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종 목사의 방북구호선교이야기] 콩 보내실 것이죠?
콩 보내실 것이죠? / 마 5:11-12
요즘 북미관계가 최악을 닫고 있어 북한구호선교를 하기기 얼마나 힘든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UN 세계식량기구에서도 모금이 되지 않아 어린이 식량공급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북도 이런 사정을 알고 중국을 통해 “콩 보내실 것이죠?”라고 확인을 하는 것입니다. 20년간 우여곡절 가운데서도 식량구호지원을 지켜왔으나 이번에는 윤유종 목사라도 콩을 보내기가 어려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아심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모금을 하면서 여러 가지 것들이 주마등처럼 마음과 생각에 스쳐갔습니다. 강원도 문천과 원산에 있는 원장들, 선생님들 그리고 고아 아이들이 보이면서 “이번에도 오시는 것이죠?”라고 저를 부르는 것입니다. 한 간부께서 제 두 손을 잡으면서 “목사 선생, 우리를 도와주셔야 합니다.”라는 음성이 계속 들리는 것입니다. 조선교육후원기금과 양해문(각서)을 만들어 서로가 합의된 내용(예, 연 2회 60톤의 식량을 지원한다)을 최대한 지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이번에도 콩 60톤 보내실 것이죠? 12월 5일까지 보내주십시오!”라고 연락이 온 것입니다.
모금을 해보고 또 해보았지만 콩 60톤($42,000불) 모금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매년 매번 돕던 미국의 4개 교회가 이번에는 재정이 부족하니 도울 수가 없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5천 불이 부족해 어디선가 구해 송금을 마쳤습니다. 저희 안에서도 이번에는 보내지 말자고 하는 의견이 강했습니다. 안에서도 반대의견이 나오는데 밖에서는 오죽하였겠습니까! 저희 안에서는 “현재 미 시민권자가 방북할 수 없으니, 모금도 힘들고 하니, 미 국무성에서 방북 허가서가 나오면 그때 식량과 함께 가십시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또한 다른 의견은 “우리가 방북을 못해도 고아들과 환자들은 먹여야 합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모금이 되면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은혜로 일단 모금이 되어 보낼 수 있었습니다.
북 파트너에게 콩을 보냈겠다고 연락을 하니, 이번에는 아이들이 컴퓨터를 배우기 원하니 중국에서 재생한 80불 것을 90대 지원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요청을 받을 때 얼마 전 있었던 일이 떠오릅니다. 3년 전 500불이나 되는 아이패드(Ipad)를 구입했는데 어느 분의 자녀가 필요하다고 해서 그것을 주려고 하니 오래된 것이라고 받지를 않은 것입니다. 그래 새것 도 아니고 비싼 것도 아니고 중국에서 중고를 모아다 조립한 것을 보내는 것이니, 중등학원 고아들(고등학생)에게 교육용으로 좋을 것이라 생각해 내년 봄에 방북 시 모금이 되면 가지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중국 조선족 상인에게 이런 재생품이 UN제재의 대상이 되는 가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또 어린이 방한복을 보낼 수 있냐고 물어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금이 되는대로 얼마라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조선족 상인이 연락이 온 것입니다. “목사님, 그 방한복은 제가 돕겠습니다.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하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목사 선생이 콩 모금하기도 힘든데 이것저것 도와 달라고 하니 마음이 안됐던 것입니다. 아마도 제가 너무 딱해 보였던 것 같습니다.
20년 경험을 통해 보면 북한 사람들은 “달라고”하는 말을 어지간하면 하지 않습니다. 물론 자신의 자존심도 있지만 그것보다 국가의 자존심 그리고 감히 외국인에게 “도와주십시오!”라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말이 발각 날 때 그 사람은 다시는 저를 볼 수 없게 됩니다.
한 번은 아침부터 술 취한 안내원이 길을 인도하다가 시골길에서 길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운전사에게 이리가라 저리 가라 하지만 길을 찾지 못하는 것입니다. 평안북도에 한 협동농장을 찾아가는 길이였습니다. 도중에 한 농부가 있어 잠깐 내려 소변도 보고 저 농부에게 인사도 하겠다고 했습니다. 먼저 안내원과 농부에게 찾아가 “요즘 농번기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두 사람 눈치를 보더니 벌떡 일어나 “위대한 장군님이 다 주셔서 우리는 필요한 것이 없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농사꾼 치고는 학습을 잘 받은 사람입니다. 이처럼 저들은 “도와주십시오!”라는 말은 금단입니다.
ICBM 화성 15호를 북이 발사한 후, 한미 공상 훈련이 오늘(4일-8일)까지 진행됩니다. 260대 최단 비행기들이 북을 공격할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 뉴스가 전 세계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오늘 목사회 총회가 있었는데, 총회 전과 후에 공상 훈련의 대화로 열을 올렸습니다. 이런 뉴스에 우리는 시간, 정신과 마음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 크리스천들은 어떤 뉴스에 시간, 정신과 마음을 쏟고 있습니까?
예, 성탄절은 어김없이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이번 성탄 계절에는 우리민족의 구호선교에 마음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