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요셉 목사의 ‘갈등을 이기는 삶’ 시리즈] 목회자와 가정생활의 갈등 2
‘갈등을 이기는 삶’시리즈 (35)
목회자들은 갈등이 생기면 무조건 배우자를 비난하며(blaming) 투사하는(projecting) 식으로 갈등을 처리하기도 하고, 혹은 감정적인 반응은 거의 보이지 않고, 상대방이 잘못한 부분을 마음속에 다 기록해두었다가 한꺼번에 지나간 일까지 다 끄집어내어 폭발시키는 수동 공격성 행동(passive aggressive behaviors)을 보이는 목회자들도 있습니다. 혹은 갈등을 해결할 때 핵심을 빗나가는 대화를 함으로써 상대방의 힘을 분산시키고 소진시켜서 스스로 포기하게끔 하는 건강하지 못한 전략을 사용하는 목회자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 해소의 패턴은 부부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자녀들과의 갈등을 처리할 때에도 동일하게 사용되며, 가족 이외의 대인 관계에서, 그리고 교회 내에서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똑같이 사용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2천 년 대 중반, 미국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목사가 가정과 관련해 부담을 느끼는 부분이 무엇인가를 질문했을 때, 응답한 목사 83%는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부담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또 성도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에는 53%, 아내와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부담감 역시 53%, 자녀와의 관계 개선에 대한 부담감도 50%를 차지했으며, 도덕적인 가정을 이뤄야 한다는 부담감을 호소한 목사도 46%였습니다.
먼저 목회자와 가족 구성원 간에 갈등이 발생하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는 첫째, 목사가 하나님 앞에 올바르게 서지 못한 것으로 인해 그의 마음에 죄책감과 불만과 원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가 이런 마음의 불안정과 분노를 교인에게 직접 표출하는 것은 목회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이런 감정은 하나님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는다든지, 운동이나, 예술 또는 취미생활을 통해서 승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목회자 마음속에 자리한 분노는 보통 그의 아내나 자녀를 향해서 폭발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심할 경우, 그는 자기 마음속에 누적된 잘못된 에너지를 가족에게 쏟아 놓고, 무조건 따르라고 강요한다든지 혹은 침묵하기를 요구하기가 쉽습니다. 이럴 때, 그들 사이에는 심각한 갈등 상황이 형성되며 일반적으로 자녀들의 반항과 탈선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목회자는 자기를 부르신 분이 누구신가를 인식하고,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는 중심에 분명히 서야 합니다. 그렇지 못할 때 마음에 평화를 잃고, 가족이나 성도들의 눈치를 보며 두려워하게 되고, 그들의 조그만 비난에도 과민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다음으로, 사모의 역할과 관련하여 갈등이 발생할 때입니다. 사모가 교회 일에 무관심하여 성도들에게 덕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목회자 남편에 대한 불만이나 분노를 가진 사모는 목회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사모가 교인으로부터 여러모로 상처를 받아 ‘인간관계 기피증’에 걸려서 목회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지나치게 목회에 관여하는 사모의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사모는 신령한 은사를 내세우며 성경보다 자기가 받은 환상이나 계시에 더 권위를 부여하므로 교회를 혼란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담임목사 머리 위의 담임목사 노릇을 하려는 나머지, 남편 목사뿐만 아니라 교회 전체에 골칫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양극단 태도는 목회자에게 큰 부담을 주고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됩니다. 그러므로 건강한 가정, 건강한 목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목회자와 그 가족 관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목사는 에베소서 5장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하듯이 가족을 사랑해야 합니다. 목회자는 가족을 이용하여 목회에 성공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아내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할 수 없게 됩니다. 특히 아내가 일을 잘못하거나 실수하면, 싫어하거나 심지어 미워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사모는 쉽게 주눅이 들고 점점 목회에 관심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목회자는 아내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주어야 합니다. 아내가 실수하여 성도들이 비난할지라도, 아내를 품어주고 격려해 주면 갈등 소지가 줄어들 뿐 아니라, 진정한 목회 동역자로 점차 자라게 됩니다. 필자의 경우, 타지를 방문하고 돌아올 때면 늘상 아내를 위해 선별한 책을 선사하곤 합니다. 그리고 신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월요일 아침은 항상 아내와 함께 외식 시간을 가지곤 합니다. 아내는 바로 이 시간을 기다리면서 한 주간의 바쁘고 힘든 시간들을 버틸 수 있다고 고백 아닌 고백을 합니다. 이 시간에 나누는 대화는 물론 교회 사역이 빠질 수는 없지만, 그보다는 개인적으로 나누어야 할 내용과 가정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들, 그리고 미래에 가지고 싶은 꿈과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나누면서 친밀한 사귐의 시간을 가집니다. 그렇게 함으로, 목회자 가정에 생길 수 있는 오해의 회색지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됩니다.장요셉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