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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웨스턴 칼럼-안지영]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드러나는가? (2)

[미드웨스턴 칼럼-안지영]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드러나는가? (2)

안지영 목사 (나눔교회 은퇴목사/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 부교수)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드러나는가? (2)

(지난 호에 이어서)

나눔교회의 새가족반은 총 50주가 됩니다. 이 50주 동안에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예수 그리스도는 어떤 분이신지, 그리고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성경의 내용이 정말 그런 의미를 가진 것인지를 확인해 보는 “정말일까?”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정리하여, 진리를 제대로 알아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성경 본문을 다루는 과정을 통해서 그동안 궁금해도 그냥 지나쳤던 질문을 솔직하게 던져보는 연습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성경 본문을 이해하는 방법을 습득하도록 도와줍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나눔교회에서 접하게 되는 설교 내용을 훨씬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처음 교회에 오신 분들은 설교가 어렵다고 합니다. 설교자의 말이 어려운 게 아니라, 지금까지의 사고 체계가 아닌 새로운 사고 체계 안에서 나누는 설교이기에 이해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새가족반을 거친 이들은 교회에 거의 정착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말씀 배움만으로는 하나님 나라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인식이 전환되었다 하더라도, 그에 따른 삶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출발한 하나님 나라는 말씀을 배운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깨달은 말씀을 우리의 삶의 현실에서 실제로 실천하는 순종의 삶이 없이는 말씀의 깨달음의 열매를 얻을 수 없습니다.

나눔교회에 출석하기로 한 새 가족들의 형편도 앞에서 언급한 형편과 다를 바가 없더군요. 성경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그 관심만큼 실제로 성경 공부에 열심을 가진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지요. 또한 그 말씀을 배운 대로 삶에서 순종하는 게 익숙하지 않더군요. 말씀은 말씀대로 삶은 삶대로 따로 겉도는 신앙 생활이야말로 다람쥐 쳇바퀴 도는 식의 신앙 생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순종에 대한 이러한 오해 때문에, 제대로 순종치 못하는 우리의 내면에는 ‘죄책감’이 스며들어서 진정한 ‘자유’ 혹은 ‘쉼’을 누리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서, ‘말씀을 즐기는 사람은 많으나, 말씀을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면 순종에 대해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 걸까요? 그것은, 우리가 ‘완벽한’ 순종을 해야하는 걸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성경은 우리가 그런 순종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누누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씀에 순종한다 함은, 완벽한 순종이 아니라, 불완전 해도 순종을 포기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비록 쉽게 넘어질 수 있고, 오래가지 못한다 할지라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순종을 시도하기를 주님께서 바라신다는 거지요. 우리의 완벽하지 못한 순종을 온전한 것으로 여겨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크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거지요. 순종을 연습하면 할수록 우리의 한계가 정말 크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며, 우리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더 인정할 수밖에 없으니, 주님 앞에서 겸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생명입니다. 또한 우리가 이 땅에 사는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입니다. 이 말씀이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제대로 실천되도록 힘을 쓰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자녀된 자들이 가져야 할 자세입니다. 여기에서 자칫 잘못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어떤 ‘하라, 하지 말라’는 계명으로 오해하게 됩니다. 이 오류에 빠졌던 자들이 바로 바리새인들이었습니다. 저들은 말씀을 지키는 데에 그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들을 예수님께서 칭찬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저들에게 심한 말씀까지 하셨습니다. 저들은 말씀을 문자적으로 지키려고는 했으나, 그 말씀이 품고 있는 하나님의 마음을, 그 말씀의 의미를 알지 못한 채 지키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했기 때문에, 저들의 지킴은 메마른 땅과 같았습니다. 거기에는 자만과 정죄함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순종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겉치레만 남아버렸지요.

교회는 말씀 속에서 하늘 아버지의 선한 의도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말씀을 교리적인 차원에서 배워왔습니다. 이것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나의 삶과 연결해서 배워야 합니다. 말씀 따로 삶 따로는 이중인격자를 배출해 낼 뿐입니다. 교회가 멍드는 원인이 됩니다. 교회는 말씀 속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마음을 성도의 삶의 현장 속에서 확인하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말씀 속의 그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신다는 사실을 지금 나의 삶의 현장 속에서 생생하게 맛보아야 합니다. 이렇게 되야 나의 믿음에 생명력이 솟아나고 드디어는 넘치게 됩니다.

이렇게 될 때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삶을 나눌 수 있게 됩니다. 그 나눔은 경직된 교리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심정을 깊이 아는 마음을 가지고 나누게 됩니다. 이 나눔은 해야만 해서 나누는 의무감이 아니라, 상대방을 향한 따뜻한 시각으로 자발적으로 우러나오는 나눔이 될 것입니다. 이 나눔은 우리에게 활력을 주게 됩니다. 그러나 의무적인 나눔은 피곤만 몰고 옵니다. 그리고 쉽게 물러나버립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심정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발적이고 당연한 나눔이 될 수 있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마음이 우리의 마음이 되어야 하겠지요. 그리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말씀 속의 하나님이 현재 내 삶에서 생생하게 만나는 하나님이 되어야 하고요.

이렇게 우리는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 말씀을 따라 순종하는 연습이 뒤따를 때 나를 통하여 하나님 나라가 드러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 나라는 나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나와 함께 있는 지체들 가운데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 한 개인만으로는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임무를 감당하지 못합니다. 그만큼 세상 어둠의 힘이 너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견디어 낼 수 있는 힘은 바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이 함께 할 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나 혼자가 아님을 발견할 때, 그리스도의 제자로 사는 내가 혼자라고 여기지 않게 되겠지요.

그래서 나눔교회의 비전을, “말씀과 삶을 나눔으로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교회”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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