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의 뜨락] 신경순 사모 – 성탄의 불빛 아래서 다시 바라본 사모의 길

성탄의 불빛 아래서 다시 바라본 사모의 길
성탄절이 가까워질수록 교회마다 은은한 캐럴이 울리고,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가 예배당을 가득 채웁니다.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도 따뜻한 성탄의 기쁨이 스며드는 이 시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조용히 그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하나님께서 여성들의 믿음과 용기를 통해 구원의 역사를 펼쳐 가셨다는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오늘날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의 수많은 사모님들, 이름 없이 헌신하는 여성 리더들에게 여전히 강한 울림을 줍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찾아왔을 때, 그녀는 순수한 소녀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순전한 마음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는 길을 여셨습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이 고백은 단순한 순종의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두려움의 한가운데에서 믿음을 선택한 용기, 사회적 시선과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한 리더십의 고백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알고 있는 성탄절의 기쁨은, 사실 한 여성의 ‘예’라는 신앙적 결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사모님들도 마리아처럼 조용한 자리에서, 때로는 외로운 자리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예’로 사역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무게를 혼자 감당하면서도, 예배당의 불을 밝히고, 성도들의 아픔을 껴안고, 목회자의 마음을 지지하며, 공동체를 위해 숨어서 기도하는 모습은 지금 시대의 마리아라고 부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또한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찾아갔던 그 장면은 성탄 이야기 중 가장 따뜻하고 인간적인 순간입니다. 엘리사벳은 마리아의 불안을 알아보았고, 그녀를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마리아가 믿음의 길을 계속 걸을 수 있도록 위로와 격려의 언어로 품어 주었습니다. “네가 여자 중에 복이 있도다”—이 말 한마디는 마리아에게 무너질 뻔한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었습니다.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의 많은 사모님들도 이 엘리사벳의 리더십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눈물의 기도를 하는 성도를 말없이 안아주는 손길, 갈등으로 지친 교회를 위해 밤새 무릎 꿇는 기도, 새가족의 불안 속에 찾아가 건네는 따뜻한 말, 그 모든 것들이 교회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회복의 리더십입니다. 많은 사모님들이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나는 그저 목사님 뒤에서 조용히 돕는 사람일 뿐이에요.”
그러나 실제로 교회를 깊게 들여다보면, 공동체를 따뜻함으로 묶고, 신앙의 문화를 부드럽게 형성하며,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이끌어가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 그 중심에 사모님들이 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주일 아침, 아무도 모르게 먼저 와서 교육부 아이들을 준비시키는 손길
- 마음 다친 성도를 위해 준비한 작은 선물
- 교회 갈등이 있을 때 누구보다 아파하면서도 공동체를 위해 침묵으로 기도하는 헌신
- 목회자에게 주어지는 외로움과 무게를 함께 짊어지는 눈물
이러한 순간들 속에는 세상 어떤 직함보다 숭고한 사모의 리더십이 흐르고 있습니다. 사모의 리더십은 마이크를 잡거나 공식적인 자리에 서는 순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누군가의 마음을 살리고, 교회의 숨결을 안정시키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공동체의 공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그것이 바로 사모의 리더십입니다.
성탄절은 구원자가 오신 날이지만, 동시에 하나님께서 여성의 신앙, 여성의 헌신, 여성의 리더십을 통해 세상을 움직이셨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마리아, 엘리사벳, 안나… 성경의 여러 여성들은 모두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2025년의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사모님들을 통해 교회를 지키고, 가정을 세우며, 세대와 세대를 잇는 일들을 하십니다.
성탄의 빛 아래에 서면 우리는 다시 깨닫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여성들을 통해 성탄의 메시지를 이어가고 계신다는 것을. 그리고 오늘도 사모님들의 눈물과 헌신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예배당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교회가 흔들릴 때 가장 깊이 무릎 꿇는 사람
미국 버지니아의 한 교회는 오랜 갈등으로 공동체가 심하게 흔들렸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성도들은 서로 말을 아끼고, 예배당은 늘 싸늘했습니다. 그때 누구보다 깊은 상처를 받은 사람은 사모였습니다. 그러나 사모님은 자신의 억울함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어두운 새벽마다 교회로 들어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주님, 제가 침묵하게 하시고, 교회가 다시 사랑을 찾게 하소서.” 그 기도는 어느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았지만 성탄절이 다가오던 어느날 밤, 오랫동안 등을 돌리던 두 성도가 서로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화해했습니다. 사모의 눈물은 조용하지만, 그 눈물은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보이지 않는 강물이 되어 흐르고 있었습니다.
성탄은 사모들을 통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성탄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시는 방식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오늘의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에서 그 방식은 수많은 사모들의 손길과 눈물, 헌신 속에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교회의 가장 깊은 곳을 지키는 조용한 리더십.
말수는 적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게 사람을 감싸는 마음, 눈물로 결국 공동체를 살려낸 기도, 사모님들의 작은 사랑이 오늘도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가장 고요하고, 가장 아름다운 성탄의 기적입니다. 올해도 눈이 내리는 성탄절이면, 교회 곳곳에서 사모님들의 수고는 조용히 빛을 발할 것입니다. 아기 예수를 기억하는 이 날에, 우리는 사모님들의 헌신 역시 잊지 않고 감사해야 합니다.
당신의 인내가 공동체를 품었습니다. 당신의 기도가 흔들리는 교회를 붙들었습니다. 당신의 눈물이 새로운 희망의 자리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성탄의 주님께서 사모님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소망과 눈물을 아시고, 그 모든 수고를 기억하시며, 새힘으로 위로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신경순 사모
703-309-1041 (C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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