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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관 목사의 목회의 길에서]

허리케인 하비가 우리에게 남긴 것들

[이수관 목사의 목회의 길에서] </br></br> 허리케인 하비가 우리에게 남긴 것들

 

이수관 목사가 자신이 시무하는 휴스턴 서울교회 성도들에게 쓴 글이지만 휴스턴의 고뇌를 잘 담고 있어 이곳에 옮깁니다.<편집자 주>

지난 한 주(9월 2일 기준)는 정말 우리가 평생 겪어 보지 못한 경험을 많이 한 한주였습니다. 처음으로 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했고, 이어서 목요일까지 교회의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문을 닫는 경험을 했습니다.

토요일 밤부터 집중적으로 쏟아 부은 비의 양은 거의 1년 동안에 올 비의 양과 맞먹는 것이었다고 하고, 그것으로 인해서 우리 교인분들을 포함하여 많은 한인들의 집과 사업장이 침수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별히 주일 저녁에는 이미 피해가 많은 상황이었는데 비는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으로 밤을 새운 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가장 감사하고 극적이었던 것은 화요일에 비가 그쳤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그 상황에서 비가 하루 이틀이라도 더 왔다면 피해는 훨씬 더 컸을 것입니다. 게다가 뉴스에서는 그 주 내내 비는 계속 올 것이라고 했고, 비가 그치고 나면 이어서 강풍에 의한 피해도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어회중에서도 그랬고, 한어회중에서도 초원지기들을 중심으로, 한 시간에 10분씩 비가 그치기를 기도하고, 또 외부에 있는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셨는데, 화요일부터 갑자기 빗줄기가 약해지기 시작했고, 오후에는 기적적으로 비가 그치고 파란 하늘이 보였습니다.

지난 금요일(9월 2일 기준)에는 교회에서 합동기도회를 했습니다. 기도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어서 모이자고는 했지만 휴스턴 전역에 통행금지도 있는 상황이라 많은 분들이 모이지는 못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정말 본당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한 시간 동안 뜨겁게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기도가 간절했던 것 같고, 특별히 집을 잃은 분들이 담담한 모습으로 뜨겁게 기도하는 모습들이 감동이 되었습니다.

저도 이번에 집에 물에 잠기는 상실감이 얼마나 큰지를 조금 느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물이 계속 올라와서 중요한 물건들은 가급적이면 높은 곳에 올려놓고 대피를 하는데, 안타까우면서도 형언하기 어려운 상실감 같은 마음이 있더군요. 어떤 분들은 대피하라고 하는데도 지붕에 올라가서 텐트를 치고 여기서 죽겠다고 했다는데 그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번에 집을 잃은 분들은 모두 그런 상실감을 느끼고 계실 것입니다. 우리가 다 같은 마음으로 위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부터는 회복과 복구에 한마음이 되어야 할 때 입니다. 일단 물이 빠진 집에 가서 청소를 돕는 도우미 팀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일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특별히 앞으로 2-3주간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사정이 허락하시면 모든 성도님들이 돌아가며 하루 이틀 휴가를 내셔서 섬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서 특별 수재헌금을 모금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성도님들이 함께 동참해 주시면 조금 더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월초에 예정된 평신도 세미나는 우리교회에서 하지 않으면 수요를 감당할 교회가 없기 때문에 예정대로 실시합니다. 이번 세미나는 신청받기 시작한지 24시간 만에 140명 정원이 채워질 정도로 필요가 큰 것 같습니다. 어려움 끝에 사명감으로 감당하는 세미나에 평소와는 또 다른 큰 은혜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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