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ect Page

[무화과나무 아래서 (9)] “말이 안 되는 설교 올해는 그만합시다!”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무화과나무 아래서 (9)]</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말이 안 되는 설교 올해는 그만합시다!”</span>

궁인 목사(휴스턴 새누리교회)

“말이 안 되는 설교 올해는 그만합시다!”

한국에서 처음 전도사로 사역할 때 맡은 부서가 외국인 예배부였습니다.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들을 섬기는 부서였습니다. 주일날 예배드리고, 신분이 안 되는 외국인들의 법률서비스를 돕고, 의료 보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병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사역도 있었습니다. 못 받은 월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려고 공단 지역의 막무가내 사장님들을 상대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병원을 방문해서 사회복지사에게 사정하며 병원비를 지원받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어려운 사역은 영어 설교였습니다. 설교 준비부터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화요일에 영어 설교 원고를 작성하고,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10번씩 원고를 읽었습니다. 발음도 좋지 않고, 문장 암기도 잘 안 되고… 몇 년을 외국에서 살다 왔다고는 하나 영어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외국인 예배에는 영어권 외국인과 비영어권 외국인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어서 설교자 혼자 영어와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설교해야 했습니다. 혼자서 영어로 한 문단 설교하고 다시 한국어로 통역하는 그런 스타일입니다. 그러니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저의 전임 사역자가 이중언어로 설교를 했기 때문에 저도 당연히 이중언어로 설교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그 전임자가 이민 2세 사역자인 진재혁 목사(지구촌교회 2대 담임)이다 보니 저도 비슷하게라도 해야 했습니다. 정말 무식하고 용감했으니까 했지, 지금은 못 할 일입니다.

그런데 제가 오죽 영어 설교를 못했으면, 예배에 참여하는 한 캐나다 친구가 저를 돕겠다고 찾아왔습니다. 그 친구의 방법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 캐나다 친구 앞에서 금요일에 설교를 한번하고, 그 친구가 발음과 문장을 고쳐주면, 그것을 가지고 토요일에 연습하고, 주일날 설교 후에 다시 그 친구의 피드백을 듣고 실수한 것을 고치는 과정으로 담당 전도사로서 상당히 자존심 상하는 설교준비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음에도 설교는 회중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당연하죠, 영어 발음과 문장에만 신경 쓰는 전도사의 설교가 얼마나 은혜가 되었겠습니까? 그리고 간혹 틀린 발음과 문장도 등장하니, 얼마나 이해하기 힘들었겠습니까! 한마디로 말이 안 되는 설교였습니다.

이 말이 안 되는 설교 사역은 부서를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그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부서로 옮기면서 ‘다시는 말이 안 되는 설교는 하지 말아야지’라고 결심하고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다시 말이 안 되는 설교를 하는 저를 발견합니다. 예전에는 영어로 정말 말이 안 되는 설교를 했다면, 이제는 모국어인 한국어로 편안하게 설교하면서도 여전히 말이 안 되는 설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한 설교조차 내가 지키지 못하는 정말 ‘말이 안 되는 설교’를 할 때가 있더란 말입니다.

용서하라고 선포하고서는, 나도 용서 못하고… 사랑하라고 말하고서는, 내가 사랑 못하고… 믿으라고 설교하고서는, 믿어야 기적이 일상이 된다고 하고서는, 정작 나는 믿지 못하고… 그런 말이 안 되는 설교를 하는 모습이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나 먼저 내가 말한 대로 살지 못하고, 내가 말한 대로 믿지 못하는 ‘말이 안 되는 설교’를 하는 인생이었다는 말입니다.

여러분, ‘말이 되는 설교’는 설교한 대로 살고, 설교 들은 대로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믿음으로 받아들였다면, 그 믿는 대로 사는 것입니다. 마가복음 6장 5~6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고향 나사렛에서 사역하실 때 고향 사람들이 믿지 않아서 예수님께서 아무 기적도 행할 수 없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믿음이 없는 곳에는 예수님도 기적을 행하기가 쉽지 않았나 봅니다.

믿음이 없는 곳에는 기적도 없습니다. 믿음의 행함이 없는 곳에는 기적의 열매도 없습니다. 남들에게 충고한 대로 내가 먼저 살아가십시오. 다른 이에게 선포한 대로 내가 먼저 진정 믿으십시오. 이럴 때 진정으로 믿음이 기적으로 바뀌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 시간 설교한 대로 살지 못한 저의 연약한 믿음을 회개하고, 동시에 2021년에는 내가 기도한 대로, 설교한 대로 살기를 소망합니다. 2021년도는 우리가 설교한 대로 사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미주침례신문 앱 다운로드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