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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화 목사의 하.나.우 이야기 (30)] “떠밀려” 

[박인화 목사의 하.나.우 이야기 (30)]  “떠밀려” 

IOO(Impact Of One) 재생산연구소장 박인화 목사 

“떠밀려”

누군에게 떠밀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성도를 떠미는 목사로 알려져있다. 첫 번 저술한 책 “하나님의 방법은 사람”의 표지에 보면 나를 소개한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나는 성도들에게 담임목사만 아니라 부담 목사로 알려져 있다.” 

  

성도들에게 성경을 읽으라, 봉사하라, 복음을 전하라. 요셉의 가지처럼 가정과 교회의 담을 넘어 지역과 열방을 섬기라는 말을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강조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을  3년 단위로 살라. 2년은 휴가를 가라. 그러나  3년 중 한번은 단기 선교를 가라!”며 부담을 주었다고 해서 성도들이 붙여준 별명이  “부담 목사”이다. 그런 내가 다른 사람에게 떠밀려 선교를 가게 되었다. 

 2022년 12월, 한 흑인 교회에서 설교를 부탁받았다. 설교 중 지난 8년간의 남아공 선교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 나는 “여러분 교회가 아프리카 선교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는 부담도 주었다. 예배 후 담임 목사와 성도들은 남아공 선교에 대해 더 말해 달라고 했다. 달라스 미국 지방회(Dallas Baptist Association)도 섬기는 담임목사는 지방회 목회자들이 먼저 남아공 선교를 가면 좋겠다고 하면서 본인이 목회자를 동원하겠다고 했다. 순조롭게 추진되는 모습을 보면서 반환 불가한 남아공행 비행기표를 구입했다. 몇 개월 후 들릴까 말까 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가겠다던 목회자들이 올해 남아공 동참은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아직 남아공 선교를 계획하지 않던 나를 끌어들여서 가겠다던 관계자들이 못 간다고 하니, 기가 막혔다. 그럼에도 다섯 명이 남아공 선교 비행기표를 구입했고 준비했다. 준비 과정에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의 불안한 치안 소식이 계속 들려왔다. 

둘째 딸과 가까운 친구의 시부모가 타이완 사람인데, 요하네스버그로 이주하여 사업을 하는 시아버지가 권총 강도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또한, 출발을 두 주 앞두고 8년 전부터 알고 지내는 요하네스버그의 현지인 목회자가 자동차를 타고 가다 대낮에 권총 강도로부터 차를 강탈(car jacking)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요하네스버그 북쪽 텐비자(Thembisa)라 불리는 지역은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몇 번 가보았지만,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의 현지인 목회자에게 또 이메일이 왔다. 심방을 간 사이, 세 명의 권총 강도가 들어와 집안 살림을 약탈해 갔다고 했다. 그는 강도가 들어왔을 때, 딸은 없고 남자아이들만 있었던 것이 감사한 일이었다고 했다. 고물상을 연상하는 살림인데 그런 집안에 강도가 침입했다니 치안에 대한 소식은 더욱 가중되었다. 

둘째 딸은 선교를 다음에 가고 이번에는 가지 말라고 호소했다. 처음엔 독창을 하더니 엄마와 언니를 자극하여 삼중창을 불렀다. 비행기표는 1년 안에 쓸 수 있으니 가지 말라. 만에 하나 어려움을 당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다음에 가라고 설득했다. 남아공의 범죄율을 검색해 보니 조직범죄는 아프리카에서는 세 번째이며, 세계적으로는 일곱 번째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출처: “Top 10 African countries with the highest crime rates.” Business Insider Africa, September 28, 2023). 

요하네스버그에 베이스를 두어야 하는 선교를 가야 할 것인가, 미뤄야 할 것인가… 부담과 고민이 계속되었다. 결국, 선교를 가기로 결정하고 다음 두 가지를 부탁했다. 

  

1. 기도 부탁 

함께 사역하는 캐롤톤 경찰서의 채플린들, 만나는 경찰과 수사관들, 아는 목회자들과 성도들, 그리고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중보를 강청했다. 선교의 안전과 열매를 위해 수백 명 이상이 기도했을 것이다. 돌아보면 강력한 기도 때문에 선교를 감당할 수 있었다. 

  

2. 장례 부탁 

30년 가까이 지내는 목사님에게 만에 하나 불상사를 당하면 장례식 집례를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여행 보험을 들면서 생명 보험이 가입돼 있는가를 재확인했다. 아내도 만에 하나를 대비해 생명 보험을 들었다는 말에 잘했다는 표정을 지은 듯했다.  

기도 부탁, 장례 부탁 그리고 생명보험까지 들었으니 이제는 가야 한다. 남아공은 미국과 달리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다. 몇 번 사고의 위험을 만났는지 모른다. 보쓰와나에서 요하네스버그로 오는 하이웨이에서 그야말로 정면충돌의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휴~우, 숨을 내쉬는데 순간 누군가 기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도 때문에 살아 돌아왔다. 장례식과 생명보험의 효력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마음이 조마조마했던 만큼 감사와 기쁨이 하늘을 치솟았다. 

“여자가 해산하게 되면 그 때가 이르렀으므로 근심하나 아기를 낳으면 세상에 사람 난 기쁨으로 말미암아 그 고통을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느니라” (요한복음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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