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 베다니침례교회의 매우 특별한 이취임예배
30년 근속, 1년 364일 새벽기도… 기록의 사나이 차경태 목사 44년 목회 은퇴
복음의 바통 이어받은 차세대 리더 김래원 목사 취임
교회 첫 직분자로 강성길 안수집사 안수
지난 4월 18일 오후 4시, 유타주 레이튼(Layton)에 소재한 베다니침례교회는 30년을 목회한 차경태 목사와 아쉬운 이별을 하고, 새로운 리더로 김래원 목사를 맞았다. 특별히 이날은 교회가 첫 안수집사를 세우는 날이기도 했다. 몰몬교로 둘러싸여 영적 어둠이 짙은 유타로 일컫지만, 기자가 처음 베다니침례교회에 도착해서 받은 느낌은 아름다운 대자연에 둘러싸인 ‘참 아름다운 교회다!’였다. 교회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이날 은퇴‧취임 및 집사안수식도 아름다웠다. 카메라와 기자에 눈에 담긴 그날의 일들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편집자 주>
■ 기록의 사나이 차경태 목사의 은퇴
“아마 차 목사님의 기록은 유타에서 좀처럼 깨지지 않을 거야” 여러 유타의 목회자들이 반복해서 했던 말이다. 무슨 기록?
유타 지역에 특별한 사건이 일어났다. 한 목회자가 교회에 부임해서 그곳에서 은퇴하는 것인데 여러 교단을 통틀어 유타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대부분의 이민교회 사정이 비슷하지만, 한 목회자가 교회에 부임해서 그곳에서 은퇴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우리 교단에서도 20년 근속의 경우에는 특별히 근속패를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30년, 1990년 9월 28일에 부임했으니 차경태 목사는 베다니침례교회에서 만 30년 6개월을 목회하고 은퇴하는 것이기에 매우 드문 사례이다. 차경태 목사를 취재하다보니 후배 목회자들에게 본과 도전이 될만한 다양한 기록을 보유한 목사였음을 알게 됐다.
한 교회에서의 30년 근속과 은퇴뿐 아니라 차경태 목사는 1년에 364일의 새벽예배를 30년간 드렸다. 송구영신예배가 있을 때만 새벽예배가 없다. “혼자서 그렇게 하시면 다른 교회는 어떻게 하나”라는 농담섞인 볼멘소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차 목사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라며 은퇴를 앞두고 새벽예배 체계를 조금 바꿔서 지금은 주일엔 없다.
차경태 목사는 젊어서 네비게이토 훈련을 받았고, 그래서 성경을 장별로 연구하는 것이 몸에 뱄다. 그리고 차 목사의 주전공?은 ‘로마서’이다. 깊이 있는 복음의 정수를 설교‧강의하는 것으로 우리 교단 안팎에 정평이 났다. 여러 세미나에서 강사로 나서 ‘복음’을 강의했는데, “목회자라면 누구나 복음을 잘 알고 가르친다고 생각하지만, 차 목사의 강의를 듣고 나면 복음에 대한 이해와 그 깊이에 무척 놀라게 되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는 평가가 많다. 그런데 특별한 것은 베다니침례교회에 부임해서 매일 새벽마다 창세기부터 성경을 1장씩 강해하며 말씀을 전했는데, 30년의 목회를 마치면서 공교롭게도 그가 너무나 사랑하는 성경인 로마서의 강해도 끝났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어떻게 새벽 말씀을 전했는지 참고가 되도록 로마서 강해를 후임 목회자가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로마서 강해가 절반 정도 진행됐을 때 후임 김래원 목사가 이사를 왔다. 차경태 목사는 ‘이것도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요 은혜’라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이렇게 복음에 정통한 차경태 목사가 KULM번역위원회를 이끌어 『몰몬교인 전도법』이라는 번역서를 낸 것도 필연적인 귀결이었을 것이다.
또한, 이것은 차경태 목사와 베다니침례교회의 기록일 수도 있겠는데, 베다니침례교회는 차 목사가 부임할 때부터 우리 한인총회에 꾸준히 협동선교비를 보냈고, 지난 2013년 총회에서는 가장 많은 협동비 후원으로 상을 받기도 했다. 차 목사는 1998년 유타에서 총회가 있었을 때 총회임원으로 섬기게 된 것을 계기로 23년 동안 총회의 여러 요직에서 섬겼으며 국내선교부는 30년을 섬겼는데 최근에는 부장(4년)과 이사장(6년)으로 섬기며 헌신의 본을 보였다.
이외에도 베다니침례교회는 유타의 유일한 건축된 교회, (선교 때문에) 한 번 빼고 정기총회에 개근한 것 등 이외에도 다양한 영적인 도전이 되는 기록들이 있다.
■ 복음의 바통 이어받은 차세대 리더 김래원 목사, 공수 낙하
“안녕하세요, 예수님 믿으세요? 거듭난 그리스도인이십니까?” 기자의 호텔 체크인을 도와주면서, 호텔직원에게 영어로 건네는 김래원 목사의 자연스러운 복음 전도였다. 김래원 목사는 기자의 동선을 안내해주면서도 만나는 사람이 있으면 전도하기 바빴다. 기자도 목사지만, 그의 전도에 대한 열정은 단순 노력이 아니라 몸에 밴 습관으로 느껴져 강한 도전이 됐다. ‘몰몬교의 심장인 유타에 하나님께서 꼭 필요한 일꾼을 보내셨구나’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했다.
차경태 목사는 한국의 침신대 재학 시절에 군목시험에 합격해 1980년에 대위로 임관하고, 유타 베다니침례교회에 부임하기 전까지 10년 동안 군목으로 활동했다. 김래원 목사는 학사장교로 육군장교로 임관, 제7공수특전여단에서 중위로 제대했다. 몰몬의 악한 영이 득세한 곳에 복음으로 무장한 지휘관들이 연거푸 등장한 것이다.
김래원 목사는 한국의 침신대에서 목회학석사(M.Div.)를 마치고 도미, 미드웨스턴에서 목회학박사(D.Min.)와 교육목회학박사(D.Ed.)를 마친 준재다. 그는 차경태 목사로부터 복음의 바통을 넘겨받았을 뿐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살려 다음 레이스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김래원 목사가 이렇게 복음과 전도에 특별한 마음이 있는 것은 단순히 목사라서만이 아니라 사연이 있다. 김래원 목사에게는 영민하고 영적으로 깨어있는 큰딸이 있었다. ‘진리로 예수님을 기쁘시게 한다’는 의미의 희진이는 어렸지만, 이사야 53:6을 암송해서 어른에게 전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아프더니 어느 토요일 아침, 다리에서부터 죽음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져,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서 기적을 바라며 살려달라고 기도했으나 하나님은 다른 뜻을 갖고 계셨다. 희진이가 떠난 날은 김래원 목사와 박정민 사모의 5년 된 결혼기념일이었다. 사역하느라 어디 다녀본 곳이 없어서 아이와 한 번 갔던 제부도 바다에 화장해서 뿌려주었다. 3월에 아이를 떠나보내고, 너무나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해 12월에 아들을 주셨다. 위로함과 동시에 생명을 주신 것이다. 천국에서 언니, 누나를 만나려는 마음에 둘째 딸 희주(진리로 주님을 기쁘시게 한다), 아들 희건(주님의 나라를 기쁘게 세운다)도 더욱 믿음으로 서게 됐고, 김래원 목사 부부가 더 천국에 대한 소망을 갖고, 사역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됐다.
놀라운 것은 김래원 목사가 베다니침례교회에 부임한 4월 18일은 하나님 나라로 먼저 보낸 큰딸 희진이의 생일이었다. 특별한 영적 의미를 덧붙이고 싶지는 않지만, 김래원 목사 부부와 가족은 이날 여러 가지 마음과 생각이 교차했으리라 …. 복음의 소중함과 능력을 뼛속 깊이 가진 김래원 목사가 이제 몰몬교와의 격전지에 공수 낙하한 것이다. 승리의 소식을 기대하자.
■ 유타에 길이 남을 담임목사 은퇴‧취임 및 집사안수식
유타에 길이 기억될 특별한 잔치가 4월 18일 오후 4시에 시작됐다. 먼저는 강성길 안수집사의 안수식이 있었다. 차경태 목사의 인도로 시작된 예식은 베다니침례교회 찬양단이 이끄는 찬양으로 뜨겁게 찬양하고, Adam Madden 목사(Golden Spike Association DOM)의 기도 후 차경태 목사가 사도행전 6장 1~7절의 본문을 읽고, 집사를 안수하여 세우는 목적과 배경을 설명한 뒤 이날 안수받는 강성길 안수집사에 대해 소개했다. 임직자와 교우들에게 대한 서약을 갖고 안수위원이 단에 올라 안수했다. 차경태 목사가 공포한 뒤 안수집사 임명증서를 수여했다.
계속된 2부는 차경태 목사의 은퇴식으로 같은 교단인 안현우 목사(유타 한마음, UT)의 사회로 진행됐다. 유타에는 침례교회가 둘뿐 이다. 안현우 목사는 재치있는 사회로 긴 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진행했다. 안 목사는 사회뿐 아니라 이날의 잔치가 복된 자리가 되도록 순서를 준비할 때 숨은 공로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베다니침례교회 37년사’의 영상은 베다니침례교회 10대 뉴스로 편집해 즐거움과 감동을 주었고, 김영순 자매(ANC 온누리)의 특송은 은혜를 더했다. 차경태 목사는 ‘감사했습니다’ ‘죄송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겠습니다’라는 4마디의 키워드로 은퇴 메시지를 전해 감동을 주었다.< 아래에 전문 >
감사패 증정의 시간에는 교단에서 강승수 총무가, 유타교회협의회에서는 권영준 부회장이, 교회에서는 강성길 안수집사가 각각 대표해서 패를 전달했다. 특별히 교회에서는 차혜렬 사모에게도 성도의 마음을 담아 감사패를 준비했고, 증정할 때 큰 감동을 주었는데 큰 박수가 뒤따랐다.
이어서 축사가 이어져 국내선교부장 정융교 목사(새시온침례, WA), 송기찬 목사(로톤순복음, OK), 유타교회협의회회장 한만식 목사(유타한인장로, UT)가 각각 차경태 목사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축하, 기쁨, 격려, 기대 등을 축사에 담아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가족인사의 시간에는 차경태 목사의 딸 차인진 전도사(신시내티능력침례, OH)가 ‘아버지의 은퇴’라는 제목으로 아버지의 은퇴를 축하하면서, 특별히 아버지에게서 중요한 세 가지를 배웠는데 “첫째 기도의 중요성, 둘째 남을 흉보지 않는 것, 셋째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온 것”이라며 “교회와 가정을 잘 챙긴 아버지가 자랑스럽고, 수고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육의 아버지를 통해 영의 아버지를 더 알게 됐고, 사랑하게 됐습니다. Daddy 사랑해요”라고 전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게 했다.
계속해서 베다니침례교회 성가대를 지휘하는 송정순 집사가 축가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은혜를 끼쳤다. 축가 후 스페셜 게스트들의 영상축하가 이어졌는데, 이 영상은 차경태 목사 몰래 준비된 깜짝 이벤트였다. 게스트로는 우리 총회 이성권 목사(신시내티능력침례, OH), 오인균 목사(샌안토니오 한마음침례, TX), 김종포 원로목사(아름다운, 한국)가 등장해 차경태 목사의 은퇴를 축하했다. 영상축하 후에는 베다니침례교회의 중고등부‧대학부 학생들이 나와서 특별찬양으로 차 목사의 은퇴를 축복했으며 찬양을 마치고 차경태 목사 가족을 앞으로 초청해 모든 참석자들이 가정과 새로운 길을 위해서 통성으로 합심해서 기도하며 축복할 때 존 목사가 마무리 기도하므로 2부 순서를 마쳤다.
이어진 3부 순서는 안현우 목사의 사회로 김래원 목사의 취임식이 있었다. 강성길 안수집사가 나와 간단한 청빙과정과 취임하는 김래원 목사를 소개했고, 김래원 목사가 단에 올라 취임인사를 전했다. 김 목사는 “귀한 은혜의 자리, 감사의 자리입니다. 존경하는 차경태 목사님의 후임으로 섬기게 된 것이 좀 부담이 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를 믿음으로 섬기면서 나아가길 소원합니다. 제 얘기보다는 에베소서 4장 11,12절의 ‘목사’로 하나님의 몸된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겸손한 주님의 일꾼, 주님의 사역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PASTOR라고 된 머리글자를 따서 P는 Passion: 주님을 향한 열정을 계속 유지하고자 합니다. A는 Assurance: 주님의 부르심,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고 끝까지 달려가겠습니다. S는 Shepherdship: 목자장이신 예수님을 따라 목자의 마음을 가지고 교회와 성도를 사랑으로 섬길 것을 약속드립니다. T는 Teaching: 차 목사님께서 말씀과 교훈으로 양육하고 훈련하셨는데, 이어서 말씀으로 가르치는 사역을 계속하겠습니다. O는 Obedience: 성령님께 철저하게 순종하겠습니다. 음성에 귀를 기울이며 무릎으로 나아가며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주님의 일꾼, 종이 되겠습니다. R은 Rapidness 신속, 민첩함입니다. 주님의 사역에 게으르지 않고, 근면하고 겸손히 달려가는 주님의 종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제 힘으로 할 수 없기에 성령님이 도와주시지만, 성도님들이 기도 바랍니다. 차 목사님의 기록을 깰 수는 없겠지만, 주의 몸된 베다니교회를 사랑으로 섬길 수 있도록 끝까지 달려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취임인사와 함께 서약했고, 교우들의 서약이 이어졌다. 서약 후 권면의 시간에 교단총무 강승수 목사가 하나님께서 취임하는 여호수아의 말씀을 인용해서 모세를 세운 분도 하나님이셨고, 여호수아를 세운 분도 하나님이셨음을 강조하며 권면사를 전했다.
마지막 피날레는 유타교회협의회 목회자가 연합으로 부른 축가였다. 마음을 담은 찬양을 영감있게 부른 축가는 모든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는데, 유타지역에서 초교파적으로 깊은 우정과 사랑을 나눈 목회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강성길 안수집사의 광고 후 박승수 목사(솔렉한인감리, UT)의 축도로 모든 은혜로운 시간을 마쳤다. 순서를 다 마친 뒤 참석자들은 사진 촬영과 교우들이 손수 정성껏 준비한 식사를 나누며 교제의 시간을 이어갔고, 떠나보내는 차경태 목사와의 아쉬움을 달래며 또한 새로 맞이하는 김래원 목사에 대한 기쁨과 기대감을 나눴다.
■ 30년 베다니교회 목회, 44년 목회하고 은퇴한 소감과 은퇴사 전문
= 먼저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저를 평생 돌봐주신 선하신 하나님, 훈련자이신 하나님, 기다려주신 하나님, 기회를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나의 이기심과 연약함, 성화되지 못한 나의 모습으로 인해 평생 갈등하며 살아왔었습니다. 누구보다 깊은 어두움과 오만 그리고 거짓과 위선이 내 안에 있음에도 하나님은 그것을 인해 즉각 심판하지 않으시고 오래 참으심의 풍성하심으로 돌봐주셨기에 이 길의 끝에 설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회개하고 죄악에서 벗어나는 양질의 그리고 최상의 회개를 기뻐하십니다. 아직도 참으로 미숙하지만, 세상의 욕망을 하나씩 벗어나 보나 나은 경지에 한 걸음씩 옮겨 간다는 것은 기쁨입니다. 믿음에서 믿음에 이르는 이 거룩한 여행의 한 부분에 있다는 것, 그리고 하나님에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는 것 이것은 나의 감격입니다.
< 예배 중 전했던 은퇴사 전문 >
“감사했습니다”
30년을 저와 함께 동역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직들, 직분이 없는 성도님들께 감사합니다. 매 주일 하나님의 전에 오르는 모든 분들, 가끔 나오시는 분들도 감사드립니다. 새벽 교회 교우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오랫동안 함께하였던 수요 교회 교우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지속해서 새벽에 나오시는 분들의 헌신이 저를 기도하게 했으며 특별한 재주가 없는 저의 수요강해에도 늘 들어주시는 분들 때문에 힘을 내어 성경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제직으로 동역해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여러분들의 인내와 인도해주심이 저를 롱런하게 하였습니다. 교회 건축에 헌금으로 몸과 마음으로 참여하여 헌신 하신 분들 에게 감사합니다. 일할 줄 모르는 저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준 그분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완성되지 않은 교회에서 추운 겨울 중보기도를 하였던 그때를 생각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통과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잊을 수 없는 감사는 저의 가정의 세 분 부모님 장례를 치러 주신 것 감사했습니다. 그때마다 자신들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듯 슬퍼하시고 정성을 다해 돌보아 주신 것 제 마음에 그대로 박혀 있습니다. 생일 때 명절 때 베풀어주신 사랑 참으로 힘이 되었습니다.
“죄송했습니다”
혼자 많이 쫓겼습니다. 그래서 같이 놀아드리지 못해서 죄송했습니다. 사실 놀 줄도 몰랐습니다. 전 재미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저의 약점을 덮어주신 것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예수 같지 못하고 바울 같지 못하고 무관심해 보이는 차디찬 차 목사, 차가운 도시 남자 같은 차도남 목사를 여러분이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그래도 이만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행복했습니다”
한 교회에서 30년 목회하는 것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닌데 그렇게 머물러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가끔 누가 어떻게 오래 있었냐고 물으면 제가 그럽니다. 가라는 사람도 없고, 오라는 사람도 없어서 그냥 있다 보니 이래 되었다고. 그러나 무엇보다도 행복한 것은 성도들 때문입니다. 반짝거리는 눈으로 말씀을 사모하는 영혼들 앞에 서서 말씀을 전하는 게 행복이었습니다. 말씀을 보면, 보고 또 보면 길이 보이고 진리가 보이고 그 속에 모든 것이 보이고…. 그래서 울고 설교하고 행복했습니다. 아름다운 교회에서 아름다운 산천에서 원하면 휭하고 국립공원에라도 갈 수 있는 유타여서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참 신앙인으로 살고 싶습니다. 형식과 의무와 당위성의 위치에서 말씀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이젠 평상인으로 돌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살펴보고 점검하고 더 깊어진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아내가 도움이 필요합니다. 아내와 더불어서 아내가 나를 평생도와줬으니 나도 아내를 도와주면서 함께 하나님을 더 발견하고 말씀 속에 들어가서 살고 싶습니다. 요즘 아내는 더 단순해지고 행복해하는 것 같습니다. 아내의 상태가 어떻든지 우린 행복하게 살아낼 자신이 있고, 주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흔들리지 않고 걸어갈 것입니다.
강건하십시오.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살다가 그 나라에서 함께 만납시다. 은퇴사를 쓰면서 세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김인실, 써니 데이비스, 최옥순… 이런 사람들이 언젠가 다 그날에 만날 줄로 믿습니다. 제가 지구를 떠나지 않는 한 여러분의 장례식에 가능하면 올 겁니다. 주님 나라 갈 때까지 강건하게 주님을 찬양하다 만납시다.
저의 은퇴의 말씀을 마무리합니다. 감사했습니다. 죄송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미주=채공명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