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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社說] 기한침, 제114차 정기총회 총회장 공석 사태

[사설 社說] 기한침, 제114차 정기총회 총회장 공석 사태

기독교한국침례회(기한침), 제114차 정기총회가 9월 9~11일(월~수)의 일정으로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개최됐다. 교단 초유의 상황에서 개최된 총회이기에 침례교 내부에서뿐 아니라 교계에서도 관심이 쏠렸다. 기한침은 지난 113차 회기에도 임원선거의 갈등으로 법정 공방이 있어 총회장과 제1부 총회장의 직무가 정지되는 일이 벌어졌는데, 이번 제114차 정기총회를 앞두고도 총회장 후보 전원 탈락이라는 선관위 발표가 있어 혼란이 예기됐다.

기한침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9월에 열리는 제114차 정기총회를 앞두고 총회장 후보 2명 모두를 등록 무효한 것이다. 선관위는 2일 긴급회의를 열고 이욥, 장경동 목사에 대해 “입후보자의 의무사항 또는 제반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등록 무효를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총회장 선거는 무산될 위기에 처했었다.

이욥 목사의 경우 ▲금품 살포 ▲선거 담합 ▲사전선거운동 금지 기간 중 금품 제공 ▲당사자 적격 원칙 위반 등의 사유가 제시됐다. 특히 이 목사가 현 총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총회장 후보로 나선 것은 “원고와 피고가 동일인이 되는 현상을 초래한다”고 선관위는 지적했다. 장경동 목사에 대해서는 ▲복수 교회 담임 및 유지재단 미가입 ▲사전선거운동 금지기간 중 금품 제공 등이 문제가 됐다. 선관위는 장 목사가 5개 교회의 담임을 맡고 있으나 후보 등록 시 1개 교회만 표시한 것은 서약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총무 후보로 나선 김일엽 목사는 “서류와 절차, 선거법 위반 사항에 대한 제보가 없어” 후보자로 확정됐다. 이에 이욥 목사는 법원에 ‘후보 등록 부여 가처분’, 장경동 목사는 ‘후보 등록 무효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9월 4일 이욥 목사의 요청만을 받아들였다. 선관위는 항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 정기총회는 이욥 후보에 대한 반대표가 많아 결국 후보 사퇴로 인해 ‘총회장 공석’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아직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판결뿐 아니라 변호사 비용 처리 문제, 임시총회 등 앞으로 어떤 논란과 혼란이 발생할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꼭 한국에 연고가 있거나 침신대 출신이 아니어도 침례교 목회자에게는 한국의 이런 상황이 남의 일 같지 않다. 또한,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며 각자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미주의 침례교 정기총회는 기한침의 정기총회와는 성격이나 문화가 많이 다르다. 우리는 가족수양회와 친교의 성격이 강하고, 기한침의 총회는 회무 중심적이다. 그래서 미주도 무거운 의제가 많아지거나 이권이 발생하고, 선거가 과열된다면 한국의 모습과 비슷할 수 있다.

혹자는 미주의 총회가 너무 싱겁다고, 특히 임원선거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말도 한다. 심지어는 기한침처럼 총회를 향한 헌신의 다짐이 있는 사람만 출마하도록 고액의 등록비를 받자는 의견도 있다. 그런 정치꾼의 목소리는 관심을 둘 필요가 없으며 싱거운 것이 분쟁보다는 낫다. 오히려 경쟁이 과열되지 않게 하는 제도가 있는 게 더 낫다. 제1부 총회장만 뽑고, 제1부 총회장이 다음 회기에 특별한 결격의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총회장으로 선출되는 방법도 거론된다.

그렇지만 아무나 나선다고 뽑아서는 안 될 일이다. 리더의 자리는 명예나 무언가 얻는 자리도 아니며, 우리의 리더십은 섬기는 리더십으로 좋게 자리가 잡힌 상태다. 이런 좋은 문화가 계속 이어져 가기를 소원하며 기도한다. 사실 법정으로 가지 못하게 규약을 만드는 것보다 문화로 자리 잡는 것이 더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규약이 있으면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한국의 경우 규약이 있더라도 법원에 제소하면 그만이다. 우리의 약속이 무력하게만 느껴질 뿐이다.

이런 일로 교단 정치를 도외시하거나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정치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며 올바른 리더가 정치를 잘하면 교단이 성장하게 되고, 부족한 리더가 정치를 제대로 못 하면 교단의 성장 동력이 후퇴하게 된다. 사회에서도 정치 지도자로 인해 그 나라와 민족의 운명과 미래가 바뀌는 것처럼 교단도 마찬가지다. 미주에 자리 잡은 정치 문화가 퇴색되지 않기를 바라며 한국의 임시총회를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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