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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나 사모의 병아리 사모일기” (9) 서로의 가족이 되어주는 교회

“김수나 사모의 병아리 사모일기” (9) 서로의 가족이 되어주는 교회

김수나 사모 (루이빌 우리교회(KY))

서로의 가족이 되어주는 교회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이 돌아왔다.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삼삼오오 다시 한곳으로 모여 한 해 동안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에 감사하는 귀한 날- 교회에도 학교와 직장을 따라 타주로 갔던 성도님의 자녀들이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예배 드린다. 교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반가운 얼굴에 나까지 덩달아 웃음이 나는 행복한 주간이다.

하지만 추수감사절이어도 특별히 만날 가족이 없는 성도님들도 종종 계시다. 가족이 없는 타지에서 홀로 명절을 보낸다는 건 참으로 외롭고 고독한 일이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땐 그게 바로 내 이야기였다. 한국에 가족을 두고 홀로 미국 땅에 온 나는 설날에 특별한 것이 없어 남편과 둘이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명절을 보냈다. 그때 조금 삼켜진 나의 외로움이 그 이후로 혼자 계신 성도님들을 이해할 수 있는 작은 통로가 되었다.

나의 사랑하는 첫 교회 밀워키에서는 추수감사절이 되면 유학생들이 모여 함께 그 시간을 보냈다. 권사님들과 집사님들이 섬겨주신 사랑과 헌신으로 입이 쩍 벌어지는 한 상을 대접받고 서로 선물을 주고받았다. 타지에 있지만 서로가 가족이 되어 그날을 결코 혼자 보내지 않게 교회에서 배려하고 또 섬겨주셨다. 그래서 훗날 그때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드디어 그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새로운 추수감사절이 찾아왔다. 새롭게 부임한 루이빌 교회에서 남편과 나는 첫 땡스기빙파티를 준비했다. 텅빈 교회에 문을 열고 들어와 남편은 아이들이 놀 바운스하우스를 설치했고 부엌에서 나는 30인분의 된장찌개를 끓였다. 어제 남편이 물안경 쓰고 자른 양파절임도 꺼내 놓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성도님들과 사역자들이 도착해 같이 음식을 준비하고 고기를 굽고 교회를 깨끗이 청소하며 새로운 가족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처음 미국에 와서 가족이 없는 성도님들 가정 위주로 모인 자리, 안수집사님이 왕복 13시간에 걸려 공수해 오신 한국산 맛 좋은 삼겹살과 여전도회 회장님이 직접 집에서 쑤신 떡케이크까지.. 모두의 헌신과 사랑으로 값으로는 매길 수 없는, 그런 귀한 한 상이 차려졌다.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서로가 서로의 가족이 되어주는 예수님의 귀한 사랑을 경험하고 배우는 그런 교회가 되길 기도한다. 그래서 오롯이 하나님만 영광 받으시고 기뻐하셨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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