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나 사모의 병아리 사모일기” (14) 사모 사용설명서


김수나 사모 (루이빌 우리교회(KY))
사모 사용설명서
1. 웃으며 인사해 주세요.
교회에서의 모든 순간이 긴장 상태인 병아리 사모인 내가 한껏 마음을 풀어놓는 순간이 있다. 그건 바로 교회에 들어오시며 나를 본 성도님들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질 때다. 사모의 역할이 때때로 어렵지만 따뜻한 웃음으로 대해주시면 사모들의 긴장도 덩달아 풀릴 것이다.
2. 감사의 마음을 전해주세요.
“사모님~ 감사해요!” 이 한마디를 들을 때면 하루 종일 고군분투했던 교회에서 나의 삶에 작은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들을 하고 하나님이 아신다고 하지만 그런데도 누군가의 작은 인사가 있을 때 그 마음이 정말 고마워 힘이 퐁퐁 솟아나곤 한다.
3. 이해하고 지지해 주세요.
많은 기준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모들이 있다. 나 역시 그렇다. ‘사모는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수많은 틀 속에 어떠한 모양으로 살아야 할지, 혹 내 모습이 누군가에게 시험에 들지 않을지 늘 조마조마한다. 혹여 남편의 사역에 누가 될 때 두렵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런 내 모습을 이미 아시고 지지해 주시는 성도님들이 있다. 그런 애정어린 응원을 받을 때 땅속까지 내려갔던 슬픈 마음이 지상으로 뽕 올라온다.
4. 도움이 필요하면 알려주세요.
“사모님! 혹시 이번에 교회학교 행사에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테이블 세팅을 해야 하는데 꾸미는 것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이런 도움이 필요하다고 알려주실 때 큰 기쁨이 생긴다. “물론이죠! 제가 도와드릴게요!“ 사랑하는 성도님의 삶에 함께 들어가 교회의 필요를 함께 채울 때 사모들은 더 큰 감사함을 선물 받는다.
5. 기도 제목이 있으면 나눠주세요.
내겐 작은 기도 노트가 있다. 그곳엔 성도님들의 기도 제목이 적혀 있다. 육신의 아픔, 가족의 구원, 자녀의 미래 등 성도님이 간절히 기도하는 그 마음속 소원들을 함께 나눠주실 때 사모인 내게 큰 책임감이 생긴다. 눈을 감고 한 성도님 성도님의 기도 제목을 가지고 눈물 흘리며 기도하면서 함께 그 삶을 살아간다. 사랑할 수 있어 행복해진다.
6. 사모님의 꿈을 물어봐 주세요!
시대가 많이 변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사모를 목회자의 그림자로만 있기를 원하는 분들이 종종 계신다. 하지만 사모 역시 고유의 반짝거리는 부르심과 꿈이 있다. 목사의 아내이기 전에 한 사람인 사모님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응원해 주면 정말 정말 좋겠다.
7. 사모님도 가족으로 여겨주세요.
사모로 살면서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외로움이다. 특히 북적북적한 교회일수록 친구가 없는 외딴섬에 갇힌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교회는 큰 가족이며 사모 역시 그중 하나이다. 높은 기준과 잣대가 아닌, 따뜻한 마음으로 한 사람의 가족 구성원으로 여겨준다면 교회 속의 사모들은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모인 나 자신의 마음가짐이다. 나의 정체성. 즉 하나님의 사랑받는 소중한 자녀라는 걸 나 스스로 꼭 잊지 말고, 기억하고 싶다. 재밌게 ’사모 사용 설명서‘라는 이름으로 글을 썼지만, 그 안에 감추어진 진심과 목소리를 들어주길 간절히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