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종 목사의 방북구호선교이야기](152) 북한에 기쁜 소식이 있기를 / 눅 1장 31절
윤유종 목사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미주)
북한에 기쁜 소식이 있기를 / 눅 1장 31절
요즘 어디서나 기쁜 소식을 듣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전쟁, 경제, 질병 및 정치에서 듣기 싫은 소식만 들립니다. 이런 와중에도 12월이 벌써 왔습니다.
“기쁘다 구주오셨네”의 찬송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옵니다. 여기 경기도 파주에는 벌써 눈이오고 얼음이 얼어 오는 아침에도 뜨거운 물로 부어 얼음을 녹이고 차를 가동시켰습니다. 저절로 흥겨운 12월입니다.
요즘 백화점 앞에는 예년처럼 구세군 자선냄비가 놓여있고, 옆에 군세군 아저씨가 벨 소리를 내며 모금을 하고 있습니다. 만원 짜리, 천원 짜리는 쉽게 넣은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얘기가 있습니다. 한 스님이 자선냄비 옆에 탁자를 놓고 그 위에 작은 부처를 올려놓고, 목탁을 두드리며 연보를 모금하고 있었습니다. 구세군 아저씨가 “저 스님 마음이 흉하구나” 하며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선냄비에도 사람이 모이고 부처를 올려놓은 탁자 앞에도 사람이 모여들었습니다. 자선냄비에도 동전 소리와 지폐를 넣은 사람들이 많고, 옆에 있는 연보함에도 동전 소리와 지폐를 넣은 사람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기독교 신자들 그리고 불교 신자들 또한 사람이 몰리니 군중심리가 작용해 헌금과 연보를 많이 한 것입니다.
저녁이 되어 모금함을 거둘 때가 되니, 스님이 일어나 연보함을 가지고 옆에 있는 자선냄비에 와르륵 부어넣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웃으며 하는 말이 “불우한 사람 돕는다니 나도 함께 하는 것이요” 하면서 스스로 사라졌습니다. 이 얘기를 들으니 그래도 듣던 중 기쁜 소식이었고, 그 소식으로 한번 미소를 지었습니다.
크리스마스 계절이 되면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흑인 군인 아저씨입니다. 저는 농촌에서 살았기에 국민학교 3학년까지 흑인을 본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눈이 쌓인 추운 겨울 아침에 학교 운동장 앞에 미군 트럭이 들어와 학생들을 태우고 어디론가 두 시간 정도 달렸습니다.
낯선 미군 부대였습니다. 아이들 놀이에 영화를 보여주고, 생전 처음 보는 미제 음식을 먹고, 나가는 문 앞에 검은 얼굴의 흑인 군인 아저씨가 한 손에는 오렌지와 다른 손에는 10원 짜리 지폐를 들고 나를 유혹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서웠지만, 둘 다 가지고 싶은 마음에 눈을 위에서 아래로… 즉 오렌지와 돈을 보고 가지려 했습니다.
그런데 오렌지 든 손만 그대로 놔두고 다른 손은 뒤로 빼냈습니다. 위를 보아 웃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습니다. 얼굴은 검은데 이빨은 아주 눈같이 희었습니다. 그 아저씨가 웃으며 나에게 오면서 돈을 주며 나를 갑자기 안는 것이었습니다. 훈훈하기도 했지만 무섭기도, 놀랍기도 해서 뿌리쳤습니다. 지금 그 아저씨가 그립기도하고 아저씨에게 미안하기도 하며 고맙기도합니다. 내 일생에 잊지 못할 오래 남는 크리스마스의 추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스님과 흑인 군인 아저씨를 생각하면서 올해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고민해 봅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천사입니다. ‘사가랴’라고 하는 레위인이 성전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중 나타나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을 것을 알려줍니다. 사가랴와 엘리사벳은 나이가 많아 아이를 날 수 없었던 중이었습니다. 얼마나 놀랍고 기쁜 소식입니까?
이 천사가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 가서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그 이름은 마리아입니다.- 그녀에게 나타나 말하기를, “마리아, 야, 무서워 말라, 네가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느니라,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이웃 형인 ‘봉용’이 형이 천식으로 입원했다고 하는데, 꽁꽁 얼어붙은 북녘 일꾼들에게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선물 보따리를 주듯이 준비해서, 기쁜 소식 중의 기쁜 소식인 ‘예수님 탄생’을 묵시적으로 전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