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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사모의 ‘교회 장애교육’(29) 4월은 장애인의 달     

홍 사모의 ‘교회 장애교육’(29)  4월은 장애인의 달     

홍경아 사모(미주)
아리조나한인교회, 현 공립초등학교 특수교사

4월은 장애인의 달   

4월 1일은 무슨 날인가? 거짓말을 주고받는 날이다. 난 만우절이 한국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미국에도 “April Fool’s day”가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었다. 역시 거짓말은 인간의 본성인 듯싶다. 

그렇다면 4월 2일은 무슨 날인가? 영어로는 “Autism Awareness Day”, 즉 “세계 자폐인의 날”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2007년 유엔 총회에서 만장일치의 결의로 4월 2일을 자폐인의 날로 선언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이다. 그래서인지 4월이 되면 한국의 공영방송에서는 장애인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여준다. 

미국에서 자폐인을 상징하는 기호로는 퍼즐 조각, 나비, 무한 표시 등이 있다. 무지개색, 보라 계통의 파란색도 자폐인을 나타내는 색이다. 전통적으로는 퍼즐 조각이 자폐인을 상징하는 기호로 많이 사용되었었는데, 최근에는 기존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외톨이 조각 같은 이미지를 줄 수도 있다는 비판이 일어 다른 상징들도 등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비는 새로운 변화, 지속적인 성장을 담고 있어 자폐인을 뜻하는 기호로 최근에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특성의 사람들을 널리 포용한다는 의미로 무지개색을 띤 무한기호도 역시 자폐인을 상징하는 기호로 사용되기도 한다. 

요즘 들어서는 Neuodiversity, 즉 ‘신경다양성’이란 용어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신경다양성이란 한마디로 자폐스펙트럼 장애, ADHD, 학습장애, 정서장애, 조현병, 난독증 등등을 장애나 병으로 인식하기보다는 다양한 신경 발달의 양상으로 받아들이라는 취지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신경다양성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신경전형성이라고 일반 사람들을 지칭한다고 한다. 이 용어에 대해서는 아직도 찬반 논쟁이 있고, 특수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조차도 아직 생소하다. 예전에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바꾸고 개선해야 할 질병으로 생각하고 이런저런 교육 프로그램이나 훈련 등을 개발하고 시도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받아들이고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사람들에게 이것저것을 고치라고 하기보다는 그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더불어 서로 적응하며 살아가자고 하는 견해가 점점 지지받고 있다. 

세상은 점점 더 문을 열며 장애인들을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다. 장애인을 향한 인식 개선은 미국 역사에서 볼 때 시민운동, 평등 운동과 깊은 연관을 두고 발달해 왔다. 그래서인지 요즘 미국에서 굉장히 주목받는 성평등, 인종차별 금지와 맞물려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운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교회는 과연 어떠한가 하고 생각해 본다. 아직도 장애를 지닌 아이들의 부모들이 선뜻 발을 들이기에 망설여지는 공간이며 공동체인가? 물론 장애를 지닌 사람들과 그 가족들을 맞아들이며 더불어 지내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고 에너지와 비용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리고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장애를 지닌 사람들과 그 가족들에 대해 배우고 알아가려는,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미국에 사는 한인 중 자녀가 장애를 지닌 가족들은 이중 삼중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걷고 있다. 문화와 언어의 차이로 자녀 교육 문제에 있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기도 하고, 다른 한인 가족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고립되기도 한다. 주변에 도와줄 친지나 친구가 없어 가정 안의 장애의 짐을 홀로 짊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가정들에 교회가 손을 내밀고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제일 먼저는 친구가 되어 주는 것이다. 친구는 서로에게 이래라저래라 명령하지 않고, 서로의 고민과 즐거움을 나누며 경청해 준다. 그리고 서로 도움을 준다. 

4월은 장애인의 달. 친구가 오기 편하고 즐거운 한인 교회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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