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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관 목사의 목회의 길에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이수관 목사의 목회의 길에서]</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span>

이수관 목사 – 휴스턴서울교회(미주)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요즈음에 CS 루이스가 쓴 ‘스쿠르테이프의 편지’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제가 가끔 설교에서 인용하는 책인데 스태프 미팅에서 같이 읽자고 해서 한 주에 4편을 읽고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아는 분들이 많겠지만 이 책은 스쿠르테이프라는 악마가 아직은 인간을 유혹하는데 많이 미숙한 조카 악마에게 쓴 편지 31통을 담고 있는데, 악마에게 이용당하기 쉬운 인간의 심리를 어쩌면 이렇게 잘 파악하고 있는지 읽을 때마다 경탄이 쏟아지는 책입니다.

그중에 열다섯 번째 편지에는 당시 2차 세계 대전 중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를 스쿠르테이프가 조카 악마에게 가르치고 있는데 요즈음 코로나 사태로 경직되어 있는 우리들도 생각해야 할 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저자의 글을 그대로 적기보다는 저의 이해에 따라 적었다는 것을 이해하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스쿠르테이프는 인간의 관심을 현재와 영원(천국의 소망)으로부터 벗어나서 과거나 미래로 돌리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과거와 미래 중에서는 미래 쪽이 훨씬 더 인간을 망가뜨리기 쉽다고 합니다. 물론 인간을 지나간 과거에 파묻혀 살면서 인생을 낭비하게 하는 것도 의미는 있지만, 과거는 바꿀 수 없고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인간을 망가뜨리는 데 한계가 있고, 그보다는 미래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살게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합니다. 미래지향적인 것을 높게 평가하는 우리에게는 의외의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술 더 떠서 그는 인간의 시간 중에서 미래만큼 하나님과 닮지 않은 것은 없다고 합니다. 과거는 그래도 감사가 있고, 현재는 사랑과 만족과 즐거움 등등 가장 천국과 많이 닮아있지만, 미래는 두려움과 탐욕과 정욕과 야망 등 모든 악이 뿌리를 두고 있으며, 따라서 악마는 모든 인본주의 사상들을 동원해서 인간의 애착을 미래에 붙들어 놓으려고 한답니다.

그는 조카 악마에게 세 가지 방법을 권고합니다. 첫 번째는 인간으로 하여금 (지금 이 순간에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행복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 엄청나게 쌓여있다고 믿게 만들어서 현재의 행복을 땔감으로 태우며 그 무지개를 잡으려고 정신을 잃게 하던지, 아니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으로 생각을 가득 채워 놓던지, 그것도 아니라면 내일은 분명히 좋아질 거야 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가지게 만들라고 합니다. 막연한 희망은 깨어지게 마련이고, 또 깨어지면 어쩌지 하는 불안함을 주게 마련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미래에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칠지 모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이겨 낼 힘을 달라고 기도하면서 오늘은 그저 오늘 주어진 은혜와 만족을 누리면서 오늘 해야 할 의무를 다하고 있는 인간, 미래의 필요를 위해서 최선으로 일을 하지만 끝나고 나면 그 일에 대한 생각은 지우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 채 필요한 인내와 감사의 마음으로 즉시 복귀하는 인간이 정말 위험한 인간이라고 넋두리를 합니다.(마태 6:33-34)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기 좋아하는 우리가 곰곰이 되새겨 보아야 할 말입니다. 미래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함에 시달리거나 또는 좋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을 갖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어려움이 보이면 이겨낼 힘을 달라고 기도하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찾고, 하지만, 지금 나에게 주어져 있는 이 땅의 천국을 낭비하지 않고 누리며 살고 있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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