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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牧會斷想]
머리가 커서 슬픈 존재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목회단상 牧會斷想]</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머리가 커서 슬픈 존재</span>

지준호 목사(헌츠빌 은퇴, 자유기고가)

머리가 커서 슬픈 존재

산비둘기 한 쌍이 뒤뜰 은밀한 곳에 신혼살림을 차리려는가 보다. 알 낳고 부화하여 태어난 자녀를 양육할 둥지를 짓느라 필요한 자제들을 바삐 찾아 물어 나른다. 이러다 쉼이 필요했는지 담장 위에 둘이 나란히 앉아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고는 부리를 비비며 사랑을 나눈다. 아름답고 생기 가득한 행복한 눈동자를 하고서….

이를 부럽게 바라보다 질문이 인다. 새 대가리라 업신여김받는 작은 머리의 비둘기는 금실 좋은 부부로 보금자리를 만들며 행복하게 사는데 왜? 머리 큰 인간들은 부부가, 부모와 자녀들이 상처를 주고받으며 힘겨워하는 것일까? 그리고 비혼 가정과 홀로 가정이 늘어나게 만들고 이들을 수용할 법까지 만드느라 소란을 피우게 하는 것일까?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정상인지 아닌지 아리송한 문화로 변하는 세상을 보며 ‘말세’라며 한숨을 쉰다. 비둘기보다 짙은 애무를 하며 당신 없인 못 살 듯하던 허니문 기간을 인간들은 왜 오랫동안 유지를 못 하고 가정이 주는 행복을 누리지를 못하는 것일까?

겸손하게 진리를 배우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보고, 숨겨진 은혜를 알고, 주신 권위에 순종하고 권위를 지키며, 남을 섬기며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사는 존귀한 존재가 되기를 하나님도 인간도 바라는데 머리가 커져 오히려 슬픈 존재가 되었다. 그 안에 욕심과 이기심과 자기 생각과 감정이 옳다는 교만을 가득 채우고…. 그런 줄도 모르고 억울한 일이 많다고 호소하며 주님을 부르다 자신의 기대에 만족하지 못하면 원망과 비난을 하다 다투고 포기하고 절연하기 일쑤다.

가정을 진리에 따른 지식과 이해하는 마음과 사랑으로 보금자리가 되게 하여 후세를 아름다운 인격으로 양육하며 커진 머리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데…. 가족이 감정과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며 건강한 영혼이 된 가운데 바른 삶의 길을 걷는 힘의 원천이 되어야 하는데…. 그리고 연합의 능력으로 세상에 필요한 존재가 되도록 실력과 인격을 키우는 곳이 되어야 하는데…. 상대의 생각과 감정과 입장과 진리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욕심과 이기심과 고정관념에 갇힌 지식에 따라 가까이 지내는 가족이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이 어리석음을 알고 가정을 새롭게 하려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쉽지를 않다. 부끄러운 부분을 털어놓으면 그것이 약점 되어 억울함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적당히 가면 쓰고 연극을 하며 살아야 하는 세상에 오염되어 진실한 대화가 가족끼리도 힘겹다. 여기에 자존심까지 방해하니…. 결국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구실을 핑계 삼아 갈라서는 일이 널브러져 있다.

첫사랑의 큰 에너지가 있는 연애와 신혼 시절에 소통이 훈련되고 길들여지는 것이 지혜다. 그러나 이때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겉치레 예식과 돈이면 모두가 해결될 것 같은 착각을 하고, 자존심 싸움으로 아까운 시간 낭비를 한다. 감추어진 갈등은 달콤한 육체적인 사랑으로 덮어 버리고…. 그러다 허니문이 지나며 얄팍한 이기적인 계산에 따른 주도권 다툼과 함께 숨어 있던 불만을 표출하며 서로 간에 신뢰를 잃고 슬픈 존재가 된다. 너 없인 못 살 것 같은 에너지를 가졌을 때 진리를 나누고, 자신의 부끄럽고 연약한 부분도 나누고, 꿈도 나누고, 사랑을 깊게 만들며 복된 둥지를 지어야 하는데…. 그리고 이 보금자리에서 태어난 자녀들이 하나님 안에서 서로 존경하며 예의 바른 말과 행동으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보고 배우고 훈련받아 아름답고 바르게 생각하며 관계를 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도록 해야 하는데….

가정 예배를 통한 보금자리를 만드는 일은 가정을 이루기 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사랑을 위하여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연예 시절부터…. 그리고 이 가운데서 태어나고 자라는 생명들이 하나님이 주신 탤런트와 능력 그리고 지혜를 동원하여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사는 은혜를 누리게 하는 것이 신앙인의 참 축복이 아닐까? 그리고 이러한 가정 예배가 잘 이루어지도록 교회가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코로나와 4차 산업 시대를 맞으며 사회가 숨 가쁘게 변하는 시대에 논리 정연하게 성경과 신앙을 쉽고 재미나게 이해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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