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화.박금님 선교사 부부의 남아공 행전] (5) 가장 가까운 이웃(남편)

하나님과 우리가 쓰는 남아공 행전 (5)
“가장 가까운 이웃(남편)”
새로운 출발을 하며 아파트를 찾고, 차를 구입하고 은행과 전화를 개통하고 또 살림 도구들을 새로 마련해야 하니 매일 이곳저곳을 다녀야 했다. 미국에서의 살림살이는 모두 나의 영역이었고 간섭도 받지 않았는데 이곳에서는 사소한 것도 심지어 cup 하나 사는 것도 함께 고르고 결정해야 했다. 아직 운전을 못 하는 나는 남편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 데도 갈 수 없었기에 그 함께함이 충돌의 시작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인격과 성품이 성숙해지고 유순해질 줄 알았는데 빗나간 생각이었다. 작은 일인데도 수용 대신 서로 지지 않았다. 알량한 자존심이 나를 더 자극하고, 고치라고 조언해 주는 말도 지적당하는 것 같아 마음이 상하고 말대꾸와 변명, 이해해 주고 내 편이 되어 주지 않는 남편에게 섭섭해서 비행기표를 끊고 당장 달라스로 가고 싶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는 갈 테니 당신 혼자 여기서 전도하고 재생산하고 잘해 보라”는 것이 비장의 무기였다. 더군다나 나는 아직도 항암의 후유증으로 힘들어하지 않는가! ‘이곳에 온 것이 하나님의 부르심이 아니라 당신이 원해서 나는 따라왔다’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긴 불신앙의 모습이었다.
하나님과 이웃 (남편)과의 관계가 좋으면 어디에 있던 나는 행복하리라!!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머물지 않고 흐르고 있는 하나님의 선물 시간!! 어느 정도 포기하고 받아들이고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가장 소중하고 힘이 되고 의지할 사람은 우리 두 사람이란걸 깨닫고 실감하며 밖을 보게 되었다.
케이프타운 SA는 흑인, 유럽계 백인과 혼혈인, 소수지만 아시안 등 인종이 다양하다. 전 세계에서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길 하나를 중심으로 한쪽은 현대식 주택, 큰 저택이 있는가 하면 건너편은 촘촘하고 허름한 판잣집, 양철집들이 즐비하다. 만일 화재가 발생한다면 삽시간에 큰 피해가 날 것이다. 쓰레기통을 뒤지며 먹다 남은 음식과 음료를 찾는 노숙인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빨간 불에서 차가 정지돼 있으면 바짝 창문으로 다가와 구걸하거나 물건들을 사라고 손짓한다. 차가 없어서 걸어 다니며 아무 데서나 길을 건너고 심지어는 고속도로에서도 차를 겁내지 않고 횡단하는 사람들, 낮이고 밤이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남편이 섬기는 신학교 맞은편에는 컴컴한 집에 여섯 가구, 26명이 살고 있다.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도 무례한 것 같아 궁금은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못 했다. 할머니는 늘 밖에 나와 앉아 있고 아이들은 작은 앞마당과 길 한복판에서도 공을 차며 논다. 가끔 과일을 사다 주고 최근에는 축구공을 사다 주었다. 남편이 나타나면 “Pastor Park” 하며 아이들이 달려든다. 그런데 이런저런 과일을 먹고 싶다 하고 nut을 사다 달라는 말에 기가 막혔다.
의문이 든다. ‘왜 어떤 사람은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누리고 부리고 여유롭고 편하게 사는 반면 어떤 사람은 가난의 대물림 속에 교육받지 못하고 일자리가 없어, 저렇게 헐벗고 구걸하며 구차히 사는 걸까?’ 주위에 가난한 사람이 너무나 많으니, 뭔가 도와줘야 한다는 부담감과 죄책감이 늘 떠나지 않는다. 그러나 먼저 온 선교사님들의 조언은 우리가 진정 나눠야 하는 것은 물질이 먼저가 아닌 복음이어야 한다는 말에 동감하며 나눔도 하나님의 지혜가 필요함을 터득하게 된다.
한번은 현지 교회에서 남편이 설교하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한 시간이면 정확히 예배를 마쳤는데 이곳은 2시간 반에서 3시간이나 되고 줄곧 서서 찬양하고 예배의 절차도 생소하며 발음도 많이 알아듣지 못하니 언제 끝나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간절한 기도에 감동되어 어느새 예배 속에서 은혜에 젖게 되었고 마음이 뜨거워졌다. 돌아오는 길에 흥분해서 “오늘 예배에서 하나님을 만났다, 앞으로 이렇게 살 것이다”라는 등 열심히 간증했는데, 남편은 돌처럼 반응도 없고 속으로 ‘얼마나 오래갈지 두고 보자’ 하는 것 같아 슬그머니 입을 다물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날 남편이 설교에서 강조했던 ‘WIFE’만 기억하리라 다짐했다. W-Worship, I-Instruction, F-Fellowship, E-Evangelism.
예배 시 헌금을 두 번 했는데 두 번째 헌금은 설교한 게스트 목사에게 사례비를 주기 위함이란다. 설교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시간이었다. 현지 교회에서 남편이 여러 번 설교했지만, 사례비를 받은 건 처음이었다. 극구 사양했지만 결국 미화로 35불을 받았다. 받는 것에 익숙한 이곳 사람들인데 베푸는 이들 마음에 감동을 받았고 감사했다. 뭔가 더 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 후 그 교회 목사 부부에게 점심을 대접했는데 마침 그날이 그 목사님의 50세 생일이었다. 그래서 주방에 부탁해 케이크에 5개의 촛불을 켜고 생일 노래를 불렀다. 부부가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행복해하는 그 모습이 내 기억에 선명히 찍힌 사진이 되었다.
나는 나를 이곳에 보내신 하나님의 뜻과 목적을 가장 가까운 이웃인 남편과 함께 하루하루 더 알아가며 그 은혜를 나누리라 다짐하면서 새내기 선교사의 정착기를 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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