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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수다(3) – 날치기 당한 헌금

목회수다(3) – 날치기 당한 헌금

김영하 목사(샬롬선교교회, 미주)

날치기 당한 헌금

교회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자매가 공장에서의 일을 마치고 수요예배에 오는 중이었다. 피곤한 몸을 이기지 못해 그만 버스에서 약간 졸았다. 그사이에 그만 헌금하려는 돈을 날치기당했다. 

예배당에 들어올 때부터 자매의 얼굴이 어두웠다. 목사는 강대상 앞에 서서 문으로 들어오는 교인들의 얼굴을 살피게 된다. 피곤하지는 않은지, 무슨 근심은 없는지, 해결하지 못하는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그래서 목사 노릇 10년이면 웬만한 관상은 볼 수 있다. 목사는 교인들 얼굴만 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아니까 에둘러 속일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배 시간 내내 얼굴이 밝지 않아 궁금함이 가득하던 차에 예배를 마치자마자 곧장 달려가 물었다. 헌금을 날치기당했다며 정말로 하나님이 계시냐고 너무 속상한 나머지 울면서 말했다. 아직 믿음이 성숙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드리고 싶어서 준비한 헌금을 소매치기 당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싶었다. 하나님께서 자매의 그 마음을 받으셨다고 해도 별 소용이 없었다. 위로의 말이 별 소용이 없자 기도하자고 했다.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이 생각났다. 자매의 헌금을 하나님께서 받으시고 좋은 것을 예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행여 이 일로 인해 그 자매가 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등한시하지는 않을까, 그나마 있던 믿음이 없어지지는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으로 며칠을 보냈다. 토요일 늦은 오후에 들뜬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 왔다. 원래 자신의 월급을 올려줄 때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장이 특별히 월급을 올려주었는데 딱 지난 수요일에 잃어버린 금액만큼 올려주었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잃어버릴걸 그랬다며 깔깔 웃었다. 

연약한 믿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드리려는 그 마음을 하나님께서는 기쁘게 받으시고 위로하신 것이다. 그리고 목회 초년생인 나의 체면도 세워주셔서 선포한 그대로 이루게 하신 것이다. 돈은 날치기당해도 믿음은 날치기당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지켜주신 하나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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