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vs. 영성

 

리더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을 운영하면서 생기는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지 못한다면 조직을 이끌고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교회에서 우리가 훈련한 십자가 군병과 힘을 합쳐 사단의 세계를 향해 포문을 활짝 열고 영적 전쟁을 하겠다는 헌신으로 우리는 목회자가 되었다. 그런데 목회를 하다 보니 이런 장렬한 영적 전쟁은 고사하고 매일 교회 안팎에 생겨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골머리를 앓아야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런 문제들은 한방의 묘수로 해결되지 않는다. 끝도 없이 계속되는 문제와 이에 대한 해결책 간구에 지쳐버릴 때면 이것이 목회인가 싶은 좌절감이 생길 때도 있다. 더군다나 그 문제가 우리가 가장 신뢰했던 사람들로부터 온다면 목회의 본질에 대한 회의는 걷잡을 수 없다.

밧세바와 관련된 사건을 제외하면 종종 우리는 다윗의 삶에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시편을 읽어보면 다윗의 생애에 얼마나 많은 고통스러운 일들이 있었는가를 쉽사리 볼 수 있다. 어느 날 다윗과 그의 전사들이 시글락에 있는 자신의 진으로 돌아왔을 때 그들은 참담한 사건을 목도했다(삼상 30:1-6). 그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아말렉의 공격을 받아 시글락이 불타고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거기에 있었던 그들의 아내와 자녀들은 포로로 잡혀갔으며 그중에는 다윗의 두 아내도 포함되어 있었다. “울 기력이 없도록” 소리 내어 울었던 다윗의 전사들은 좌절감에 못 이겨 다윗을 돌로 쳐 죽이려고 했다(6절 상반절). 다윗은 자신이 가장 신뢰했던 사람들로부터 생각지 않았던 배신(?)을 당하였다. 다윗도 피해자이다. 황당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리더로서 다윗이 가졌던 탁월함은 6절 하반절에 현저하게 나타난다. 이로 인해 “다윗이 크게 다급하였으나 그의 하나님 여호와를 힘입고 용기를 얻었더라.” 이것이 가능한 일인가? 자신의 목숨을 잃어버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하나님을 힘입고 용기를 얻은 다윗! 감정이 극도로 예민할 수밖에 없는 다급한 위기에, 감정의 기복으로 흔들리는 대신 영성으로 견고히 선 다윗!

누가 인간을 이성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생각이 감정에 작용하는 네트워크보다 감정이 생각에 명령을 내리는 네트워크가 3배 더 많다”는 임상결과를 자신의 북리뷰에서 조선일보 김수석 기자는 인용했다. 인간은 결혼과 같은 대사도 오랜 리서치와 엄격한 저울질에 근거하여하지 않는다.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하게 된다. 자신의 저서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에서 양찬순은 인간의 행동에 가장 강력하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감정이라고 말한다. 의식의 여부와 관계없이 감정은 항상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서 작동하면서 사람을 부린다. 행복한 삶도 자살도 모두 감정의 작용에 따른 것이다.

문제를 탁월하게 해결하기 위해 리더는 다양한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자질을 다양하게 갖춘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감정을 영성으로 다스릴 능력이 없다면 좋은 영적 리더가 되기는 쉽지 않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 16:32).

분노는 중요한 감정이다.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감정을 다스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영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단한 노력으로 이 능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리더는 문제의 해결사가 아닌 문제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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