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나 사모의 병아리 사모일기” (25) 내 딸이 사모라면

김수나 사모 (루이빌 우리교회(KY))
내 딸이 사모라
3년전, 아빠와 엄마가 내가 섬기는 교회에 왔던 날을 나는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담임사모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나조차도 교회가 익숙하지 않던 때였다. 나는 그 안에서 하루하루를 배우며 살고 있었지만, 엄마 아빠의 눈에는 그 공간이 더 낯설고 더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아빠 엄마는 교회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몸을 낮추었다. 말투는 한 톤 더 조심스러워졌고, 웃음은 필요 이상으로 길었다. 혹시라도 내 딸이 미움이라도 받지 않을지, 괜히 사위의 목회에 부담이 되지는 않을지, 오랜만에 미국에 있는 딸 집에 온 아빠와 엄마는 행동 하나, 말 하나까지 고르고 또 골랐다. 만나는 사람마다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고, “우리 딸이 아직 어려서.. 너그럽게 봐주세요. 잘 부탁드려요”라는 말을 거의 기도처럼 반복했다.
그 모습은 마치 처음 시집간 딸을 부탁하는 부모님의 태도 같았다. 맡긴다는 말은 쓰지 않았지만, 마음은 분명 그 자리에 가 있었다. 나는 그 장면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고 있었다. 실은 나 역시 혹여나 짧은 대화 속에서 실수가 있지는 않을까, 괜스레 심장이 콩닥거렸다.
삼 주 동안 머무는 내내 아빠와 엄마는 한 번도 완전히 풀린 얼굴이 아니었다. 성도들은 진심으로 그들을 환영했고, 손을 잡고, 웃으며,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그럼에도 부모의 어깨는 쉽게 내려오지 않았다. 사랑을 받으면서도 긴장을 놓지 못하는 그 마음을, 나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담임 목회를 시작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기에 나 또한 새 교회가 어색했던 그때. 아빠와 엄마는 딸을 위해 더 조심했고 더 긴장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딸 집에 와서도 마음 편히 있지 못하는 아빠 엄마의 등을 바라보며 고맙고, 또 아팠다. 사랑이 이렇게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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