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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관 목사의 목회의 길에서] 한국에서 가져보는 단상 

[이수관 목사의 목회의 길에서]  한국에서 가져보는 단상 

이수관 목사 – 휴스턴 서울교회(미주)

한국에서 가져보는 단상 

한국에 도착해서 컨퍼런스를 잘 끝내고 경주에 갔습니다. 경주는 1979년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가 본 후 처음이니까 4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때는 청량리역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15시간이 넘게 걸려서 도착했던 먼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숙소도 20명가량이 한방에서 자는 그런 여행이었지요. 지금도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많이 보이는데, 요즈음은 KTX를 타고 몇 시간 만에 오고 숙소도 한방에 두 명 들어가는 호텔에서 잔다고 하니 참 세월이 많이 변했습니다. 

이곳의 식당에는 종업원이 대부분 베트남이나 필리핀에서 온 여성들이 서빙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인구도 많이 줄었고 험한 일을 싫어하니 이런 일들은 대부분 로봇이나 외국인 노동자에게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이곳은 울산 공업단지에 부품을 조달하는 공장들이 많은데 대부분의 노동자는 외국인이고, 그중에서도 러시아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거리에는 러시아어 간판을 단 가게들이 가끔 보였습니다. 지금은 이 정도이지만 앞으로는 한국에는 외국 사람들만 북적이는 곳으로 변해 있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지금 한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는 인구 감소의 문제입니다. 한국은 전 세계 국가들 가운데 출산율 0.84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200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20년 후인 2042년에는 세계에서 60세 이상의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되고 50년 후인 2072년에는 인구가 현재 5천만에서 3천만으로 떨어지고, 그리고 대부분은 60세 이후가 되어서 나라의 존속 여부가 염려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왜 한국에 투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미래가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투자가 어렵다고 답했다고 하지요. 

한국 사람들은 놀라운 재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의 예능, 음악적 소양, 스포츠, 반도체, 방위 산업의 기술력, 미사일, 로켓과 같은 첨단 기술력은 물론이고, 이제는 초음속 전투기까지 우리 기술로 생산을 앞두고 있는 정말 보기 드문 나라입니다. 이제 막 꽃피우기 시작한 한국이 20년 후에는 미래가 없다고 하니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지금 정부는 저출산의 이유가 산아제한 정착 때문이었다고 하고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의 정책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대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아이를 안 낳는 이유는 삶의 희망이 안 보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직장을 갖는다는 것은 너무나 어렵고, 직장을 가진다고 해도, 교육비는 너무나 많이 들고, 열심히 살아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소망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갈수록 결혼을 회피하고, 결혼하더라도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지요. 

상황이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비정상적인 수도권 집중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은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정부도, 병원도, 학교도, 모든 좋은 것은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에는 집이 남아돌아도 다들 서울에서 살려고 합니다. 그러니 과다 경쟁이 만들어지고 생활비는 비싸고, 집값이 오르고 그러는 것이지요. 따라서 한국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모든 기반 시설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정부 부처도, 기업도, 공장도, 병원도, 학교도 지방으로 균형 있게 분산된다면 이 문제들이 서서히 해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도 한국의 다음번 대통령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문제가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 인식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든 국민들이 생각을 모으고 마음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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