이미지가 등장한다. 야곱이 낳은 딸 중 디나가 있었는데 히위 족속 중에 세겜이라는 그 땅 추장이 그녀를 연모하여 강제로 동침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세겜은 야곱에게 디나와 결혼하기를 청한다. 야곱의 아들들은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아야 이스라엘 백성과 결혼 할 수 있다고 말해 세겜과 그의 성에 있는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는다. 3일 째 되는 날 그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을 때, 시므온과 레위가 칼로 그 모든 남자를 죽이고 디나를 세겜의 집에서 데려온다. 그 때 야곱은 겁에 질리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에게 이르되 너희가 내게 화를 끼쳐 나로 이 땅 사람 곧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에게 냄새를 내게 하였도다 나는 수가 적은즉 그들이 모여 나를 치고 나를 죽이리니 그리하면 나와 내 집이 멸망하리라”(창34:30). 그 냄새는 결코 좋은 냄새는 아니다. 주변 족속들과 적이 될 수 있는 냄새다. 잠언 10장 7절에서도 “의인을 기념할 때에는 칭찬하거니와 악인의 이름은 썩으리라”고 증언한다. 이름이 썩는다는 것은 평판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부모가 자녀를 낳으면 자녀의 미래를 기대하며 좋은 이름을 붙여준다. 그러나 좋은 이름을 가졌다고 해서 훌륭한 인생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성경에 보면 이름대로 산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모세는 ‘끌어낸’이라는 의미대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속박에서 구출해 내 출애굽의 영웅으로 살았다. 사무엘은 ‘하나님께 구함’ 혹은 ‘하나님의 이름,’ 그리고 히브리어로 ‘그의 이름은 신’이라는 뜻인데, 그 이름대로 이스라엘의 사사, 선지자, 제사장으로서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님 앞에 세우는 일을 평생 충성스럽게 감당하였다. 반면, 가룟 유다는 복된 이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지 못했다. 가룟은 유대 남부 지역에 있는 지명이고, 유다는 ‘찬양하다’는 뜻이며 동시에 이스라엘의 왕조가 나온 지파 이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그의 스승인 예수님을 팔아넘긴 엄청난 죄를 지었다. 그 결과 그의 이름은 썩은 냄새를 풍기게 되었다. 한편,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생축으로 하나님께 드리신”(엡5:2) 행위로 묘사된다. 우리 주님의 희생은 향기로운 행위이며 그분을 따라가는 모든 제자들은 아름다운 향기를 발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