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사모의 [진리와 하나된 교육] – 28. 하.잠.멈,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데이튼 라이프 침례교회 (OH)
FIU 교육학과 객원교수 및 LIFEWISE ACADEMY Bible Teacher
“하.잠.멈,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얼마 전, 2016년 3월 워싱턴주 밴쿠버의 한 Dutch Bros Coffee 드라이브 스루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글로 읽게 되었다. 남편을 막 잃은 한 여성이 차 안에서 눈물을 흘리며 주문을 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다른 주문을 받고자 서두르지 않았다. 잠시 멈추어 그녀의 아픔 앞에 서서 무료 커피를 건네며 진심으로 위로하고 함께 기도했다. 그 짧은 멈춤 속에서 그들이 보인 태도는 단순한 커피 한 잔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출처: Barbara Danner posted the photo to the Dutch Bros. Facebook page]
그 장면을 떠올리며 나는 나의 교실을 생각한다. 기독교 교육학을 가르치고, 기독교 학교 현장을 연구하며, 동시에 실제 교실과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나에게 스스로 묻는다. 나는 아이들의 아픔 앞에서 멈출 줄 아는 교사인가? 나는 나의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어떻게 환대하고 있는가?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마 25:40)
교실 속 분주한 상황 속에서 이 말씀은 나를 멈춰 세운다. “너는 지금 누구에게, 무엇을 하고 있니?” 우리는 종종 환대를 친절이나 예의 정도로 이해한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환대는 훨씬 깊다. 그것은 한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인정하고, 그 존재를 내 시간과 공간 안으로 맞아들이는 신학적 선택이다. 환대는 감정이 아니라 결단이며, 태도가 아니라 복음에 대한 고백이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역은 환대의 연속이었다. 예수님은 조건을 충족한 사람만 부르지 않으셨다. 연약한 사람들, 실수 많은 사람들, 주변으로 밀려난 사람들을 먼저 받아 주셨고, 변화의 자리로 초대하셨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환대의 사역에는 언제나 ‘멈춤’이 있었다. 길을 가다 멈추시고, 부르짖는 소리 앞에서 멈추시며, 보이지 않던 이들에게 시선을 돌리셨다. 그래서 나는 요즘 한 단어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 하.잠.멈, 하던 일을 잠시 멈추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지 조급함을 달래기 위한 선택이었다. 수업 중 고개를 숙인 아이를 보거나, 분위기를 흐트리는 행동을 볼 때, 계획한 진도가 밀릴 것 같은 조급한 마음이 들때마다 상황과는 다르게 내 마음 속에서는 이렇게 묻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잠시 멈출 수 있겠니?”
교실은 아이들이 하루 대부분을 보내며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배우는 공간이다. 아이는 자신이 환영받는 존재인지, 성취로 평가받는 존재인지, 실수를 하면 사랑이 줄어드는 존재인지 경험을 통해 배운다. 그래서 나는 교실 문 앞에서 아이들을 환영하며 그들의 이름을 부르는 일을 소중히 여긴다. 수업 시작 전 “오늘 너의 하루는 어떠니?”라고 묻기 위해 몇 분의 시간을 비워 둔다.
이번 주 수업에서 나눈 삭개오 이야기를 적용해보고자 한다. 여리고를 지나시던 예수님께서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뽕나무 위에 올라간 한 사람을 보셨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멈추시고 그의 이름을 부르셨다.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사람들은 그를 죄인이라 불렀지만, 예수님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시고, 그의 집으로 들어가셨다. 환대는 바로 그 순간 시작되었다. 나의 교실에서도 뽕나무 위에 올라간 아이가 없는지, 혹은 관심을 얻으려 산만해지거나 조용히 숨는 아이가 없는지를 살피게 된다. 하.잠.멈은 그 아이를 보기 위해 걸음을 멈추는 일이다. 이름을 불러주고, 시선을 맞추고,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 앞에서 하.잠.멈은 더욱 절실하다. 그 행동 뒤에는 대개 말로 표현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멈추어 듣지 않으면 그 이야기는 드러나지 않는다. 환대는 행동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이며, 이를 위한 멈춤은 관계를 선택하는 용기이다.
성취가 뛰어난 아이들 앞에서도 멈춤은 필요하다. 잘하는 아이는 칭찬을 받지만, 동시에 “계속 잘해야 한다”는 부담 속에 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결과를 말하기 전에 과정에 대해 묻기 위해 속도를 늦춘다. 멈춤은 아이가 성취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 사랑받고 있음을 배우는 통로가 된다.
교실의 질서 역시 멈춤 속에서 새롭게 세워진다. 규칙은 통제를 위한 장치가 아니라 공동체를 보호하는 울타리임을 설명하기 위해, 잠시 멈추어 언어를 고르고 관계를 세운다. 비록 늘 시간에 쫓기지만, 30분을 내어주지 못해도 30초는 멈출 수 있다. 그 짧은 눈맞춤과 한 문장이 어떤 아이에게는 하나님을 이해하는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교실에서의 환대는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멈춤을 선택하는 순간에서 시작된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잠시 멈추어 한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그의 눈을 바라보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결단이다. 그 작은 멈춤이 관계를 세우고, 관계가 신뢰를 낳으며, 신뢰 속에서 배움은 비로소 생명을 얻게 된다.
하.잠.멈은 수업의 흐름을 끊는 행동이 아니라, 복음의 흐름을 여는 통로이다. 멈추는 순간 우리는 아이를 문제나 성취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한 존재로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 시선의 전환이 교실의 공기를 바꾸고, 공동체의 문화를 새롭게 한다.
나는 오늘도 완벽함을 내려놓고 멈춤을 선택하려 한다. 지극히 작은 자 앞에서 속도를 늦추는 교사, 설명보다 경청을 택하는 교사, 판단보다 이해를 먼저 시도하는 교사가 되기를 기도한다. 그때 교실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는 자리, 복음이 일상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거룩한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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