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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문양미 사모 천국환송예배… “임시 방문자의 삶 마치고 영원한 본향으로”

故 문양미 사모 천국환송예배… “임시 방문자의 삶 마치고 영원한 본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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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한인침례교회 개척의 산증인, 향년 86세로 소천… 부활절 직후 드려진 예배서 부활 소망 되새겨

조지아주 한인 이민 교회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故 문양미 사모의 천국환송예배가 지난 4월 12일(주일) 오후 6시, 슈가로프한인교회(담임 최창대 목사, Sugarloaf Korean Baptist Church, SKBC)에서 교회장으로 엄수됐다.

고인은 부활주일이 갓 지난 4월 10일 새벽, 향년 86세를 일기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최창대 목사가 집례를 맡은 이날 예배에는 고인의 유가족을 비롯해 반세기에 걸친 사역의 흔적을 함께한 교우들과 지인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이 땅은 임시 방문 비자… 영원한 본향으로 돌아가셨다”

Charles Kim 목사(BCCS 담임)의 기도와 조지아협의회부회장 이재위 목사가 성경을 봉독한 뒤, 설교는 슈가로프한인교회 3대 담임을 역임한 최봉수 원로목사가 고린도후서 5장 1~3절 말씀을 본문으로 “영원한 집”이라는 제목 아래 전했다. 최 목사는 “문양미 사모님은 임시 방문 비자로 86년 동안 사셨던 이 땅에서 영원한 본국, 영원한 본향인 하나님의 나라로 돌아가셨다”며 “그곳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뵙고, 먼저 가신 성도들과 함께 영생복락을 누리시는 시작을 우리가 축하해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의 생애를 조목조목 회고하며 “고인은 한평생 예수님과 동행하셨고, 예수님의 몸 된 교회를 사랑하셨으며, 성도들을 돌보시는 삶을 사셨다”고 전했다. 이어 “성도에게 죽는 것을 여호와께서 귀중히 여기신다는 말씀대로, 주님 안에서 수고를 그치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실 것이기에 고인은 참으로 복 있는 분”이라고 했다.

이날 예배가 부활절 다음 주일에 드려진 것은 단순한 일정상의 우연이 아니었다. 최 목사는 “부활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안식”을 강조하며, 죽음이 끝이 아닌 영원한 생명으로의 전환임을 설교 전반에 걸쳐 되새겼다. 부활 신앙을 고백한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 드려진 이 예배는 그 자체로 부활 소망을 삶과 죽음의 현장에서 실감케 하는 자리가 됐다.

일제강점기 이북 출생… 조지아 한인 침례교회 개척의 동역자

설교를 맡은 최봉수 원로목사는 고인의 생애를 직접 곁에서 지켜본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며 참석자들과 함께 고인의 삶을 되짚었다. 최 목사에 따르면 고인 문양미 사모는 1940년 3월 3일 일제강점기 이북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 중 가족과 함께 월남해 피난민으로 살았지만, 탁월한 학업 능력으로 경기여중·경기여고를 거쳐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붓글씨로 국전에 입상할 만큼 예술적 재능도 뛰어났으며, 소설 《대지》의 작가 펄벅 여사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서예 작품을 선물했다는 일화도 있었다. 최 목사는 “고인이 스스로 이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어 아는 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참 겸손하신 어른이셨다”고 회고했다.

1976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이주한 이후의 사역도 최 목사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고인은 故 문경열 목사의 사모로서 조지아주 첫 한인침례교회 개척에 헌신했다. 최 목사는 “심방길에 콩나물과 쌀을 직접 사 들고 가시던 이야기, 조지아텍 유학생들을 위해 음식을 장만해 섬기시던 이야기가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된다”고 전했다. 남편 문 목사가 메이콘, 하인스빌, 사바나, 발도스타, 컬럼버스 등 조지아 전역에 6개 한인 침례교회를 개척할 때도 고인은 가정과 교회의 크고 작은 일들을 뒤에서 묵묵히 감당했다고 했다.

최 목사는 고인의 나이 마흔아홉에 남편 문경열 목사가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음에도, 고인이 이후 하나님 나라를 위한 헌신의 삶을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슈가로프한인교회라는 현재의 교회 이름을 직접 응모한 것도, 현재 교회 간판 설치 비용 전액을 고 문경열 목사의 이름으로 지정 헌금한 것도 고인이었다는 사실을 최 목사는 특별히 언급했다. “인간적으로는 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고인은 오직 교회의 비전을 붙잡고 100% 주님의 일에 헌신하셨다”는 것이 그의 회고였다. 매주일 강단 꽃꽂이 봉사, 실버대학 서예·동양화 교사, 예배 생활의 모범에 이르기까지 고인의 섬김은 생애 마지막까지 이어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할머니의 삶이 제 믿음의 뿌리” 손자들의 조가와 조사, 지인들의 노래와 시로 드린 마지막 작별

설교 후 조가의 시간에 고인의 손자 문준호 군의 연주에 맞춰 SKBC 성가대지휘자 전주원 집사가 찬송을 불러 은혜를 끼쳤고, 이어서 손자 문준혁(Jonathan Moon)은 조사를 통해 할머니를 추억하며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할머니는 언제나 겸손하고, 사랑스럽고, 신실하고, 강인하며, 무엇보다 헌신된 분이셨습니다. 하늘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매일을 살아가셨고, 주님 안에서의 기쁨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셨습니다.”

그는 “레고 가게에 데려다 주시던 기억, 하루 종일 함께 놀아주시던 기억,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기억들이 가득하다”며 “제가 나눌 수 있는 사랑과 믿음의 상당 부분은 할머니의 삶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할머니가 이제 예수님과 함께 안식하신다는 것이 위로가 된다”며 “할머니, 사랑합니다”라고 조사를 마무리했다.

40여 년을 오누이처럼 함께한 친구 박덕희 사모도 조사를 통해 고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박 사모는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엘리트였고, 음식 솜씨는 예술품처럼 정갈하고 품위 있었다”며 “저의 청력이 나빠졌을 때 설교 말씀을 녹음기처럼 소상하게 전해주시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한몸 같던 친구를 잃고 몸 한쪽이 찢어 나가는 것처럼 아프다”고 했다.

박 사모는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을 낭독하며 조사를 맺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계속해서 이은성 은퇴안수집사가 운산 홍재호 시인이 고인을 기억하며 쓴 추도시 ‘기도로 세운 집, 사랑으로 남다’를 대독해 감동을 더했다.


예배의 말미에 가족 대표가 나와 광고 시간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식사 교제 안내를 전하면서 “새서울침례교회로부터 시작하여 슈가로프한인교회에 이르기까지 지난 반세기 동안 함께한 기도의 눈물과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예배는 SKBC 2대 담임 임성희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이후 작별 인사의 시간을 통해 참석자들이 유족과 위로를 나눴으며, 친교실에서는 유가족과 교회 성도들이 정성껏 준비한 식사 교제가 이어졌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아들 문효성·며느리 문현주, 딸 Grace Nudd·사위 Edward Nudd, 손주 문준혁·문준희·문준호·William Nudd가 있다. 하관 및 장례 일정은 다음 날 가족 중심으로 진행됐다.

故 문양미 사모의 삶은 한인 이민 1세대 교회 개척의 역사이자, 드러나지 않는 섬김이 어떻게 공동체를 세우는지를 보여준 살아있는 증거였다. 부활절 직후, 부활 신앙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주일 저녁에 드려진 이날 예배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온 회중이 함께 고백하는 자리였다. 다만 고인이 함께 개척한 슈가로프한인교회가 올해 8월 둘째 주 창립 50주년 감사예배를 앞두고 있어, 이 뜻깊은 자리를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이 교우들의 마음에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애틀랜타(GA)=취재팀 bpnews@bpnews.us


/취재팀 bpnews@bpnew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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