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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요셉 목사의 ‘갈등을 이기는 삶’ 시리즈]

목회자가 겪는 내적 갈등들

[장요셉 목사의 ‘갈등을 이기는 삶’ 시리즈] </br></br> 목회자가 겪는 내적 갈등들

 

‘갈등을 이기는 삶’ 시리즈 (33)

목회자가 경험하는 내적 갈등들은 많은 경우 밖으로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목회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많은 내면의 갈등을 경험하면서 살아갑니다. 문제는 그들의 정체성 속에서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은 강조되는 반면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은 상대적으로 약화된다는데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고민과 갈등을 가족들이나 동역자들, 혹은 교인들에게 어느 정도 나누는 자기 개방적인 목회자들도 있지만 많은 목회자들은 그런 삶을 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목회자가 경험하는 내적인 갈등에는 사람에 따라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그들이 가르치고 설교하는 삶과 실제적인 삶의 모습 사이의 괴리에서 오는 갈등을 들 수 있습니다. 매주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여 설교하는 내용들은, 많은 경우 자신이 삶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도들에게 그 말씀에 따라 살라고 외치지만 정작 자신이 그 말씀을 실천하지 못하고, 자신이 기대하는 삶의 수준은 높은 반면 실제적인 삶은 훨씬 못 미치게 될 때 좌절감과 우울감, 수치감, 그리고 죄책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외식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자책감이 들면서 또다시 더 높은 수준의 기대를 설정하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할수록 그 기대치에 더욱더 미치지 못해 다시금 악순환적인 삶을 살게 되는 고통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목회자들은 이 같은 갈등조차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이 설교하는 삶과 실제적인 삶이 완전히 분리된 이중적인 삶을 사는 것에 대하여 아무런 양심의 가책마저도 느끼지 못하고 목양하기도 합니다.

둘째, 인간으로서 목회자는 인간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에서 갈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보통 목회자들에게 돈과 명예와 성(性)을 조심하라고 합니다. 재물욕과 명예욕, 그리고 성욕은 인간이 경험하는 욕구들 중 가장 일상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욕구 자체가 악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원본능(id)의 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고 초자아(superego)는 그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된다고 규제할 때 목회자의 자아(ego) 능력이 강하지 않으면, 그는 그 두 가지 소리 사이에서 갈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같은 욕구들 외에도 삶의 안정성에 대한 욕구,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 성공하고 성취하고 싶은 욕구 등이 있는데, 이 같은 욕구들이 어느 정도 채워지지 않을 때 삶에서 불만족하게 되며, 한편으로는 그런 자신의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죄책감과 수치감을 느끼게 됩니다.

셋째, 목회자는 자신감과 무능력감 사이에서 갈등할 수 있습니다.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함이 없느니라”라는 말씀을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려 할 때, 자신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도 교인 수는 늘어나지 않고 정체 상태가 지속되거나 오히려 줄어들 때 오히려 무능력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우월감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열등감을 느끼며 비교 의식을 갖게 되지만, 그것을 누구에게도 잘 이야기하지 못하는 내적 갈등을 목회자들이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동역자들과 만날 때나 동기 목회자들을 만날 때에도 자신의 내적인 갈등은 가능한 한 드러내지 않고 좋은 모습만 보여 주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넷째, 목회의 특성상 목회자는 소속감과 소외감, 혹은 고독감 사이에서 갈등을 경험합니다. 교인들과 친밀해지려고 하지만 한계를 느끼기도 하고, 아예 교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며 목회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교인들과 교회에 어느 정도까지는 소속감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아무도 자신의 깊은 속마음을 나눌 상대가 없다는 고독감과 외로움을 경험하며 갈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성도들에게 너무 가까이하지도 말고 너무 멀리도 하지 말라”는 선배 목회자들의 충고를 따라 살다 보면 막상 자신의 인간관계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깨닫게 됩니다.

다섯째, 내적으로 상처 난 마음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 내적인 갈등들과 싸우면서 살아가는 목회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장성한 자녀들과의 ‘미해결의 과제’를 무거운 짐으로 진 채 부모와의 소원한 관계, 형제자매들로부터의 격리, 상처 입은 마음으로부터 예기치 않게 폭발하는 분노감의 처리 등으로 갈등하기도 합니다. 목회 현장 속에서 자신이 성도에게 상처를 입힌 사건들과 반대로 상처를 받은 사건들로부터 치유되지 못했을 때 생기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감과 분노감과 같은 감정들이 조절되지 않은 채 폭발해 버릴 때, 그로 인해 자책감에 빠지는 양극단을 오가며 갈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섯째, 목회자들도 신앙의 삶에서 회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신앙에 있어 확신에 차 있고, 성령 충만할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하나님에 대해서도 회의가 들며 의무적으로 설교할 때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회의의 과정을 거의 드러내지 못한 채 혼자 고민하거나 아니면 억압하며 부인하거나 회피하는 식으로 갈등을 처리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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